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사에서 사실상 백수가 늘어나서 큰 문제라는 투로 얘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사실상 실업자’의 증가는 실업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고용률 상승 폭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률은 2014년 전년보다 0.7%포인트나 상승했지만 2015∼2016년 2년 연속 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고용률이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해는 지난 15년간 2014년이 유일하다. 가장 높았던 해와 비교해서 지난 2년간의 고용률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된 것처럼 기사를 쓰면 어쩌라는 건지.
2000년 이후 고용률은 평균을 내면 매년 0.12%포인트씩 상승한다. 2000년에는 인구대비 고용률이 58.5%였는데 2016년에는 60.4%로 늘었다. 고용률로 본다면 2000년 이후 작년이 가장 높았다. 고용률 측면에서 작년이 최고의 해다.
고용에 대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기사를 쓸려고 하니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전달을 못 하는 것이다. 전체 노동시장으로 보면 고용률에 아무 문제가 없다. 2000년 이후 고용율이 약간 상승한 것은 여성의 고용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남성은 2000년 70.7%에서 2016년 71.1%로 거의 변화가 없지만, 여성은 2000년 47.0%에서 2016년 50.2%로 3.2%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문제가 드러난다.
위의 그래프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용률 지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50대 고용률의 상승’이다. 2000년에는 50대 고용률이 66.5%였는데, 2016년에는 74.4%로 무려 7.9%포인트 늘었다.
21세기 초에는 40대의 고용률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30대, 50대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고용률의 차이가 명확하다. 그런데 2016년에는 50대와 30대에 차이가 없다. 40대가 여전히 고용률이 가장 높긴 하지만, 30대, 50대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전반적으로 30, 40, 50대의 고용률은 늘었다.
50대의 고용률이 8%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는 것은 은퇴 연령이 늦어지고 50대 장년층의 노동시장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의미다. 30~40대의 상황도 나쁘다고 볼 이유가 별로 없다.
문제는 20대이다. 2016년에 2000년대 초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패턴은 20대와 30, 40, 50대의 고용률의 분리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고용률이 높아졌지만 20대 고용률은 작년이 58.3%로 2000년 대비 다소 줄었다. 2012년의 최저점보다는 약간 높아졌지만, 여전히 2000년대 초반 대비 현재의 고용률이 낮다.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 문제 삼은 자력형 취업준비생과 학원등에 등록해서 취업 준비 중인 인구가 2016년 현재 62.8만 명인데, 이는 2012년 대비 12%가 증가한 것이다. 취업 준비생의 상당수가 20대일 것으로 추정한다면 이 증가율은 심각하다. 취준생이 늘어난 것이 20대의 인구 증가 때문은 아니다. 취준생이 12% 늘어나는 기간 동안 20대 인구 증가율은 2.0%에 불과하다. 이러한 변화는 예전에 얘기했던 30~50대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20대의 소득만 감소하는 경향과 일치한다.
노동시장 변화가 20대 vs 기타 세대로 양분되는 양상이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과거에 20대가 차지하던 쓸만한 일자리를 50대가 가져가는 건지, 20대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수요 공급의 불일치가 생긴건지 (50대가 과거 20대가 차지하던 저학력 일자리 차지하고 말이다).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원문: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