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계천 간판 장인의 이야기 청계천에 아직 고가도로가 놓여 있던 시절의 얘기다. 도심의 별난 사람들이나 이색 풍경을 아이템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청계천 2가 공구상가에서 제보 전화 한 통이 왔다. 제보 내용은 간단했다. “공구상가 골목의 가게들 간판을 수십 년간 만들어 온 분”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노인이 있다는 곳으로 가는 함께 와중에 제보자 아저씨는 ‘이것, 저것.. 전부 다예요..’라며 간판들을 가리켰다. 간판들을 눈여겨보니 정말 수백 군데 가게의 간판 … [Read more...] about ‘산업역군’의 반백 년 노동을 말하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책
‘비참한 대학생활’과 68혁명: 왜 이 시대의 대학생들은 시국선언을 하나
50년 전에 무슨 혁명이 있었다던데 1968년에 프랑스에서 무슨 혁명이 있었다는데, 사실 평소에 별로 신경 안 쓴다. 이 혁명의 성격이 무엇이고 도대체 무엇을 이루었는지 정확히 말하기는 애매하기 때문이다. 나는 1968년에 어떤 의미로도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68혁명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길 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이게 ‘혁명’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이때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많이 화가 나있었고 대단히 많은 어떤, 뭐, 무슨 저항을 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68혁명은 … [Read more...] about ‘비참한 대학생활’과 68혁명: 왜 이 시대의 대학생들은 시국선언을 하나
응급의학과 의사가 읽은 한 신경외과 의사의 죽음: 숨결이 바람 될 때
의사가 맨 처음으로 대학병원에 입사하면 인턴이 된다. 인턴은 4주씩 13개의 과를 1년간 추첨으로 순환근무한다. 그 과의 핵심 업무를 맡기는 어렵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같이 일하면서 일종의 대리 체험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과의 업무를 곁에서 볼 수 있는 인턴 과정을 마치면 자신이 가고 싶은 과를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합격하면 수련 과정을 통해 그 과의 전문의가 된다. 나도 이 과정을 거쳐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었다. 나의 첫 순간 우리의 처음은 언제나 … [Read more...] about 응급의학과 의사가 읽은 한 신경외과 의사의 죽음: 숨결이 바람 될 때
‘#소셜쓰고앉았네’ 2편: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13가지 고민과 답
※ 이 기사는 '디지털 마케팅 실전서 ‘#소셜쓰고앉았네’ 저자 인터뷰'에서 이어집니다. 소셜 미디어, 디지털 마케팅 관련해 남겨주신 질문 중 유의미한 내용을 추려 조종완 작가님께서 답변을 주셨습니다. 이벤트 당첨자는 기사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디지털 마케팅 어떻게 할 것인가? Q. 작은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한다. 대표님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쓰는 비용을 아까워하신다. 좋은 방법 없겠는가? (Novel Lee 님) A. 조종완(이하 '조'): 1편을 읽은 분들은 … [Read more...] about ‘#소셜쓰고앉았네’ 2편: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13가지 고민과 답
어느 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 자기 사업 하는 사람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조언 9가지
“자고 일어나니 400억 빚져” 저자는 아버지의 유산으로 400억의 빚을 물려받는다. 조금만 현명했다면 빚을 물려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빚이 어머니에게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의 마지막 사업 정리를 위해 도장을 찍던 와중, 자기도 모르게 사장이 되어버린다. 그야말로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였던 셈이다. 제목에서부터 감이 올 것이다. 빚을 갚아 나가는 과정에서의 ‘자기계발’과, 결국 성공을 이루는 모습을 보며 ‘힐링’을 느끼는 줄거리임을. 이 두 카테고리는 애서가라면 … [Read more...] about 어느 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 자기 사업 하는 사람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조언 9가지
워렌 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 법 : 제목 빼고 버릴 게 없는 책
난 프로세스와 제도를 사랑한다. 어떤 과정이 실수를 줄이도록 충분히 신중하게 설계되어 있다면 의무적으로 그 과정을 거치는 것만으로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적으로 실수 가능성을 줄여버리는 것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난 행동경제학 계열 책을 싫어한다. 왜냐고? 행동경제학 서적은 보통 내가 왜 실수하는지는 설명해주지만 그 실수를 막을 수 있는 처방을 내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확증편향', '소유효과', '처분효과', '행동편향' 알고 있는 그놈의 … [Read more...] about 워렌 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 법 : 제목 빼고 버릴 게 없는 책
카프카와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카프카는 헤엄쳤고 하루키는 달렸다 프란츠 카프카는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프라하에서 태어났지만, 카프카는 유대계 독일인으로 삶을 살아야 했죠. 이런 태생 때문인지 그의 삶은 늘 외롭고 고독했습니다. <변신>, <시골 의사>, <성城> 등을 통해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안감에 천착했던 그의 작품세계는 아마도 자신의 '존재'가 그러했기 때문이라고 미루어 짐작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 [Read more...] about 카프카와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화학을 알면 그림이 보인다
오르세 미술관을 네 번 갔다고 말하면 대체로 반응이 비슷하다. 부럽다, 혹은 뭐하러 네 번씩이나? 이런 반응에는 “한 번 봤으면 됐지, 가볼 곳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지청구도 숨어 있다. 파리에 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그래 봐야 네 번이 전부지만) 오르세를 빼놓지 않고 들르는 것은 첫 경험 때문이리라. 그곳에서 고흐의 그림을 처음 만났다. 교과서나 책에 있는 그림 말고 실제 그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순간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함께 간 일행은 고흐의 … [Read more...] about 화학을 알면 그림이 보인다
왜 서평을 쓰는가
요즘 서평을 퍽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일 2편 이상 꾸준하게 쓰고 있으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쓰고 있는 편입니다. 서평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읽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읽는지에 대해서는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서 밝혔으므로, 오늘은 왜 서평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서평을 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독서의 연장선상으로서의 서평 전 서평 또한 독서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을 … [Read more...] about 왜 서평을 쓰는가
책과 음반, 사양산업의 반란
한 때 북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종이책은 이제 사양길 아니야?"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했는데요. (물론 그런 의견 때문에 북디자이너가 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종을 선택하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 고려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그 분야가 과연 유망한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유망산업과 사양산업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합니다. 1960년대에는 섬유나 신발 산업이 유망 산업이었지만 현재는 임금 상승과 기술의 발달로 사양산업이 되었죠. 이외에도 … [Read more...] about 책과 음반, 사양산업의 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