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잘할 수 있으세요? 이 질문은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 아마 편의점만 가봐도 친절한 편돌/편순이(일부러 이 말 썼다)와 월급이 아까울 정도의 아르바이트생이 공존한다. 그 하찮은 아르바이트라도 접객 서비스에 대한 사장님들의 고민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이 계약관계가 성실하게 지켜지고, 그 확실성이 떨어지는 분야일수록 높은 임금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번 인천국제공항 논쟁은 진짜 웃긴 것이,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자들은 무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별일 없이 회사의 질문에 … [Read more...] about 스펙 경쟁: 회사가 구직자에게 하는 질문은 딱 하나다
사회
이것은 왜 ‘노력’이 아니란 말인가
금천구는 수능성적이 서울에서 가장 낮은 곳이고, 그중에서도 내가 다니던 학교는 공부를 못하는 축에 속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문과 남자(공학인데 분반) 1–3반 중 내가 있던 3반에서만 인서울 대학에 갔다. 엄마는 비정기적으로, 그러나 꽤 자주 '같은 반 어머니 모임'에 나갔다. 누가 오는가 물어보면 거의 6–7명의 멤버가 고정되어있었다. '강□□, 조○○, 송◇◇ 어머니 등등'. 어머니 모임은 딱히 어떤 목적을 갖고 만난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모임' 외에는 딱히 무언가를 하질 … [Read more...] about 이것은 왜 ‘노력’이 아니란 말인가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신분은 얼마나 공정한가?
오만 알바를 다 해보았다. 스물한 살 때였을까, 나는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알바를 구했다. 나름 틈틈이 공부도 해야겠단 생각에 고른 곳은 '보안 근무'였다. 그가 2004년쯤이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140 정도의 월급을 손에 쥐여준 것 같다. 당시로 치면 많이 쳐준 액수였지만 따지고 보면 많지는 않았다. 일하는 시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이다. 당시 근무는 '주주야야휴'로 돌아갔다. 5일에 한 번씩 쉬니까 많이 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전 8시까지의 야간 근무를 마치고 … [Read more...] about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신분은 얼마나 공정한가?
소셜 네트워크가 가진 어둠의 심리학: 조너선 하이트
※ The Atlantic에 기고된 「The Dark Psychology of Social Networks」를 번역한 글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신이 모든 물리 법칙과 우주의 물리 상수를 포함한 세상을 엿새 만에 만들었다는 이야기 말이지요. 21세기 초 어느 날, 신은 그저 재미로 중력 상수를 2배로 높였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다녀야 할 겁니다. 건물들은 무너지고 새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겠지요. 지구와 … [Read more...] about 소셜 네트워크가 가진 어둠의 심리학: 조너선 하이트
군인들이 ‘소원 수리’ 대신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용하는 이유
군대에는 ‘소원 수리함’, ‘병영신문고’, ‘병사의 소리’ 등 군인들이 복무 중 겪는 부조리나 가혹행위 등의 애로사항을 적어 내면 해결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갓 전입 온 신병을 빼고는 모두들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임병들은 후임병들에게 소원 수리를 냈을 때 돌아오는 후폭풍을 더 많이 알려줍니다. 가령 소원 수리를 통해 선임병들이 욕설을 하거나 가혹 행위를 했다고 써서 제출하면 일단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는 합니다. 조사가 끝난 뒤 가혹행위 사실이 드러나면 가해 선임병은 군기교육대 … [Read more...] about 군인들이 ‘소원 수리’ 대신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용하는 이유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1. 소득엔 '불로소득'과 '노동소득'이 있다. 불로소득은 노동하지 않고서도 얻은 소득이다. 도대체 뭘했기에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나? 강탈하면 그런 돈을 번다. 대기업이 하도급거래시 중소기업을 힘으로 눌러 불공정 거래를 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난다. 배신해도 불로소득을 벌 수 있다. 계약금 떼먹거나 임금을 체불하거나 안 주면 된다. 이런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불로소득 획득이 가능하다. 간교한 계략, 곧 간계와 기만을 통한 돈벌이인데, 주식 투기, 부동산 투기, 펀드 투기 등 각종 … [Read more...] about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마이클 조던 “인종차별 철폐 돕는 데 1,200억 원 내놓겠다”
역시 '농구 황제'다운 결정입니다. 마이클 조던(57)이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돕는 데 앞으로 10년간 총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조던 이전에는 1억 달러 이상을 비영리 목적으로 기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조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나이키 '조던' 브랜드와 공동으로 5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했습니다. 조던은 이 성명서를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끔찍한 문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흑인의 … [Read more...] about 마이클 조던 “인종차별 철폐 돕는 데 1,200억 원 내놓겠다”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 The Washington Post의 「The three reasons conspiracy theories are more dangerous than ev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 달간의 경험 중 가장 최악의 순간은 가장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찾아왔습니다. 하와이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자니 자연은 인간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죽어 나가도 태양은 떠오르고 밀물은 들어옵니다. 온 세상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지금, 우울하고 무서운 … [Read more...] about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통일을 원하지 않은지는 꽤 됐다
통일을 원하지 않은 지는 꽤 됐다. 첫 번째 이유는 너무도 벌어진 경제적 격차다. 남한 대 북한보다 차이가 적었던 서독과 동독의 사례에서조차 통일 독일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서독보다 경제력이 좋은지 의문인 남한이 동독보다 한참 뒤처진 북한을 끌어안고도 경제 침체를 면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기 어렵다. 북한과 경제 권역이 합쳐지면 내수 시장이 커진다며 낙관하는 이들도 있지만, 북한의 낙후된 경제로 인해 최소 2,000만의 난민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정상의 복지국가도 … [Read more...] about 통일을 원하지 않은지는 꽤 됐다
우리가 버려야 할 습관
※ 폴 그레이엄 블로그의 「The Lesson To Unlearn」을 번역한 글입니다. 폴 그레이엄은 프로그래머이자 벤처 기업 투자가로, 미국의 최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자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 학교에서 '꼼수'를 배우고 졸업하는 학생들 학교에서 배우는 것 중 가장 해로운 것은 특정 과목이 아닙니다. 바로 좋은 학점을 받는 방법 그 자체입니다. 대학 시절 나는 한 철학과 대학원생에게서 '난 수업에서 어떤 학점을 받게 … [Read more...] about 우리가 버려야 할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