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얼마 전 듣기로 파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월 200시간씩 초과근무하며 갈려나가던 방역 공무원이 가방을 하나 샀는데, 시청 윗선에서 가방 살려고 초과근무 뛴 거 아니냐며 갈구더라는 이야기.
자세한 이야기
좀 더 길게 얘기하자면 이런 얘깁니다.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지금 보건소에선 일선 방역 공무원들이 주 100시간씩 갈려 나가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뭐 일단 업무 편제를 이렇게, 한 사람이 벌써 몇 달째 주말도 없이 밤샘근무를 하며 갈려나가도록 한 것도 충분히 문제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러면 초과근무시간이 일주일에 막 5~60시간씩 나와버립니다. 초과근무수당도 그만큼 줘야겠죠. 그래봤자 공무원 초과근무수당이라는 게 +50% 더 붙는 것도 없고 그냥 일한 만큼 시급 더 받는 수준입니다만.
그렇게 벌써 넉 달 째 일선에서 갈려나가던 공무원이, 그렇게 받은 초과근무수당으로 좀 비싼 가방을 샀다나봐요. 그런데 어떻게 소문이 퍼졌는지, 시청의 윗분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돌았대요.
“그 가방 살려고 초과근무 찍은 거 아니냐?”
아니, 세상에 누가 저녁도 주말도 없이 월 200시간씩 초과근무를 찍고 싶어합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편제를 개판으로 짜 놓고는 가방 하나 샀다고 근태 조작을 의심하는 미친놈들이 어딨습니까?
뭐 그렇다더군요. 윗선에서 방역 일선을 엄청 ‘갈군다고’. 갈구는 이유도 되게 어이없대요. 취합되지도 않은 통계를 요구한다든가, 그러면서 숫자가 왜 이렇게 불분명하냐고 까고. 아니 취합이 안 된 숫자니까 당연히 불분명하지… 코로나19 현황이 시시각각 변하는데 이게 무슨 쪼꼬볼 갯수 세는 일인 줄 아나…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만, 사실 일선 지자체들 보면 정말 가관이 아닐 겁니다. 일은 누구만 X빠지게 하고 돈은 또 딴 놈이 벌고, 일하는 사람은 욕먹고 죽어나가는데 노는 사람은 또 띵가띵가 놀고 앉았고.
가방 얘기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파주 얘기만 했습니다만, 이런 지자체의 문제가 어디 파주 뿐이겠습니까?
원문: 임예인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