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위해 민주당사에 도청기를 설치하다가 발각된 닉슨 진영은 한동안 큰 홍역을 치렀다. 국민에게 연일 난타당한 끝에 결국 그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불명예스럽게 탄핵당할 바에 차라리 죄를 뉘우치고 허물을 안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바다 건너 한반도에선 국정농단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했다. 최순실 일당과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는 와중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했다. 탄핵 인용은커녕 기각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도처에 퍼지고 있다. 스스로 사임해도 모자를 판에 … [Read more...] about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선 안 된다
사회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1. 새누리당과도 연정이 가능하다고? 그럼 가능하지 않은 당은 어디인가? 연정을 고려할 때 최후 순위로 밀릴 당은 새누리당일 것이다. 만약 그런 초거대 연정이 성립한다면, 그때 야당은 어디가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1당 국가가 될 것이 아닌가? 그때 야당은 녹색당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과 거대연정의 대립이 벌어질 것인가? 2. 대연정을 왜 선거 국면에서 꺼내는가? 연정이란 권력을 분점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선거 국면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 [Read more...] about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간증을 참 좋아한다. 교회에서 인기 있는 간증은 대체로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잘나가는 신앙인'을 초청해서 자신이 '신앙'을 통해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부자가 되고,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간증한다. 이런 류의 간증에 감동받기 좋아하는 신앙인들의 마음에는 어쩌면 이런 심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신앙을 가지면(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고,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어. 모든 간증을 그런 심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하고 … [Read more...] about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요즘 경제 기사를 보면 용어를 정확하지 않게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읽으면서 낯뜨거워질 때가 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경기)침체'다. 제목만 검색해 보아도 '침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기사는 1주일 사이 100건이 넘는다. 본문 전체를 검색하면 수천 건에 이른다. 그야말로 마구잡이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사를 보면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너무나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그렇게 말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바보 취급이라도 당할 … [Read more...] about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8여 년간의 UX 컨설팅 생활을 접고 스타트업 바닥에 뛰어든 지 3년 반이 흘렀다. 1번의 창업과 2번의 창업팀 합류는 모두 실패로 귀결되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주변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마치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음을 감지해 왔다. 많은 젊은이가 스타트업 바닥에 합류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선택지가 놓였을 때 선택의 결과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합리적 선택을 통해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Read more...] about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어머니의 ‘미안하다’라는 문자
석사 3학기 때 있었던 일이었다. 석사 4학기 때 학위논문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필요한 조건을 맞춰야 하는 시기였다. 조건이란 이를테면 영어 점수(토익이나 토플 등)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 등을 말하는데, 논문 수는 채웠으나 논문을 쓰느라 또 생계를 유지하느라 영어에 소홀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토익이나 토플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약점이 있다. 바로 '영어'다. 그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꼭 해내고 마는 성격인데, 이상하게도 … [Read more...] about 어머니의 ‘미안하다’라는 문자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
몇 년 전 만난 영우(가명)는 상·벌점에 유난히 민감했다. 학기 중에 몇 번이나 교무실을 찾아와 상·벌점을 확인했다. 상·벌점을 선생님들과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듯했다. 학생으로서 그 스스로 느끼는 자존감이나 인간적인 존엄감의 증표로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젠가 자신의 많은 상점과 ‘0점’으로 찍힌 벌점을 보면서 득의에 찬 표정을 짓던 영우를 잊을 수 없다. 상·벌점제의 실효성 학교 안팎으로 상·벌점제 시스템을 찬성하는 이가 많다. 교사들은 상·벌점제의 구실을 … [Read more...] about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
전세의 종말
부동산 2.0의 시대, 세계 유일 전세 시스템의 미래는? 무려 353주 연속 올랐다고 한다. 무슨 블루칩 주식 얘기는 아니고 전셋값 얘기다. 역대 정부 출범 후 3년간 전셋값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 1.6%, 이명박 정부 15%, 박근혜 정부 18%. 아래 KB국민은행의 집계를 보면 꽤 확연히 드러나는데, 이에 따르면 2009년 2억짜리 전셋집은 단 6년 만에 3억 5000이 됐다(5억짜리 집이 가격이 그대로 유지된 경우 가정). 실제 통계를 찾아보니 같은 기간 매년 물가는 2%, 임금은 4% … [Read more...] about 전세의 종말
“반문 빅텐트”, 그 화려한 몽상의 결말
뿔뿔이 흩어지는 이유 : 명분보다는 "현실" 삼국지에서 역적 동탁을 몰아내고 황제를 구하겠다며 모인 17로 제후군은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만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하긴 그보다 수백 년 전 전국시대에도 압도적인 힘으로 동진해오는 진을 상대로 여섯 나라가 뭉친 바 있었지만 역시 아무 성과도 없이 분열만 심해졌을 뿐이다. 왜?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역시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행동의 동기란 다름 아닌 ‘이익’일 터였다. 당장 자기 손에 쥐게 될 이익도 … [Read more...] about “반문 빅텐트”, 그 화려한 몽상의 결말
일본의 젊은 세대가 섹스를 하지 않는 이유
가디언이 「왜 일본의 젊은 세대는 섹스를 하지 않는가?(Why have young people in Japan stopped having sex?)」라는 제목으로 흥미로운 내용의 르포를 내보냈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른바 ‘금욕 신드롬’이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금욕이라고 하면 스토아학파 아저씨들이 정신적·육체적 욕구를 억제하고 도덕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에서 금욕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게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야동’의 실리콘밸리이자 … [Read more...] about 일본의 젊은 세대가 섹스를 하지 않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