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누리당과도 연정이 가능하다고?
그럼 가능하지 않은 당은 어디인가? 연정을 고려할 때 최후 순위로 밀릴 당은 새누리당일 것이다. 만약 그런 초거대 연정이 성립한다면, 그때 야당은 어디가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1당 국가가 될 것이 아닌가?
그때 야당은 녹색당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과 거대연정의 대립이 벌어질 것인가?
2. 대연정을 왜 선거 국면에서 꺼내는가?
연정이란 권력을 분점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선거 국면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우는 시기이다. 그런데 지금 내게 권력을 주면 나중에 그 권력을 나누어 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남겨놓은 적폐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와중에, 집권하면 저 적폐의 대상인 새누리당과 권력을 나눌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함을 넘어 허무하다.
3. 하필이면 왜 대연정인가?
연정은 권력을 잡고 난 이후에, 자신의 정책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지금 연정을 언급하는 것은 얼마나 배부른 소리인가?
안희정은 협치를 위한 수단의 하나로 연정을 언급한다. 그러나 협치를 위한 수단은 무수히 많다. 그중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수단이 바로 연정이다.
당신의 협치는 다짜고짜 최후의 패를 최우선으로 꺼내 드는 것인가? 사안별 정책연대, 여야 간 협의체 구성, 정례적 위원회 모임 등등의 수많은 수단이 존재하지만, 당신의 협치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제안이라는 것은 바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연합정부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정치적 미숙함의 뚜렷한 표현이다.
4.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연상되는가?
연정의 목적으로 ‘협치’를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협치의 목적이 내포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희정의 제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목표가 구체적이고 뚜렷했다. 당시의 대연정 제안은 야당도 책임정치의 장으로 들어오라는 것과 함께 선거제도의 개선을 통해 지역 구도를 완화시키자는 목적이 있었다.
이에 비해 안희정의 협치란 얼마나 공허한가? 그저 협치라는 추상적인 단어만 남는다. 그것도 협치와 가장 거리가 먼 대상을 예로 들면서?
이것이 정치인의 발언인가? 정치는 말로 한다. 안희정의 연정제안은 최악의 말이었다.
5. 협치를 위한 연정?
이 갑작스러운 ‘협치를 위한 연정’이라는 구호는 혹 안희정의 강박관념이 묻어 있는 것은 아닌가? 적들도 포용하는 관대함과 협치라는 가치를 실천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내세우기 위한 강박이 과연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왜 굳이 박근혜 정당과의 권력분점까지 선거국면에서 떠들어야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