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 나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평가적인 표현 중 ‘착하다’라는 형용사가 가장 널리 쓰인다고 생각한다. 마치 교사들이 착한 학생의, 착한 학생에 의한, 착한 학생을 위한 교육의 전사처럼 양성되었나 하고 착각할 정도다. 가히 교무실과 교실에 ‘착하다’가 범람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 착한 학생이다. 공손하게 인사를 잘한다. 당연히 착한 학생이다. 교사 말을 고분고분 잘 따른다. 최고로 착한 학생이다. 교실 청소를 잘한다. 조용히 고개를 … [Read more...] about 학교에 ‘착하다’가 범람한다
사회
손혜원 의원과 목포 시민의 잘잘못과 잘못
우리 말에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말이 많은데 잘잘못도 그중에 하나다. 모든 일은 다 잘한 것만 있는 것도 잘못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니 잘한 일은 칭찬을 해주고 잘못한 일은 반면교사로 삼아 고쳐나가자는 취지라고 보면 중용의 미덕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다. 요 며칠 목포가 뜨겁다. 뉴스메이커 손혜원 의원이 이번엔 목포와 문화재, 그리고 부동산 투기라는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들은 너나없이 자극적 내용으로 도배를 하지만 목포사람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SNS에 올리는 글과 … [Read more...] about 손혜원 의원과 목포 시민의 잘잘못과 잘못
당신은 스포츠에서 ‘차별’이 느껴지나요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대형 스포츠 대회 유치나 스타 육성에 치우친 체육교육 등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해 팬과 함께 ‘안티’도 많다. ‘좋은 기자’를 고민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학생들에게 그는 언론이 스포츠를 대하는 방식을 설명하며 특강 두 번째 주제 ‘차별과 언론’의 말문을 열었다. 한국에서 스포츠를 전공한다는 것은 행운아입니다. 2002년 월드컵의 열광을 기억하시나요? 4년마다 6월이면 온 언론, 아니 국가 전체가 주목하죠. 많은 기사가 … [Read more...] about 당신은 스포츠에서 ‘차별’이 느껴지나요
박원순의 청계천·을지로 개발 전면 재검토에 대한 단상
박원순 시장이 청계천·을지로 개발을 "전면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과거의 문화나 예술, 전통과 역사를 도외시했던 개발에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집중 도시산업의 근거지들이 있는데 이것을 없앤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는데요… 뭐 이미 사업이 시행된 마당에 립서비스에 불과할 것 같지만, 어쨌든 그에 대한 단상을 짧게 풀어 보면. 1. 개발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죠. 주거 위주의 구역도 … [Read more...] about 박원순의 청계천·을지로 개발 전면 재검토에 대한 단상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추천서
요스타 에스핑-안데르센의 『복지 자본주의의 세 가지 세계』(박시종 번역, 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참 좋은 책입니다. 그 책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포괄성-총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지국가는 ‘정책 쪼가리’의 결합물이 아니라 정치전략, 산업구조와 연동된 경제적 제약조건, 계급적 입장이 다른 정치-사회 세력이 합의 가능했던 역사적-체험적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요컨대 유럽에서 있었던 복지국가는 ‘특정한 역사적 발전단계’의 산물로 봐야 합니다. 이 말은 그때는 옳았던 방법도 지금은 … [Read more...] about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추천서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이 아군과 적군으로 분열된다
갈수록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이 아군과 적군으로 분열된다. 누군가 어떤 말이나 주장을 하면 당장 '편 가르기' 좋아하는 이들이 몰려가서 그가 누구 편인지 규정부터 하고자 한다. 설령 그에게는 굳이 특정 진영에 설 의지가 없더라도, 각 진영에 있는 이들이 그를 '우리편' 혹은 '적편'으로 알아서 규정한다. 이럴 때 실수로 몇몇 부분에서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경우, 양 진영 모두로부터 적으로 낙인 찍히는 일도 쉽게 볼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손쉽고도 자극적이며 강렬한 방법은 이분법적으로 … [Read more...] about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이 아군과 적군으로 분열된다
어느 청각장애인 택시기사에게 생긴 일
손님들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택시에서 내린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고성이 오가는 것일까. 난폭운전? 아니면 승차거부? 일반적인 그런 이유는 아니다. 손님이 불쾌한 이유는, 택시운전사가 바로 ‘청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이대호 씨. 그는 두 자녀와 가족을 위해 택시 운전 일을 시작했지만, 뒤따르는 건 세상의 싸늘한 시선이었다. 하지만 그처럼 안전하게 운전하는 사람은 없었다. 남들보다 몇 배는 집중해서 운전했다. 실제로 청각장애인의 교통사고 … [Read more...] about 어느 청각장애인 택시기사에게 생긴 일
‘빵점짜리 엄마’는 없다
자책에 방점이 찍힌 이 못된 표현의 부당함을 자각해야 전년도 동기간과 비교한 매출 실적이 가득한 파워포인트, 복잡한 수식으로 구성된 엑셀 파일, 본 자료보다 수 배나 더 많은 양의 첨부 자료가 그녀의 손에서 나왔다. 마술사에 가까운 능력이다. 팀 내에서 누구보다 발표력과 기획력이 뛰어난 B. 대학에서 두 개의 전공을 만점에 가깝게 이수하고, 회사에 들어와 앞만 보며 달리며 눈부신 능력을 보여준 그녀. 한데 그녀가 지금 업무에 온전히 집중을 못 하고 있다.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 [Read more...] about ‘빵점짜리 엄마’는 없다
백종원이 말하는 장사 마인드: “장사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싸가지 없는 알바가 생기는 이유 백종원 대표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싸가지없는 알바생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다. 처음엔 친절했던 알바생들도 모난 고객들의 대응으로 마음에 생채기가 쌓이며 점차 불친절해진다는 내용이었다. 장사하겠다고, 일하겠다고 서 있는 사람이 망하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손님들에게 의도적으로 싸가지 없을리는 없다. 세상에는 워낙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정말 아주아주 가끔 극히 낮은 확률로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람도 존재하긴 한다. … [Read more...] about 백종원이 말하는 장사 마인드: “장사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동거는 저항이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직도 꽤 있을까? 전통적으로 결혼은 국가와 국가가 동맹의 수단으로, 집안과 집안이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되었다. 왕건은 고려를 건국하는 과정에 29명의 부인을 두었고, 궁지기에 불과했던 한명회는 온갖 혼인 관계를 통해 국상 지위를 누렸다. 그의 딸은 연이어 예종과 성종의 정비가 되기도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세대 할머니를 생각해보라. 신랑 얼굴도 모른 채 그저 하라니까 했던 게 결혼 아니던가? 집안과 집안의 이익을 도모하는 ‘담합’ 이 아니고 … [Read more...] about 동거는 저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