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세상에 실망했다. 바야흐로 X-세대가 난립하던 시기였다. 고등학생이던 그는 당당히 공교육에 반항했다. 290명 중 280등을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세상에 공부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없었으니까. 전공은 국어국문학과였다. 이름과 다르게 문학이 아니라 구강 구조부터 가르치는 곳이었다. 경악한 남자는 복수전공으로 서양철학을 골랐다. 하지만 거기에도 온전히 자신을 바치지는 못했다. 대학 사회 바깥을 맴돌며 도서관에 앉아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었다. 책이 좋아서 읽은 건 아니었고, 불편한 … [Read more...] about 죽었다 살아난 남자, 그가 6권의 베스트셀러를 내고도 만족하지 못했던 이유
책
몸이 아플 때 마음도 무기력했던 이유
나는 늘 마음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면 소화기관이 말썽이다. 이럴 때 툭하면 체하고, 울렁거림, 몸살이 함께 와서 내과 선생님과 한 달이 멀다 않고 만난다. 하지만 곧 고민하던 일이 해결되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마음이 편해지면 이상하게도 몸의 증상도 금방 나아진다. 마음이 편하면 면역력이 향상되는지 기분 좋을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탓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히 마음이 편해야 몸도 건강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몸이 아픈 환자를 대하는 직업을 10년 … [Read more...] about 몸이 아플 때 마음도 무기력했던 이유
‘무리하지 않는 선’의 기준은 무엇일까?: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저자 길진세 인터뷰
책을 내고 나면 밀려드는 주문, 인터뷰 요청, 세간의 관심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낼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예전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요. 그러기는커녕…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답니다. 책을 낸 건 작가 본인에게는 큰 일이지만, 그냥 본인에게만 큰 일이었던 거죠. 저처럼 초보는 물론이고 베테랑 작가님들도 같은 상황입니다. 박창선 님이 구구절절이 이 이야기를 하신 글이 있으니 링크 남깁니다. 그런데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통계로 우리나라에서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에 … [Read more...] about ‘무리하지 않는 선’의 기준은 무엇일까?: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저자 길진세 인터뷰
교장 선생님은 왜 책 읽기를 강조하셨을까: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3가지 이유
하나라도 해당되면,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책을 읽으려고 생각'만' 한다. '책 좀 읽어!'라는 말을 3번 이상 들어봤다. 책을 읽고 싶은데 시간이 진짜 없다. 그래서 책을 왜 읽어야 하는데? '시간은 상대적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 때마다 체감하곤 했다. 사실, 과학적으로 이 비유는 잘못됐다. 이상하게도 쉬는 시간 10분은 쏜살같이 흐르는데, 5분의 훈화 시간은 마치 영겁과도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 [Read more...] about 교장 선생님은 왜 책 읽기를 강조하셨을까: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3가지 이유
『용과 춤을 추자』: 중국의 부상과 4가지 화두, 그 해답을 찾아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는 중국정치 전문가다. 중국은 공산주의 계획경제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이행했다.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단히 신기한 일이다. 조영남 교수는 이에 대한 정치적 이행과정을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민음사) 3부작을 통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용과 춤을 추자』(민음사)는 2012년 6월에 출간된 책이다. 9년 전도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2018년 트럼프에 의한 ‘무역전쟁 선포’가 미-중 관계의 새로운 … [Read more...] about 『용과 춤을 추자』: 중국의 부상과 4가지 화두, 그 해답을 찾아
채식 예찬: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우리도 모르던 식단들
우리의 식생활이 얼마나 건강에 중요한지 그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요즘이다. 새로 독립을 하면서 홀로 라이프에 빠질 수 없는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 지금 와서 참 감사하는 건 내가 집밥을 선호하고 배달음식이나 라면을 포함한 인스턴트 음식은 1년에 몇 번 먹을까 말까 한 습관을 가진 것이다. 더군다나 몸이 그리 튼튼하지 못한지라 건강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내 요리 테마는 ‘건강식’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일주일에도 여러 번 먹던 고기반찬이 이제는 번거롭고 음식물 쓰레기도 … [Read more...] about 채식 예찬: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우리도 모르던 식단들
1990년대 이후 일본을 덮친 4개의 쇼크: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경향신문 서의동 기자가 번역한 요시미 슌야의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하 『헤이세이 30년』)을 봤다. 헤이세이는 일본의 제125대 천황 아키히토의 재위 기간인 1989–2019년의 연호를 의미한다. 하필 일본의 장기침체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저자 요시미 슌야는 천황 재위 기간과 시대 구분은 원칙적으로, 당연히 별개의 것이지만, 이 시기의 사건들을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사용한다고 양해를 구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개의 쇼크를 다룬다. ①경제쇼크 … [Read more...] about 1990년대 이후 일본을 덮친 4개의 쇼크: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반도체 투자 전쟁』: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 이해를 위해 아주 좋은 책
출간 직후 사 놓고, (매우 보고 싶었으나) 다른 일 때문에 미루어뒀던 『반도체 투자 전쟁』을 드디어 봤다. 저자는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반도체 산업을 매우 잘 아는 ‘에이스 of 에이스’다. 반도체 산업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덜어내고, 핵심 요지 중심으로 잘 정리된 책이다. 약 260쪽 분량인데, 그래프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체감 분량은 더 짧다. (체감 분량은) 약 200쪽에 가깝다. 제목은 『반도체 투자 … [Read more...] about 『반도체 투자 전쟁』: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 이해를 위해 아주 좋은 책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베르사유의 장미』 스타일의 장발 꽃미남은 특히 구렸다. (만화만 그런 게 아니다. 소설에도 묘사가 그런 식이잖아.) 얀 웬리라는 주인공 이름도 구렸다. 설정 중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건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로 무장한 척탄병이었다. 흠흠. 그런데 뭐가 그레이트했다는 건가. 아래 첨부한 이미지를 보자. 이게 1990년대 초반에 향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중문화였다. 어렵고 낯선 영어가 아닌 … [Read more...] about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
8월에 읽었던 변양균 전(前)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철학의 전환』 서평을 뒤늦게 올린다. 책은 매우 얇다. 약 230쪽이다. 목차는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돼 있다. 총론에서는 ‘케인즈식 수요 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확대’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밝힌다. 각론에서는 한국에서 슘페터식 성장정책을 위한 정책수단의 개요를 밝힌다. 각론은 ▴노동의 자유 ▴토지의 자유 ▴투자의 자유(=자본의 자유) ▴왕래의 자유에 관한 정책수단들을 소개한다. 슘페터에게 혁신이란 새로운 결합을 의미한다. 새로운 … [Read more...] about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