너무 커서 슬픈 짐승, 킹콩이 돌아왔다. 그동안 몇 차례 리메이크된 적 있던 ‘킹콩’이지만 이번에 개봉한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는 차원이 다르다. 일회성 컴백이 아니라 마블 유니버스처럼 여러 몬스터들을 한데 묶는 '몬스터버스'의 한 축으로 기획된 것이다. 미국의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 일본의 고지라로 유명한 도호 영화사는 몬스터버스를 위해 뭉쳐 앞으로 괴수 영화를 꾸준히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콩'의 차별화 포인트는? 84년 전 탄생한 킹콩이 여전히 … [Read more...] about ’콩: 스컬 아일랜드’ 몬스터버스로 돌아온 킹콩
문화
“한국인들은 탄핵을 기념해 치킨을 먹는다”
3월 10일 박근혜가 파면되었다. 많은 사람이 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잔치국수’나 ‘닭 요리’ 등을 먹었는데, 이 풍경이 외국 사람들에게는 독특하게 보였던 모양. 가디언(The Guardian) 지가 왜 한국 사람들이 대통령의 탄핵을 축하하며 이런 요리들을 먹고 있는지에 관한 기사 ‘South Koreans feel like chicken tonight after president's removal’을 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기사라 주말을 맞아 소개한다. 사실 … [Read more...] about “한국인들은 탄핵을 기념해 치킨을 먹는다”
읽기와 쓰기는 한 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 이런 질문은 좀 공허하긴 해요. 현실적으로 묻자면,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을 글로 써서 표현할 능력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이 질문이라면 대략 감이 잡히죠. 제가 알기로 대부분이 글쓰기를 두려워해요. 강도가 다를 뿐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테고요. 그러니 생각과 글이 따로 노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전문 작가가 되라는 게 아닌데도 그래요. … [Read more...] about 읽기와 쓰기는 한 몸입니다
‘문라이트’ 소수자들에게도 삶은 늘 그곳에 있었다
한국은 소수자, 마이너리티에 대한 혐오 정서가 강한 나라일까? 대답하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문제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노골적인 혐오 발언이 늘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인 물리적인 폭력이나 배격에 이르고 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기에 한국은 소수자를 혐오하는 사회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혐오란 반드시 폭력만을 뜻하진 않는다. 여성은 2등 시민 취급을 받으며 남자들의 지갑에 기생하는 ‘된장녀’ ‘김치녀’로 여겨진다. 소수 인종과 이민자들은 우리의 문화를 파괴하고 … [Read more...] about ‘문라이트’ 소수자들에게도 삶은 늘 그곳에 있었다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목숨을 걸고 반출시킨 소설 ‘고발’
1. 1990년대의 반공 소년 지금 서른다섯인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때, 그러니까 1990년 초반에 나는 책을 많이 읽었다. 어쩌면 대학 연구실에서 논문을 쓸 때보다 더 읽었는지 모른다. 교실에는 천 권이 넘는 책이 있었다. 담임교사의 말에 따르면 교실이 부족해 도서관을 헐었고 읽을 만한 책들을 남겨 두었으니 많이 읽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너희는 선택받은 아이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읽을 만한 책들을 남겨두었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딱히 읽을 만한 책들이 없었다. … [Read more...] about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목숨을 걸고 반출시킨 소설 ‘고발’
“말하는 대로” 김제동, 사람의 가치를 말하는 버스킹
'말하는 대로' 김제동, 평범한 우리의 공감과 가치를 말하다 3월 첫날에 방송된 <말하는 대로>에는 김제동이 출연했다. 평소 <김제동 톡투유>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말하는 그는 지금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말하는 기회를 돌려주면서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기회를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김제동을 무척 좋아한다. 우리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동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우리의 … [Read more...] about “말하는 대로” 김제동, 사람의 가치를 말하는 버스킹
이제는 섹스보다 액티비즘이 더 잘 팔립니다
이제는 섹스보다 액티비즘이 더 잘 팔립니다 설현의 등신대를 앞세워 브랜드를 광고하던 SKT가 요즘엔 또다른 젊은 여성의 전신 사진을 대리점마다 붙여놓고 광고를 하고 있다. 도대체 통신사와 젊고 아름다운 여성 모델 사이에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SKT는 소비자들에게 그게 먹힌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 모델을 쓰는 것일테다(SKT가 인지도를 높인 게 자사의 브랜드인지 설현인지는 논외로 하자). 또다른 예로는 LG전자의 신제품 보도 사진이 있다. 신제품을 보라는 … [Read more...] about 이제는 섹스보다 액티비즘이 더 잘 팔립니다
1994년 2월, ‘전사’ 시인 김남주 잠들다
1994년 2월 13일, 자신을 ‘전사’라고 자칭했던 시인 김남주(金南柱, 1946-1994)가 파란 많은 저항의 삶을 마감했다. 이날 새벽 2시 30분 그는 서울시 종로구 평동의 고려병원에서 췌장암으로 스러졌던 것이다. 9년 3개월간 복역하고 출감해 온전히 여섯 해를 채 살지 못하고서였다. 향년 48세. 해남의 산골에서 태어나 이른바 지역 명문 광주제일고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김남주는 이듬해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에 반대하여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부모의 요구를 관행적으로 따르는 … [Read more...] about 1994년 2월, ‘전사’ 시인 김남주 잠들다
‘로건’: 배우, 시리즈, 그리고 팬을 위한 최고의 헌정
※ 이 글은 영화 〈로건〉의 추천사입니다. 영화의 시놉시스, 예고편에 공개된 정도의 정보와 기타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울버린〉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 2006년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혹평을 받으며 퇴장했을 때부터 울버린 단독 작품은 꼭 나와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원작의 리더 격인 사이클롭스를 단역(…)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엑스맨〉 시리즈는 울버린을 중심에 … [Read more...] about ‘로건’: 배우, 시리즈, 그리고 팬을 위한 최고의 헌정
이토록 사랑스러운 소녀 어드벤처, ‘발레리나’
얼마 전 포스팅한 애니메이션 ‘발레리나’ 이야기입니다. 기다렸던 작품이라 개봉하자마자 가서 봤는데요, 평일 낮이긴 했지만 성인들끼리 온 것은 저희 일행밖에 없고 다들 엄마 손 잡고 발레치마 입은 꼬꼬마 관객들이더군요. 아이들이 주 관객이라 걱정했는데, 영화 전개가 워낙 스피디하고 화면의 아름다움이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려워 매우 정숙한 관람이 되었습니다. 영화의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어요. 스포가 약간 있지만 몇 줄 써볼까 합니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부르타뉴의 고아원 … [Read more...] about 이토록 사랑스러운 소녀 어드벤처, ‘발레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