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사건을 모티브로 삼는다는 것은 소재 자체의 섬세함과 함께 그 행위 자체가 내포한 메시지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에서 독자들이 기대하는 바는 어느 정도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어떤 소설가가 현실에 존재하는 일을 모티브로 삼아 소설을 쓰려고 한다면, 거기에는 마땅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쓰여졌다.” 공지영의 신작 『해리』는 ‘이 소설로 인해 누군가를 떠올려도 … [Read more...] about 유전무죄: 있는 사람들이 법 없이도 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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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국물의 모든 것
인파가 가득한 도시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도착한 곳은 편의점. 음료수 코너… 여야 하는데 라면 코너다. 엄마보다 자주 만나는 편의점 알바는 외친다. 이제 마시는 것은 그만둔 건가요? 아니요. 국물 마시려고요.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이것은 라면과 음료의 전쟁이다 마실 수 있음에도 다루지 않은 것이 있다. 이를테면 ‘라면 국물’이 그랬다. 그것은 ‘라면 칼럼니스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 [Read more...] about 라면 국물의 모든 것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
‘투기자본이 한국 기업 활동에 문제가 된다’는 기사 하나를 포스팅했다. 마침 내가 귀국한 후 주로 하는 공부가 화폐 이론과 함께 한국 주식시장에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기업 지배구조 문제이기에 간략하게 이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한국 기업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도성장기 한국 기업들, 소위 재벌은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건 한국 경제성장이 1960년대 경공업 위주 … [Read more...] about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최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간담회에서 ‘약값 자율화’ 얘기가 나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 측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정부에서는 이를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접한 분들이 약간의 의아함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가 물건값을 바꾸는데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좀 이상한 소리 같이 느껴지는 것이죠. 엄밀하게 말하면 여기서의 ‘약값’은 실제로 약의 가격이라기보단 … [Read more...] about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클럽에 다녀왔다
"너 베르크하인Das berghain이라고 알아?" 내가 베를린에서 한 달을 살기로 했을 때, 이미 베를린을 다녀온 사람들은 내게 이 이름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베르크하인, 베억하인, 벨카인. 한국 음가로는 다양하게 불리는 이곳은 무려 세계 클럽 랭킹 1위에 등극한 곳이다. 누구라도 호기심에 가보고 싶어 지지만, 안타깝게도 베르크하인 악명의 팔할은 엄청나게 뚫기 힘든 입장 방식 때문이다. The most exclusive nightclub … [Read more...] about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클럽에 다녀왔다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정규직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연봉도 아니고 직업 안정성도 아닌 금융 접근성에 있다고 본다. 은행의 입장에서 대출 대상은 지급능력으로 분류된다. 대기업 정규직은 지급능력이 좋기에 많은 신용이 저금리로 손쉽게 제공된다. 요구 서류도 복잡하지 않아서 진행 또한 굉장히 수월하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비정규직은 이 부분에서 적용 한도가 매우 낮다. 자영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제공되는 신용 한도도 극히 적다. 이 부분을 주요 기업 정규직에만 … [Read more...] about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마케팅 데이터 분석의 실전편: 차트 100% 써먹기
지난번 글 「넘치는 마케팅 데이터, 잘 쓰고 계신가요?」에서는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미국의 유명 마케팅 IT 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는 마케팅 데이터 분석 목적에 대해 크게 6가지가 있다고 했었죠. 측정 최적화 실험 세그먼트 모델링/예측 스토리텔링 각 단계의 정의와 예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특히 마케팅 데이터 분석의 목적 중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측정과 스토리텔링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 [Read more...] about 마케팅 데이터 분석의 실전편: 차트 100% 써먹기
입문자를 위한 페인트칠 용어 한눈에 살펴보기 6
DIY 가구 리폼이나 셀프 리모델링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페인트칠이다.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구하기가 쉽고, 규모가 크거나 까다로운 작업이 아닌 한 일반인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도전 해 볼만한 미션으로 꼽힌다. 작업이 간단한 반면, 색을 바꿔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오래된 가구를 보완하고 멋스러움을 더하기에 유용하다는 점도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데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생소한 재료와 도구들 앞에서 약해질지도 모른다. 사전 … [Read more...] about 입문자를 위한 페인트칠 용어 한눈에 살펴보기 6
앞으로의 동네 서점: 책을 팔 것인가, 취향을 팔 것인가
연휴만 되면 친구와 연희동 책바에 간다. 위스키 한잔하며 책을 읽는다니, 낭만적이지 않은가. 아니라고? 책 읽는데 무슨 술이냐고? 질문을 바꿔보자. 책바는 서점일까 바일까? 책을 팔고 있으니 서점이다. 술도 팔고 있으므로 바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서 술을 주문하고 책을 읽는다. 그럼 도서관인가? 아니면 카페인가? 무언가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둘 다 맞고, 둘 다 아니다. 이렇듯 우리의 상식으로 책바를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책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의 … [Read more...] about 앞으로의 동네 서점: 책을 팔 것인가, 취향을 팔 것인가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1960년대 초, 5.16쿠데타의 성공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 140곳에 달하는 지역에서 간척 사업을 시작한다. 간척사업은 한국전쟁 직후이기에 제대로 된 중장비도, 기술도 없이 오로지 인력으로만 진행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길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시키고 자활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납치해 곳곳에 투입하여 맨손으로 땅을 개척하게 했다. <블랙 딜> 등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이조훈 감독의 신작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 [Read more...] about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