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호주행을 앞두고 있던 나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이건 나에게 주는 선물!’ 이라는 느낌으로 얼른 발리에서의 스탑 오버를 신청했다. 사실 고백하자면 이전까지만 해도 난 발리가 인도네시아의 만 팔천개가 넘는 섬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와 발리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대략적인 느낌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휴양지로만 발리를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글이 있었으니, The Fetch Blog의 ‘Work-life … [Read more...] about 기업가와 디지털 노마드들이 발리에 정착하는 이유
국제
잉카의 위대한 저항, 망코 황제의 봉기
반복해서 강조하듯이 역사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어느 한 사건을 두고 이해당사국의 시각은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인 잉카제국의 저항도 페루의 위대한 저항이라는 시각과 스페인의 위대한 정복이라는 시각이 상반됩니다. 제 3세계의 다양한 시각까지 합쳐지면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6면 퍼즐처럼 아주 복잡해집니다. 여러분이 어떤 시각을 선택하던 다른 시각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다른 시각이지 틀린 시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가능하다면 지배를 당한, 수탈을 당한 아픔이 … [Read more...] about 잉카의 위대한 저항, 망코 황제의 봉기
MB와 메릴린치 의혹, 사라진 혈세 수조 원
해외 자원을 개발하겠다며 MB 정부가 쏟아부은 국민혈세 태반이 휴지조각이 될 모양이다. 총투자액은 43조원. 회수된 건 고작 3조 6천억원에 불과하다. 경영이 부실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권력형 비리 때문이다. 투자 결정 과정에 정부 실세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무성하다. 1달러짜리를 1조원에 샀다 황당한 거래도 있었다. 2009년 석유공사가 사들인 하베스트에너지. 애당초 제안액보다 2조원 정도의 ‘웃돈’을 주고 인수했다. 당장 실적을 내라는 MB 정부의 호통 때문이었다. ‘웃돈’ … [Read more...] about MB와 메릴린치 의혹, 사라진 혈세 수조 원
왜 한글이 현지 발음을 존중해 줘야 하나?
* 이 글은 2006년에 쓴 글을 보완해서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현지 발음에 맞게' 2000년 7월 7일 문화관광부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고시하면서 "현지 발음에 맞게"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덩샤오핑이니 청룽이니 류더화니 하는 중국어 이름이 등장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장국영을 장국영이라 부르지 못하고(장궈룽), 양조위를 양조위로 부르지 못하는(량차오웨이) 언어의 이중생활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죠. 그런데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유럽 축구가 한국에서 슬슬 … [Read more...] about 왜 한글이 현지 발음을 존중해 줘야 하나?
로마군의 무덤, 메소포타미아
팔루자Fallujah, 라마디Ramadi, 바그다드Baghdad와 사마라Samarra는 지난 10년 동안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지명이다. 1,600년 전에도 율리아누스 황제가 원정길에 나서면서 생소한 도시는 문명세계의 입에 오르내렸다. 전략적 요충지 메소포타미아 동서양의 두 강대국, 로마와 파르티아(사산 페르시아)는 7백 년 동안 지금의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두고 전쟁을 벌였다. 메소포타미아(두 강 사이의 땅이라는 그리스어. 지금의 이라크)는 사산 … [Read more...] about 로마군의 무덤, 메소포타미아
남아공 vs 한국, 어느나라가 더 위험할까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은 살인률(인구 10만 명 당 살해로 인한 사망자 수) 31. 한국은 자살률(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 29. 어느나라가 더 위험한 건지. 한국형(?)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 아닐까. 더이상 생계를 잇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사회가 최소한의 목숨 부지조차 해주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그런 마당에 전화나 말로만 죽지마세요 한다고 나아질 건 별로 없다. 강도가 칼로 찔러놓고는 '죽지마세요~' 하는 것과 비슷할 뿐. 임금 빼고 모든 것들이 다시 또 … [Read more...] about 남아공 vs 한국, 어느나라가 더 위험할까
한국인의 현실인식 오류, 전세계 3번째
블룸버그의 Way to go Americans we're almost as ignorant as Italians를 번역한 글입니다. 퀴즈를 풀어볼까요? 쉬운 것부터 시작할게요: 생산연령의 미국인 중 무직이면서 구직중인 사람은 몇 퍼센트나 될까요? 6%라고 생각했다면 스스로를 칭찬해보세요. 경제적 웰빙을 재는 기초적인 지수인 실업률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만약 32%라고 생각했다면 - 미국을 지구에서 가장 답없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 당신은 그냥 평균적인 … [Read more...] about 한국인의 현실인식 오류, 전세계 3번째
에스토니아 이후, 혹은 세월호 이후
1994년 9월 28일 발트 해 저녁 7시 989명을 태우고 탈린을 떠나 스톡홀름으로 가던 카페리 선인 에스토니아호는 새벽 1시 48분 핀란드 남서 해역에서 침몰했다. 스웨덴(501명)과 에스토니아(290명), 핀란드, 독일 등 17개국 852명이 숨졌고 137명만이 구조됐다. 추위와 악천후 등으로 주검도 94구밖에 수습하지 못했다. 스웨덴 정부는 3개월 시도 끝에 인양을 포기하고, 콘크리트로 배 주위를 덮어 주검 유실을 막고는 침몰 해역을 757명 영령의 영원한 안식처로 … [Read more...] about 에스토니아 이후, 혹은 세월호 이후
엠네스티가 이스라엘 만행에 한국을 비난하는 이유
엠네스티가 우리의 대 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중단하라는 서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31일 가자 지구에서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도법을 심각히 위반하는 인권침해가 멈출 때까지 이스라엘로의 무기 이전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탄원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게도 서한을 보내 국제앰네스티의 우려를 전달했다. 국제앰네스티 일본지부는 일본 주재 한국대사관에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며 대만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지부도 서한 보내기에 동참할 … [Read more...] about 엠네스티가 이스라엘 만행에 한국을 비난하는 이유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은 과연 바람직한 선택이었나?
리만브라더스 파산을 기점으로 시작된 초대형 금융위기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과연 이 비극을 일으킨 범인이 누군가를 두고 그동안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탐욕스러운 월가, 무분별한 파생금융상품 판매, 미연준의 저금리 정책, 금융규제의 완화, 신용평가기관의 모럴해저드 등 주로 신자유주의 정책과 시장의 탐욕에서 원인을 찾으며, 이를 자본주의의 실패로 연결짓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이런 분석에 대부분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좀더 직접적인 계기, 혹은 보다 … [Read more...] about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은 과연 바람직한 선택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