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만물은 자신의 무게와 부피를 줄여야 한다. 동물은 겨울잠으로 활동을 줄이고, 식물은 잎과 가지를 털어냄으로써 필수영양분의 소비를 줄인다. 당근과 배추는 아직 내게 신선한 먹거리를 선물하고 있지만 겨울이라 가을까지도 푸르던 우리 집 텃밭은 이제 황량하다. 제품, 상품, 쓰레기, 선물의 구분 대지 스스로는 온전한 것을 제공하지 못한다. 나의 노동이 추가되어야 먹을 만한 것들이 비로소 산출된다. 그런 점에서 그것들은 제작품, 곧 … [Read more...] about 한겨레, 경향신문, JTBC
사회
천천히 세상을 바꾸는 ‘크래프티비즘’
크래프티비즘(Craftivism)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그러나 무언가 어색한 이 단어는 ‘수공예(Craft)’와 ‘행동주의(Activism)’ 두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한 땀, 한 땀. 천천히 세상을 바꾸는 방법. 크래프티비즘을 소개합니다. 크래프티비즘 크래프티비즘이라는 용어는 2003년 크래프티비스트 벳시 그리어(Betsy Greer)에 의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어에게 크래프티비즘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개인의 … [Read more...] about 천천히 세상을 바꾸는 ‘크래프티비즘’
2016년의 5가지 키워드
2016년 12월 한국일보에서 2030 세상보기 필자들과 함께 2016년을 정리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것이 2017년 1월 2일 지면에 기사화가 되었다. 훌륭한 요약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지면에 많은 내용이 집약되다 보니 정확한 뉘앙스와 함께 당시 했던 이야기들을 재차 정리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2016년의 키워드로 내가 꼽은 것은 다섯 가지, '촛불' '트럼프' '여혐' '김영란법' '구의역'이었다. 촛불시위 2015년 말 민중총궐기를 바라보며 … [Read more...] about 2016년의 5가지 키워드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선 안 된다
재선을 위해 민주당사에 도청기를 설치하다가 발각된 닉슨 진영은 한동안 큰 홍역을 치렀다. 국민에게 연일 난타당한 끝에 결국 그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불명예스럽게 탄핵당할 바에 차라리 죄를 뉘우치고 허물을 안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바다 건너 한반도에선 국정농단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했다. 최순실 일당과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는 와중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했다. 탄핵 인용은커녕 기각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도처에 퍼지고 있다. 스스로 사임해도 모자를 판에 … [Read more...] about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선 안 된다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1. 새누리당과도 연정이 가능하다고? 그럼 가능하지 않은 당은 어디인가? 연정을 고려할 때 최후 순위로 밀릴 당은 새누리당일 것이다. 만약 그런 초거대 연정이 성립한다면, 그때 야당은 어디가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1당 국가가 될 것이 아닌가? 그때 야당은 녹색당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과 거대연정의 대립이 벌어질 것인가? 2. 대연정을 왜 선거 국면에서 꺼내는가? 연정이란 권력을 분점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선거 국면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 [Read more...] about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간증을 참 좋아한다. 교회에서 인기 있는 간증은 대체로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잘나가는 신앙인'을 초청해서 자신이 '신앙'을 통해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부자가 되고,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간증한다. 이런 류의 간증에 감동받기 좋아하는 신앙인들의 마음에는 어쩌면 이런 심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신앙을 가지면(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고,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어. 모든 간증을 그런 심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하고 … [Read more...] about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요즘 경제 기사를 보면 용어를 정확하지 않게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읽으면서 낯뜨거워질 때가 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경기)침체'다. 제목만 검색해 보아도 '침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기사는 1주일 사이 100건이 넘는다. 본문 전체를 검색하면 수천 건에 이른다. 그야말로 마구잡이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사를 보면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너무나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그렇게 말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바보 취급이라도 당할 … [Read more...] about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8여 년간의 UX 컨설팅 생활을 접고 스타트업 바닥에 뛰어든 지 3년 반이 흘렀다. 1번의 창업과 2번의 창업팀 합류는 모두 실패로 귀결되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주변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마치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음을 감지해 왔다. 많은 젊은이가 스타트업 바닥에 합류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선택지가 놓였을 때 선택의 결과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합리적 선택을 통해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Read more...] about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어머니의 ‘미안하다’라는 문자
석사 3학기 때 있었던 일이었다. 석사 4학기 때 학위논문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필요한 조건을 맞춰야 하는 시기였다. 조건이란 이를테면 영어 점수(토익이나 토플 등)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 등을 말하는데, 논문 수는 채웠으나 논문을 쓰느라 또 생계를 유지하느라 영어에 소홀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토익이나 토플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약점이 있다. 바로 '영어'다. 그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꼭 해내고 마는 성격인데, 이상하게도 … [Read more...] about 어머니의 ‘미안하다’라는 문자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
몇 년 전 만난 영우(가명)는 상·벌점에 유난히 민감했다. 학기 중에 몇 번이나 교무실을 찾아와 상·벌점을 확인했다. 상·벌점을 선생님들과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듯했다. 학생으로서 그 스스로 느끼는 자존감이나 인간적인 존엄감의 증표로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젠가 자신의 많은 상점과 ‘0점’으로 찍힌 벌점을 보면서 득의에 찬 표정을 짓던 영우를 잊을 수 없다. 상·벌점제의 실효성 학교 안팎으로 상·벌점제 시스템을 찬성하는 이가 많다. 교사들은 상·벌점제의 구실을 … [Read more...] about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