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말론의 <Hollywood's Bleeding>을 BGM으로 깔고 읽어봐 주세요. 산을 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할리우드 랜드 사인판 주변에서 여성용 신발이랑 재킷, 지갑을 발견했어요. 지갑 속엔 유서가 들어 있었고요. 아래를 내려다봤더니 거기에 시체가 있었어요. 1932년 9월 16일, 무비랜드 할리우드의 비극이 발생한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산의 정상부 Mount Lee 위에 설치된 HOLLYWOODLAND 사인판의 알파벳 'H'의 꼭대기에서 24살의 … [Read more...] about 할리우드의 두 비극, 피츠제럴드와 페그 엔트위슬 이야기
Archives for 5월 2020
하루 5잔 팔리던 음료가 1초에 2만잔이 팔린다고?
와, 정말 몰라보게 변했다! 동창회이나 결혼식, 혹은 어떤 모임에 나갈 때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나 또한 자주 쓰는 말이다. 사실 아무리 얼굴을 봐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때 썼다는 게 함정. 내가 너를 모르는 것은 나의 기억력 때문이 아니라, 네가 몰라보게 멋지게 바뀌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곤 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음료들도 출시 초기에는 정말 달랐다. 오늘 마시즘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음료들의 초창기를 보여준다. 녀석들의 주니어 시절에는 어떤 모습과 맛으로, 어떤 꿈을 … [Read more...] about 하루 5잔 팔리던 음료가 1초에 2만잔이 팔린다고?
‘술 마신 쥐’ 실험으로 폭음과 관련된 뇌 경로를 찾다
과학자들이 폭음(binge drinking)과 관련된 새로운 뇌 경로를 찾아냈습니다. 폭음이나 폭식 혹은 특정 행위에 대한 중독 등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행동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충동적 행동 조절에 관여하는 수용체 가운데 하나가 바로 kappa opioid receptors (KORs)입니다. KORs은 일종의 보상 반대 (anti-reward) 수용체로 보상 수용체의 길항 작용을 해 특정 행위에 대한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는 행위에 대해서 뇌에서 쾌감을 느끼게 … [Read more...] about ‘술 마신 쥐’ 실험으로 폭음과 관련된 뇌 경로를 찾다
회사는 정말 어딜 가나 똑같은가
90년대생은 유능하거나 회사는 어딜 가나 거기서 거기, 다 똑같다? 회사들이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 같다. 그 '똑같은' 범위 안에 들지 않는 것. 그 회사를 왜 다니냐고 물었을 때 '회사는 어딜 가나 거기서 거기라서'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후배가 퇴사 의사를 밝힐 때 '어차피 어딜 가나 똑같다'라는 말로밖에 붙잡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모든 회사는 다 똑같지 않습니다 사람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나를 가끔 답답하게 하는 반응은 '그래도 이게 그나마 … [Read more...] about 회사는 정말 어딜 가나 똑같은가
올해도 당신은 영어가 안 된다
벌써 한 해의 반 가까이 지났다. 올해 새해 다짐은 얼마나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아마 상당수가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심했을 것이다. 다이어트 또는 영어. 다이어트의 경우 왜 요요가 오는지, 왜 반복해서 실패하는지 스스로 이유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는 영어 얘기를 해 보겠다. 새해가 되면 당신을 유혹하는 광고 문구가 지하철, 버스, 포털 그리고 당신이 열어보는 웹사이트와 유튜브 동영상을 따라다닐 것이다. 딱 100일만. 야 너도 하루 10분이면 돼. 서울대 출신들이 만든 … [Read more...] about 올해도 당신은 영어가 안 된다
669명의 아이를 구한 것을 50년간 알리지 않은 남자에게 찾아온 몰래카메라
하나 둘 올라가는 것이 놀랍던 내 나이가 이제 3자리 숫자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많은 기억들이 흐릿해지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 출처: 포크포크의 유튜브아내가 발견한 나의 과거의 흔적 덕분에 팔자에 없던 방송에 출연했다. 방송 출연은 사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세기 동안 알 수 없었던 아이들의 소식이 간절했다. 구하지 못했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이 너무 컸다. 긴장을 했던 건지 탁한 공기 때문이었던 건지 목이 … [Read more...] about 669명의 아이를 구한 것을 50년간 알리지 않은 남자에게 찾아온 몰래카메라
정부 대응은 칭찬받지만, 일선 지자체는 가관도 아닐 겁니다
요약 얼마 전 듣기로 파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월 200시간씩 초과근무하며 갈려나가던 방역 공무원이 가방을 하나 샀는데, 시청 윗선에서 가방 살려고 초과근무 뛴 거 아니냐며 갈구더라는 이야기. 자세한 이야기 좀 더 길게 얘기하자면 이런 얘깁니다.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지금 보건소에선 일선 방역 공무원들이 주 100시간씩 갈려 나가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뭐 일단 업무 편제를 이렇게, 한 사람이 벌써 몇 달째 주말도 없이 밤샘근무를 하며 … [Read more...] about 정부 대응은 칭찬받지만, 일선 지자체는 가관도 아닐 겁니다
개조식 보고서, 이제는 버려야 할 때
복잡한 문제에는 개조식이 아닌, 서술식 보고서가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대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그의 저서 『Thinking, Fast and Slow』에서 인간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의 사고체계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그 두 가지가 이것이다. '시스템 1'적 사고 ‘시스템 2’적 사고 시스템 1은 직관의 영역이다. 즉각적인 반응을 가능하게 해준다. 생존을 위해 단련된 사고체계인 셈이다. 반면, 시스템 2는 논리적으로 … [Read more...] about 개조식 보고서, 이제는 버려야 할 때
엄마는 재난지원금이 싫다고 하셨어
1.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중순부터 엄마는 가게 문을 닫았다. 엄마는 그냥 별볼일 없는 자영업자였다.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뉴스는 '재난이 사회적 취약층을 먼저 덮쳤다'고 말했다. 엄마는 5월까지 쭉 영업을 쉬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자영업자는 더하다. 수입이 0원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된다. 가게세 등 기본적으로 나가는 돈이 2~300정도 되었다. 여기에 생활비를 더하면 매월 500씩 빠져나갔다. 코로나 때문에 벌지 못하는 돈은 별개로 쳐도 두달 동안 거의 … [Read more...] about 엄마는 재난지원금이 싫다고 하셨어
보리차를 끓이는 마음: 우리의 삶에는 분명 보리차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얼마 만에 마시는 집에서 끓인 보리차일까? 지방에 사는 큰언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투명한 유리병에 가득 담긴 보리차였다. 먼 길을 온 탓에 갈증이 났던 난 언니가 건넨 보리차 한 컵을 단숨에 들이켰다. 먼저 구수한 향이 코에 닿았고, 끝으로 갈수록 살짝 달달한 맛이 혀 끝에 스쳤다. 탄수화물과 수분의 콜라보 덕분일까? 갈증은 지우개로 지운 듯 사라졌고, 배도 든든해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는 하루의 대부분을 가게에서 지낸다. 그래서 가게에 정수기를 놓고, 잠만 … [Read more...] about 보리차를 끓이는 마음: 우리의 삶에는 분명 보리차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