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예쁜 계절이다. 봄은 꽃을 피우고, 싹을 틔우고, 낭만을 깨운다. 어딘가에서 연인이 생겨나고, 꽃잎이 맺힌 거리를 따라 길을 걷고, 귀 가까이 서로에게 고운 말들을 속삭인다. 햇볕은 따뜻하고, 눈부시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렸다가도, 곧 다시 햇살이 내리쬔다. 참 예쁜 계절이다. 그런데 이 봄이 누군가에겐. 참 아픈 계절이다. 봄은 공채를 피우고, 면접을 틔우고, 취준인을 깨운다. 어딘가에서 직장이 생겨나고 출근길을 걷고 싶겠지만, 대부분의 취준인과는 무관한 이야기다. 각종 공채와 … [Read more...] about 예쁜 봄이 아픈 사람들
사회
생존하면 행복할까, 행복해야 생존할까
행복은 보통 순간의 기억 혹은 추억을 의미하고, 좋은 기억만 연속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족은 삶을 되돌아보거나 그동안 해왔던 일 혹은 생활이 전반적으로 평탄했음을 되돌아보는 회한에 가깝다. 결국 여러 종류의 질과 양이 다른 행복이 모여 삶의 만족을 끌어내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커리어 상 어떤 선택이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줄까… 답은 없다. 그 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대신에 우선 세상과 커리어에 대한 관점부터 바꿔보자.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보고 … [Read more...] about 생존하면 행복할까, 행복해야 생존할까
왜 첫 직장이 중요하냐고?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니까!
최근 화제가 된 논문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 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 1~2쪽의 한 대목입니다. 특히 경력 초기 일자리 특성이 향후 고용과 임금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편이, 눈높이를 낮추어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생애주기 소득 극대화 관점에서 더 나은 선택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장이죠? 폴 크루그먼 교수가 쓴 책 『지금 당장 불황을 끝내라』에 인용된, 예일대 리사 칸 교수의 논문 내용과 정확하게 … [Read more...] about 왜 첫 직장이 중요하냐고?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니까!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한 페이스북 유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사람의 피드를 가보았더니 무척 살기 좋아 보였다”고 말하며, 여행은 물론이고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 사진이나 식도락을 즐기는 사진 등이 많았다고. 그 사진들과 여자로서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매칭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괴리감이라. 그 괴리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한다는 사람들 오래전 교육 봉사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 [Read more...] about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 이 글은 Los Angeles Times의 「That Asian mom is not the nanny. Why do so many people assume she is?」를 번역한 글입니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비디오를 한 번쯤은 봤을 겁니다. 작년 이맘때쯤 굉장한 화제가 되었던 영상이니까요. 화상으로 BBC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관해 이야기하던 백인 교수 뒤로 두 아이가 나타나고, 뒤이어 들어온 아시아인 여성이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몸을 구부린 채 문을 닫고 … [Read more...] about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 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먹지 않아도 아는 맛이 있다. 외롭고 쓸쓸한 맛이다. 모두가 떠난 곳에 남아본 적 있는 이는 알 것이다. 그해 설에는 유독 눈이 많이 왔다. 폭설이 발걸음 소리마저 삼켜버린 그 날도 나는 … [Read more...] about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2017년에 한샘, 현대카드, 씨티은행, 하나투어 등에서 성추행 파문이 일었다. 일부 언론은 ‘꽃뱀,’ ‘무고죄,’ ‘무혐의’라는 단어를 붙여 가해자 시각에서 보도하거나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명 ‘꽃뱀 몰이’다. 《동아일보》는 2017년 11월 6일 기사에 ‘한샘 이어 현대카드도 사내 성폭행 논란…“너가 침대에서 잔 게 문제”’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런 보도는 가해자인 남성을 억울한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혐의’는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신고 후 증거불충분 … [Read more...] about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누구도 그렇게 강할 리는 없다
나는 지금 목소리를 내는 개개인들이 앞으로 견뎌야 할 시간들, 감내해야 할 크고 작은 모욕들을 상상하지 못하겠다. 분명 지금 목소리 내는 이들은 용감하고 강하지만, 그 모든 걸 감당할 정도로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길고 긴 그 싸움 끝에 설혹 세상이 다 바뀌지 않더라도 그 개인의 일상은 바뀌기를 바란다. 원문: 서늘한여름밤 … [Read more...] about 누구도 그렇게 강할 리는 없다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승차 거부했던 택시운전사의 택시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개인택시운전사는 총 세 번이나 승차 거부를 했다가 면허 취소에 과태료 60만 원까지 부과됐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승객이 탑승 전에 “시흥사거리요”라고 하자 “안 간다”며 1차 승차 거부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승객이 “후암동을 간다”고 하자 그냥 가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승객이 행선지를 말했지만 가는 방향과 다르다며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승차 거부가 적발된 택시운전사는 앞으로 1년 동안 택시 영업을 할 수 … [Read more...] about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섹스가 도덕재로 남아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성(sex)’을 논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라 ‘성’만 얘기하면 모든 게 경직된다. 하지만 섹스는 억압과 외면, 그리고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섹스는 사람들이 가장 ‘밝히는’ 행위다. 이 ‘밝힘’에 성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들이 제법 제시되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섹스를 밝힌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억압, 외면하거나 타도하지 않고 장려 및 직시하며 보듬을 대상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섹스가 왜 이토록 혐오와 수치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는가? … [Read more...] about 섹스가 도덕재로 남아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