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만 들이면 나중에는 알아서 독서를 하게 된다고들 한다. 틀린 말이다. 책을 읽는 건 '습관'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매를 잡으시라. 세 시간 동안 아이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은 고역이다. 부모님들도 그 시간 동안 뭐든 하시라. 뭐가 돼도 된다. 한석봉 어머니가 떡 썰기의 달인이 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 '아이 독서 지도, 스파르타式으로!' <조선일보> 지랄이 가히 풍년이로다. 기자는 한석봉(한호/韓濩, … [Read more...] about 한석봉 모친 훈육 신화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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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들이려는 이들을 위한 실천적 지침
1. 고양이가 위독했다. 급성 폐수종으로 호흡곤란이 온 것이었다. 지금은 약 일주일 정도 인큐베이터에서 집중 치료한 결과 다행히 폐에 찬 물이 많이 빠졌다. 내일이나 모레쯤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늦어도 3일 정도 뒤면 곁에 돌아온다. 폐수종의 원인은 HCM(비대성 심근증)이었다. 퇴원하고도 심장병 약을 평생 먹여야 한다. '평생'이라고 적어는 놨지만 기대 수명은 길면 2년, 짧으면 6개월 정도다. 함께 보낼 수 있는 남은 시간이 저렇다. 2. 치료비가 많이 나왔다. … [Read more...] about 반려동물을 들이려는 이들을 위한 실천적 지침
인문학 ‘학위’를 한다는 것
1. 그리 길지 않은 연구자 이력 거치는 동안, 중도에 공부 관두는 분들 참 여럿 봤습니다. 석사 논문도 못(안) 쓰고 탈주/해방/도망/포기한 친구, 제자, 선·후배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얼굴들이 수없이 막 떠오르고... (어디서 뭣들 하시는지). 앞으로도 많겠지요. 또 기껏 힘들여 석사·박사수료 다 해 놓고도 박사 논문을 포기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지요. 더 복잡한 이유를 지닌 또 다른 얼굴들이 몇 떠오르고... 이놈의 길이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공부하는 데 따르는 ‘기본적’ 고통에다, … [Read more...] about 인문학 ‘학위’를 한다는 것
성매매가 범죄여야만 할까
성매매가 범죄여야 하는지, 아닌지에 명확한 답은 없다. 나는 성매매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로 규정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문제에 관해 생각해볼 것들을 던져주는 장문의 글이 뉴욕 타임즈에 올라왔다. Emily Bazelon의 글이다. 이 문제에 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기도 했고, 다른 이들도 함께 읽었으면 해서 전문을 번역했다. 이 기사에는 현재 성매매의 비범죄화 문제를 두고 비범죄화에 찬성하는 인권 단체와 비범죄화를 반대하는 폐지론자 — … [Read more...] about 성매매가 범죄여야만 할까
이민생활 30년차 영국거주자의 브렉시트 사태 소감
1. 캐머런 총리는 왜 그런 도박을 했나 영국 총리 캐머런은 영국 내에, 그리고 자기가 리드하는 보수당 내에서 EU에 대한 투덜거림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끼리만 좀 잘 먹고 잘 살면 안 되냐, 이민자들 보기 싫다'가 유행이었으나, 이상하게 최고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통하는 부분이 많은데, EU에 회의적인 부분도 그랬다. 물론 상류층님이 EU 싫어하면 'Eurosceptic(유럽 연합 통합에 회의적인)'이라고 … [Read more...] about 이민생활 30년차 영국거주자의 브렉시트 사태 소감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7가지 이유
※ 이 글은 허핑턴 포스트에 실린 「7 Reasons Why Smart, Hardworking People Can’t Find Success」를 번역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던 그 친구를 기억하시나요? 늘 만점을 받고, 늘 이 다음에 커서 뭔가를 해낼 거란 칭찬을 듣던 친구 말입니다. 마치 세상을 바꿀 것 같던 그 친구는, 20년쯤 흐른 지금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 얘기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아마 이런 친구를 한두 명쯤은 아실 … [Read more...] about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7가지 이유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위 그림과 통계가 주는 의미는 아주 명백하다. 우선 첫째, 스코틀랜드는 결국 잉글랜드와 헤어져 명실상부한 독립국이 될 것이고 이어서 EU에 가입할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이 다수인 잉글랜드와는 다른 켈트족으로 상당히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수도 에딘버러에는 사실상 독립적인 의회와 정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북해산 브렌트 석유를 가지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둘째, 영국은 노인의 나라가 되었다는 … [Read more...] about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찬란한 전통’의 걸림돌: 영국의 EU탈퇴를 보면서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1. 영국에는 스스로 '영국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대학교'라는 자기 이해를 하는 대학교가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이다. 이 두 대학교를 합쳐서 '옥스브리지 (Ox-Bridge)'라고 부른다. 나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신학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 미국의 대학교에서 학위과정을 했기에, 동일한 영어사용권인 영국의 대학교에서 일하는 것이 그렇게 굉장한 '새로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영국에 도착했다. 그런데 나의 … [Read more...] about ‘찬란한 전통’의 걸림돌: 영국의 EU탈퇴를 보면서
‘억울함’이란 감정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페이스북에서 ‘세탁기에 돌을 넣은 결과’라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한 남자가 야외의 너른 잔디밭에서 전원을 연결한 드럼세탁기를 한 대 갖다 놓고 돌덩어리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스위치를 넣고 멀찍이 물러난다.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빈 세탁조 안에서 돌덩어리가 구르고, 그 힘은 점점 커져 세탁기 전체가 요란한 소리와 진동에 휩싸인다. 내부에서 회전하는 무서운 원심력에 부딪힌 세탁기는 점자 견디지 못하고 흔들리다가 뒤판을 시작으로 양옆과 상판이 차례로 부서져 나가떨어진다. 몇 분도 … [Read more...] about ‘억울함’이란 감정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지하철 여성전용칸과 디자인적 사고
지하철 여성전용칸은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의 결과물인 것 같네요. 디자인적 사고란 문제가 있을 때 설계를 살짝 바꿔서 해법을 제시하는 걸 말합니다. 왜 ‘디자인적’이라고 말하냐면 디자인이 원래 그런 의도로 나온 거거든요. 아 의자 불편해→디자인 수정→이제 편하다 뭐 이런 거죠. 인터넷에서 ‘버스 대기줄 디자인’ 사례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대기줄에 약간의 디자인 수정을 가미했더니 통행자와 대기자 모두에게 불편함이 사라졌죠. 인터넷에선 가끔 이런 … [Read more...] about 지하철 여성전용칸과 디자인적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