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녀는 단연코 황진이(黃眞伊)일 것이다. 출중한 미모와 뛰어난 시적 재능, 자유분방한 성격이 전설처럼 전해져 오면서 그녀에게는 일종의 문학적 아우라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소설과 영화 등의 갈래를 통해 황진이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황진이의 문학적 아우라 황진이가 오랫동안 이야기의 히로인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완고한 시대적 금기로부터 자유로운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천민이었지만, … [Read more...] about 그 여자, 황진이
역사
1969년 9월, 베트남 인민의 ‘호 아저씨’ 돌아가다
1969년 오늘(9월 2일), 9시 47분께 베트남 민족운동의 지도자 호찌민(胡志明, 1890~1969)은 갑작스러운 심장발작으로 쓰러졌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날은 그가 베트남 민주공화국 정부 주석으로 선출되고, 베트남의 독립을 선언(1945. 9. 2.)한 지 정확하게 24년 만이었다. 향년 79세. 당시 미군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베트남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었다. 지난 40여 년간 아시아의 반식민지운동을 이끌었던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공산주의 지도자 호찌민은 매우 간명하고 … [Read more...] about 1969년 9월, 베트남 인민의 ‘호 아저씨’ 돌아가다
서울의 자존심을 심어준 ‘신바람 야구’, 94년의 LG트윈스
90년 시즌 창단과 함께 당시 타 구단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팀 로고 송, 소개 음악을 최초로 시도하여 신선함을 불어 넣었던 LG 트윈스. 당시 프로야구 구단 중에서는 최초로 사이보그 이미지의 마스코트를 도입했던 LG트윈스는 마스코트와 로고의 역동성만큼이나 트윈스만의 다이나믹한 팀 컬러가 느껴지던 빵빠레 음악을 사용했는데, 이는 항상 묘한 기대감과 전율을 느끼게 해주었다. 창단 당시의 파격과 신선함은 27년이 지난 지금도 KBO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충성 팬들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 [Read more...] about 서울의 자존심을 심어준 ‘신바람 야구’, 94년의 LG트윈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 온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에 질세라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국가라는 게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신하고 1948년 태어난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내세우며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 [Read more...] about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청춘과 낭만의 상징, 신촌 콜렉션
“신촌역에 내리가 그레이스 백화점 앞으로 나온나. 그레이스 백화점 끼고 올라와가 공원 사거리 있거든, 거기서 보면 형제갈비라고 큰 고기 집 있고 쭉 올라오면 독수리 다방이라고 있다. 그 사이 길로 오면 신촌 하숙이라고 간판 보일끼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의 대사를 보면 당시 신촌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다. 대학생들이 북적거리던 그 때의 신촌은 낭만이 있었다. 어른과 아이 사이, 조금 촌스러워도 풋풋한 대학생들의 모습을 닮은 거리는 신촌만의 매력을 … [Read more...] about 청춘과 낭만의 상징, 신촌 콜렉션
1970년 8월, 김민기의 ‘아침이슬’ 세상에 나오다
1970년 8월 28일, 서울대 미대 재학생 김민기(1951~ )가 쓴 ‘아침 이슬’이 세상을 첫선을 보였다. 이 노래는 다음 해 <김민기 1집>과 양희은(1952~ )의 첫 음반 <양희은 고운노래 모음>에 수록되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아침 이슬’은 같은 음반에 실린 ‘세노야’와 함께 무명의 대학생 양희은을 가수의 반열에 세워준 대표곡이 되었다. 대중들은 가요를 즐기면서 그것을 작곡자가 아니라 가수의 것으로 기억하니 말이다. 뒷날, 양희은이 ‘아침 이슬’이 … [Read more...] about 1970년 8월, 김민기의 ‘아침이슬’ 세상에 나오다
전두환의 ‘5·18 공소시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폭탄을 장착한 전투기를 출격 대기 시켰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1일 JTBC는 “5·18 직후에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준비했다”는 조종사들의 증언을 공개했습니다. JTBC에 따르면 수원 비행단 외에 광주와 김해, 성남, 사천 비행장에서도 광주 출격을 준비 중이었다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전투기 출격 대기는 20사단의 시내 진입이 어려워진 1980년 5월 21일 오전 10시로 헬기 투입 작전 대기 시간과 … [Read more...] about 전두환의 ‘5·18 공소시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게 꼭 ‘일본말의 찌꺼기’인가?
NHK에서 방영한 〈경세제민의 남자(経世済民の男)〉는 일본 개화기 경제에 큰 영향력을 끼친 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특집 드라마다. 메이지 초기의 대장성 관료이자 ‘일본의 케인즈’라고 불리는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是清), 한큐 철도의 창업자이자 다카라즈카 극단을 창설한 고바야시 이치조(小林 一三), 일본의 전력왕으로 불리는 마츠나가 야스자에몬(松永安左エ門) 등 3명을 다루었다. 이 중 한 편의 주인공인 다카하시 고레키요 역에 오다기리 죠를 캐스팅해 조금 관심이 갔다. 하지만 나는 이 … [Read more...] about 그게 꼭 ‘일본말의 찌꺼기’인가?
의정부역 엉터리 ‘안중근 동상’ 철거하라
최근 의정부시청이 의정부역 앞 근린공원에 세운 안중근 의사 동상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아 보인다. 우선 동상의 얼굴이 안 의사를 전혀 닮지 않았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같은 분들은 생존 당시 그린 초상화가 없어서 정확한 얼굴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작가가 대상 인물의 성격, 풍모, 신분, 업적 등을 고려하여 제작한, 사실상 창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안중근 의사는 근대인물이어서 사정이 다르다. 활동 당시 찍은 사진은 물론 의거 후 재판과정에서 찍은 사진도 여럿 남아 있다. … [Read more...] about 의정부역 엉터리 ‘안중근 동상’ 철거하라
100년 전 오늘, 대한제국 일본에 강제 편입되다
1910년 오늘(8월 29일), 대한제국과 일본 제국 간 한일합병조약이 공포되었다. 이 조약은 이미 지난 8월 22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과 제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조인한 것이었다. 이미 조인된 조약이었지만 일본은 이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일주일 만인 이날, 순종황제의 조칙 형태로 발표했다. 이 조약이 공포됨에 따라 대한제국은 일본 제국에 강제 편입되면서 국가의 지위를 잃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일제는 '일한병합(日韓倂合)'이라고 … [Read more...] about 100년 전 오늘, 대한제국 일본에 강제 편입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