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가 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업무 중 하나가 미팅 (회의)이다. 팀 미팅, 상위 조직에 보고하는 미팅, 그리고 다른 팀과의 미팅. 온종일 회의실을 오가면서 보내는 날도 허다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회의는 시간 낭비다’, ‘관리자는 일 안하고 회의에 들어가서 ‘이빨만 깐다’ 등 회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회의라는 것이 일에 전반적인 진행을 확인하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회사를 운영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의를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이 주제를 가지고 회사에서 이야기하다가 친한 동료인 Brian Rumao 비서실장이 멋지게 쓴 글이 있어서 양해를 구했다. 그의 글에 나의 경험을 덧붙여 효율적인 회의를 위하여 링크드인 임원진들 및 내가 미팅을 주최할 때 사용하는 모범 실무들을 정리해 보았다.
Great meetings include thoughtful preparation and balanced discussion, culminating in a decision and commitment to action, followed by execution thereafter.
좋은 회의는 사려 깊은 준비와 균형 있는 논의가 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 및 행동에 대한 약속을 끌어내어 이후 실행으로 옮겨진다.
— Brian Rumao (Chief of Staff @ LinkedIn)
1. 회의의 목적과 성공 요건을 반드시 명기
같은 사람들과 비슷한 주제로 자주 모이는 경우, 회의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사람은 정보 취득이 목적인 회의로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은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회의라고 생각한다면 효과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회의가 끝나고 ‘도대체 우리 왜 모인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반면, 회의의 최종 목적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면 회의 참가자들에게 일관된 회의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관된 회의 목표를 재고시키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을 이 회의를 통해 이룰 수 있다면 성공적인 회의입니다. (This meeting will be a success if…)’로 회의를 시작하길 권한다. 처음 몇 번은 약간 어색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미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opener’가 되었다.
2. 발표보다 논의에 집중한다
회의의 목적은 발표자가 멋지고 수려하게 발표를 끝내는 데 있지 않다. 회의의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발표보다 주제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
논의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링크드인에서는 발표 자료를 24시간 전에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낸다. 미리 자료를 보내게 되면 회의 참여자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와 시간에 맞추어 자료를 미리 숙지할 수 있다. 또, 회의에 들어가서는 5분 정도 침묵 정독 시간을 갖는다. 혹시 미리 읽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 및 회의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정독 시간이 지나면 발표자가 2~3분 내외로 회의의 목적과 발표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한 후 논의 및 질의 시간을 가진다. 이런 식으로 회의를 구성하게 되면 첫 5-10분을 제외하고 회의의 대부분 시간을 논의하는데 할애할 수 있다.
3. 노트북 그리고 휴대전화 ‘반입금지’
회의 중 노트북을 열어 이메일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딴짓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절대로 좋은 회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의 초대 이메일에 ‘Please no laptops or cell phones’ 문구를 삽입하여 보내고, 또 회의를 시작하면서 ‘Let’s close our laptops’ 라고 구두로 안내하여 모두 회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간단한 회의 예절만 지켜도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를 달성할 수 있고, 또 나중에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얼굴 붉히는 일도 줄일 수 있다. (“야… 너 왜 내가 말하는데 무시했어?” 등)
4. 회의록 작성 및 배포
회의 시작 전 회의록을 작성하는 사람을 위임하고 회의가 끝난 후 회의 내용을 요약해서 배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회의록을 통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회의에서 의논한 내용 및 의사결정 내용을 성문화함으로써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회의록 구성은 다음과 같다.
Attendees (참여자):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 목록. 자신의 이름은 맨 마지막에 넣는다.
Items Discussed (회의 내용) 어떠한 내용에 대해 의논을 하였는지 요약해서 쓴다.
Action Items (조치 항목) 회의에서 합의된 해야 할 일들을 담당자 이름, 그리고 마감 기한을 같이 명시한다.
5. 후속조치 (follow-up)
Action item들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져야지 회의의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된다. 아무리 심도있고 중요한 회의를 하였다 한들 그다음 단계로 실행이 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다.
만약 action item이 할당 되었다면 즉각 처리하고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자. 또한, 보고를 받은 사람은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안을 종결시킨 후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는 버릇을 들인다면 회의에서 논의된 일들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필요악’인 회의. 어차피 없앨 수 없는 판이라면, 조금 신경 써서 회의를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가자. 회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원문 : Andrew Ahn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