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서의동 기자가 번역한 요시미 슌야의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하 『헤이세이 30년』)을 봤다. 헤이세이는 일본의 제125대 천황 아키히토의 재위 기간인 1989–2019년의 연호를 의미한다. 하필 일본의 장기침체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저자 요시미 슌야는 천황 재위 기간과 시대 구분은 원칙적으로, 당연히 별개의 것이지만, 이 시기의 사건들을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사용한다고 양해를 구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개의 쇼크를 다룬다. ①경제쇼크 … [Read more...] about 1990년대 이후 일본을 덮친 4개의 쇼크: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책
『반도체 투자 전쟁』: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 이해를 위해 아주 좋은 책
출간 직후 사 놓고, (매우 보고 싶었으나) 다른 일 때문에 미루어뒀던 『반도체 투자 전쟁』을 드디어 봤다. 저자는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반도체 산업을 매우 잘 아는 ‘에이스 of 에이스’다. 반도체 산업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덜어내고, 핵심 요지 중심으로 잘 정리된 책이다. 약 260쪽 분량인데, 그래프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체감 분량은 더 짧다. (체감 분량은) 약 200쪽에 가깝다. 제목은 『반도체 투자 … [Read more...] about 『반도체 투자 전쟁』: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 이해를 위해 아주 좋은 책
이 시대 정보의 물결 속 꼭 장착해야 할 ‘비판적 사고’
오늘도 아침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이 안내하는 동영상 하나를 들으며 출근했고, 중간 짬을 내서 인터넷 신문기사를 클릭했다. 또한 요즘 직장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계획단계여서, 대부분의 시간을 필요한 관련 자료들(다수가 논문)를 검색하고 선별해 정리하고 주장과 근거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한다. 이렇게 종일 습관적으로 많은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던 어느 날, 경종을 울리는 책 한 권을 만났고 이로 인해 많은 질문을 떠올렸다. 내가 보는 기사와 동영상, 자료들은 모두 믿을 만한가? 허위 정보나 … [Read more...] about 이 시대 정보의 물결 속 꼭 장착해야 할 ‘비판적 사고’
우리의 미래는 배움에 있다
우리 첫 조카 ‘아콩이’는 아무래도 천재 같다. 조카 바보 팔불출인 나여서가 아니라 정말 놀라울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진다. 아기가 자라나는 것을 가까이서 본 것이 처음인 나에게 생후 18개월 아콩이는 천재 과학자이자, 탐험가이자, 호기심 천국이자, 에너자이저이자, 귀여우우우움 그 자체이다. 사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콩이를 보며 ‘아기는 어떻게 배울까?’라는 의문을 갖기보단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왔다. 엄마 또는 주 양육자가 아이에게 정제된 언어로 다정하게 그리고 좀 수다스럽게 … [Read more...] about 우리의 미래는 배움에 있다
실리콘밸리 억대 연봉의 직장인이 ‘스탠퍼드 디자인 스쿨’의 수업에 끌린 이유가 뭘까?
2021년을 덮친 문제, 우리는 도대체 왜 일하는가? 사축(社畜)이라는 단어가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단어로, ‘회사’와 ‘가축’을 합친 신조어다. 회사의 가축이나 다름없는 불쌍한 처지의 자신을 일컫는 말이다. 2021년의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언론은 연신 코로나19로 인해 치솟는 실업률을 지적한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보면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 잘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을 찾아다니는 것도 아닌 ‘그냥 쉬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을 … [Read more...] about 실리콘밸리 억대 연봉의 직장인이 ‘스탠퍼드 디자인 스쿨’의 수업에 끌린 이유가 뭘까?
글로벌 패션하우스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새로운 5가지 전략
기업은 어떻게 트렌드를 이끌어가는가 기업은 트렌드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많은 기업에 위기였지만, 어떤 기업은 소위 ‘언택트’라는 트렌드를 이끌어감으로써 오히려 승승장구했죠.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움’이죠. 그러나 지금 시대의 새로움은 이전 시대가 말하던 새로움과 다릅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움이라기보다는, 새롭게 발견되거나(rediscovered), 새롭게 해석되거나(reimagined), 새롭게 정의된(redefined) … [Read more...] about 글로벌 패션하우스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새로운 5가지 전략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베르사유의 장미』 스타일의 장발 꽃미남은 특히 구렸다. (만화만 그런 게 아니다. 소설에도 묘사가 그런 식이잖아.) 얀 웬리라는 주인공 이름도 구렸다. 설정 중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건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로 무장한 척탄병이었다. 흠흠. 그런데 뭐가 그레이트했다는 건가. 아래 첨부한 이미지를 보자. 이게 1990년대 초반에 향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중문화였다. 어렵고 낯선 영어가 아닌 … [Read more...] about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과학 입문서’로 강추하는 정인경 교수의 『과학을 읽다』
자연과학에 너무 무지하기에 2017년부터 틈나는 대로 과학 관련 책을 보았다. 처음으로 봤던 책이 정인경 교수님의 『과학을 읽다』였다. 매우 재밌게 봤기에, 정인경 교수님의 다른 책을 추가로 구입했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돌베게)와 『보스포루스 과학사』 (다산에듀)이다. 최근 2년 만에 『과학을 읽다』를 다시 봤다. 예전에는 어리버리한 상태에서 덜 이해되던 것들도, 다른 과학책을 본 상태에서 다시 읽으니 소화되는 내용들이 더 많아졌다. 메모를 겸해 정리해본다. 책의 목차는 … [Read more...] about ‘과학 입문서’로 강추하는 정인경 교수의 『과학을 읽다』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
8월에 읽었던 변양균 전(前)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철학의 전환』 서평을 뒤늦게 올린다. 책은 매우 얇다. 약 230쪽이다. 목차는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돼 있다. 총론에서는 ‘케인즈식 수요 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확대’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밝힌다. 각론에서는 한국에서 슘페터식 성장정책을 위한 정책수단의 개요를 밝힌다. 각론은 ▴노동의 자유 ▴토지의 자유 ▴투자의 자유(=자본의 자유) ▴왕래의 자유에 관한 정책수단들을 소개한다. 슘페터에게 혁신이란 새로운 결합을 의미한다. 새로운 … [Read more...] about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볼륨을 낮춰라』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사춘기의 많은 시간뿐 아니라 전동공구를 사용했던 시간 내내 귀마개를 쓸 것이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소음과 청력에 대한 연구에서 예전에 한번 소음에 노출된 적 있었던 쥐의 귀의 달팽이관을 해부한 결과, 쥐의 귀가 소음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털세포의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안쪽의 뇌와 청각신경과 연결된 부분을 조사한 결과 신경섬유는 죽어있었고 '심각한 신경 퇴화'를 보였다. 단 한번의 소음에 노출된 과거력만으로 … [Read more...] about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볼륨을 낮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