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의 시대 역주행의 시대다. 있었는지도 몰랐던 노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사람들은 이내 그 노래에 빠져든다. 빠져든 사람들은 그 노래 하나에서 멈추지 않는다. 노래를 부른 가수나 멤버 하나하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리즘을 따라 여행한다. 그곳엔 노래와 멤버뿐 아니라, 역주행 이전의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이 한가득이다. 알고리즘이 없던 시대에도 역주행은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역주행은 가수 임창정이었는데, 1997년 영화 〈비트〉 조연 출연을 기점으로 그의 연기와 노래가 회자되기 … [Read more...] about “역주행” 뒤에 숨어 있는 것들
생활
흙수저 고백을 강요하는 사회
2019년 출간한 나의 책 『공채형 인간』에 대한 비난 글을 트위터에서 본 적이 있다. 고작 3년 일하고 퇴사한 사람이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책을 쓰며, 세계여행을 간다고 하는 걸 보니 빚 없는 있는 집 자식이 분명하다는 조롱의 트윗이었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가, 보면 볼수록 재밌어서 아는 사람들에게 캡처본을 보내주고 다녔다. 책은 팔리지 않고 있었지만 잠시 셀러브리티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을 알고 있다. ‘흙수저 고백’이다. 퇴사하고 … [Read more...] about 흙수저 고백을 강요하는 사회
직업인으로서, 난 어떤 근육이 발달했을까?
와~ 세상에! 첫인사도 하기 전, 주책없이 감탄사가 먼저 튀어나와 버렸다. 혹 초면인 선수에게 실례가 되진 않았을까? 서둘러 사과부터 건넸다. 미안해요. 제가 철이 없죠? 직업 운동선수를 이렇게 가까이 만난 적이 처음이라서요.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권투와 리듬체조. 직업 운동선수의 몸을 맨눈으로 이렇게 가까이 본 건 처음이었다. 이 시국만 아니었다면 가끔 몇몇 종목의 경기장에 직접 가기도 했었다. 경기장 밖에서 운동선수를 만난 적도 있다. 하지만 겹겹이 옷을 입은 채였다. 그 안에 … [Read more...] about 직업인으로서, 난 어떤 근육이 발달했을까?
“경력단절 엄마들, 목공 통해 제2의 직업을 꿈꾸다”
이승정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 대표: 경력단절 여성들로 구성돼 지역사회와 가치 공유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을 찾았습니다. 근처에는 양지근린공원, 한울근린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이 인접해 있었는데요. 목공을 하는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과 잘 어울리는 위치더군요. 지난 2020년 3인의 목공 공예가(이승정 대표, 명미영 이사, 김영선 작가)가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초기성장지원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 [Read more...] about “경력단절 엄마들, 목공 통해 제2의 직업을 꿈꾸다”
삐딱한 소파, 앉을 수 있을까? 소파가 기울어진 이유
소파 한쪽 다리가 부러졌나 봅니다. 주저앉아서 완전히 기울어졌네요. 앉을 수 있을까요? 소파가 기울어진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앉는 쿠션 부분은 바닥과 평평합니다. 프레임이 기울어진 대신 쿠션도 기울여서 균형을 맞춘 것입니다. 전혀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Fabio Novembre(파비오 노벰브레)의 'Adaptation'이라는 소파입니다. 'Adaptation'은 적응을 뜻하는 … [Read more...] about 삐딱한 소파, 앉을 수 있을까? 소파가 기울어진 이유
아이 앞에선 다정하게 오지랖을 부려야지
한 기사를 접하고 난 뒤 나는 거의 앓아누웠다. 일주일 가량 책을 읽지도 글을 쓰지도 못했고 눈을 감으면 한 아기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어떤 뉴스는 도저히 잊히지 않고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진저리치게 만들다가 끝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꿔 놓곤 한다. 충격을 받은 건 2020년 10월에 벌어진 ‘양천구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이 때문이었다. 16개월의 여아가 교통사고를 당해야 가능한 수준이라는 상처를 입고 응급실에 들어왔는데 양모는 아이가 집에서 놀다 떨어진 것이라 변명했다. 더 놀라운 … [Read more...] about 아이 앞에선 다정하게 오지랖을 부려야지
꾸준한 글쓰기를 위한 5단계 (feat. 문어발식 글쓰기)
꾸준히 써지는 글의 조건 글쓰기에 가장 찰떡 같이 달라붙는 연관어는 바로 '꾸준함'이다.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 중에 '나는 꾸준하지 못해서…'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꾸준해야만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믿어온 것이다. 그런 신념과 고정관념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글쓰기' 자체가 가진 그 어떤 포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한 내가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니, 글쓰기의 전제 조건이 '꾸준함'이 전부가 아니란 걸 내가 … [Read more...] about 꾸준한 글쓰기를 위한 5단계 (feat. 문어발식 글쓰기)
삶은 치열하게 사는 것이 좋다
요즘 들어 인생을 치열하게 사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치열하게 꿈을 좇고, 치열하게 사랑하고,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들을 아까워하며 절박하게 마음을 쏟고, 자기 자신을 갈아넣듯이 사랑하고, 눈물을 쏟고, 미친 듯이 웃고,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해 어쩔 줄 몰라 하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자기가 해야만 하는 일들 속에 새벽까지 머리를 싸매고 빠져들고 몰입하면서 한세월 보내는 것이 좋은 삶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마냥 여유 있고 느슨하고 때로는 무얼 해야 좋을지 모르겠고, 그래서 부담 … [Read more...] about 삶은 치열하게 사는 것이 좋다
내가 펜을 빌리지 않는 이유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기록하는 습관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기록은 일상이자 삶이다. 항상 가방에는 노트와 펜이 있었다. 10년 넘게 고집하는 볼펜 브랜드도 있다. 0.38 mm의 검은색 볼펜과 몰스킨은 항상 여분을 사놓는다. 여행 준비를 할 때 카메라보다 먼저 포켓 사이즈의 몰스킨 노트를 챙긴다. 최근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부터 아날로그 기록에서 디지털 기록도 더해져 기록의 양이 더 늘어났다. 매일 수없이 노트를 만들고 기록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정리하긴 하지만 … [Read more...] about 내가 펜을 빌리지 않는 이유
조언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오랜만에 튼 TV에선 〈아침마당〉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날의 주제는 ‘세 명사의 행복론’. 시청자의 고민에 대해 스님, 목사님, 신부님 세 종교인이 조언해주는 포맷이었다. 주부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중년의 종교인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삐딱한 시선으로 방송을 시청했다. 시청자: 매번 취업하면, 결혼하면, 아이가 생기면 행복하겠지 하며 다음을 기약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신부님: 혼자서 보내는 여유로운 … [Read more...] about 조언하는 사람들에게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