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소녀 여공 김경숙 열사는 1957년 닭띠로 전라남도 광산군에서 태어났다. 8살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떡장수로 생활 전선에 나선 어머니 대신 동생 둘을 건사하는 일은 그녀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국민학교 졸업을 끝으로 그녀의 학창시절은 끝장이 났다. 사춘기도 채 넘기지 못한 나이로 그녀는 공장에 가야 했다. 그 시절의 여느 누이들처럼, 그녀는 자신이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동생들만큼은 번듯하게 자라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준곤이한테는 이 누나가 꼭 대학까지 공부를 … [Read more...] about 1979년 8월 11일, 한 여공의 죽음
역사
백인의 탄생
※ aeon에 에드 시몬(Ed Simon)이 기고한 「How ‘white people’ were invented by a playwright in 1613」을 번역한 글입니다. 펜실베니아 리하이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시몬은 《마지날리아 서평(The Marginalia Review of Books)》의 편집인이며 여러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영국의 극작가 토마스 미들턴(Thomas Middleton)이 쓴 희곡 『진실의 승리(The Triumphs … [Read more...] about 백인의 탄생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 기부왕 억만장자 척 피니
사회 상류층이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뜻을 실천하는 억만장자들이 있습니다. 현대의 기부왕을 뽑자면 단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뽑힐 것입니다. 그런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이 따로 있었으니, 그 사람은 억만장자 척 피닉(찰스 피니)입니다. 하지만 척 피니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롤모델, 척 피니 빌 게이츠는 윈도우즈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CEO였으며, 40세의 나이에 … [Read more...] about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 기부왕 억만장자 척 피니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그리고 태평양 돌핀스
5월 4일 문학구장. 홈팀 SK 와이번스 선수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였다. 다름 아닌 일종의 복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펼쳐진 ‘태평양 데이’ 이벤트를 실시한 것이다. 하지만 SK 선수들이 입은 과거 태평양 돌핀스 유니폼은 웬지 어색하고 생뚱맞은 느낌까지 들었다. 공교롭게도 원정팀은 태평양 돌핀스의 오리지널 원조라 할 수 있는 우리 히어로즈. 하지만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가 인천 연고지를 제 발로 박차고 나왔기에 오리지널 원조라는 명칭을 붙이기에도 다소 거북한 느낌이 드는 것은 … [Read more...] about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그리고 태평양 돌핀스
남미의 거대 공룡 파타고티탄 마요룸
목이 긴 거대 초식 공룡 가운데 마지막 생존 그룹인 티타노사우루스는 백악기 말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지상 동물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아르젠티노사우루스나 푸에르타사우루스는 추정 무게가 100톤에 가까운 거대 초식 공룡이었습니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파타고니아의 거대 공룡인 파타고티탄 마요룸 (Patagotitan mayorum)의 골격을 복원했습니다. 2012년 발견된 이 티타노사우루스는 매우 긴 목을 지녀 총 몸길이가 37m에 달하며 어깨 … [Read more...] about 남미의 거대 공룡 파타고티탄 마요룸
1988.8.8의 비극: 버마의 8888항쟁
아시아 최초의 UN 사무총장을 낳은 강대국이었던 버마 영화 <왕과 나> 속에서 영국인 가정교사 안나는 세계 지도를 펴고 태국의 왕자와 공주들에게 가르친다. 그 지도 속에서 태국은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작다. 이에 태국 왕세자가 분연히 항의하고 안나는 영국 또한 태국보다도 작은 섬나라라고 말한다. 그래도 왕세자는 태국이 세계에서 제일 큰 나라라고 기염을 토하는데, 사실 더 재밌는 장면은 그 전에 등장한다. 태국의 눈으로 본 세계 지도가 나오는 것이다. 그 지도에는 중국만큼 큰 … [Read more...] about 1988.8.8의 비극: 버마의 8888항쟁
1973년 9월, 칠레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 무너지다
칠레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 무너지다 1973년 9월 11일, 선거로 선출된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정부,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피노체트(Pinochet) 등 칠레 군부와 경찰의 쿠데타로 무너졌다. 1970년의 선거에서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 1908~1973)가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와 단일화로 36.3%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지 3년 만이었다. 이날은 아옌데의 신임투표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었다. 오전 7시 30분께 … [Read more...] about 1973년 9월, 칠레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 무너지다
“조선사람은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는 채만식의 친일행적
채만식(蔡萬植, 1902~1950)은 걸출한 풍자작가다. 흔히들 우리 판소리계 소설의 전통을 계승한 작가로 해학에 김유정, 풍자에 채만식을 꼽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의 단편 <치숙(痴叔)>과 <논 이야기>, <미스터 방>, 중편 <태평천하> 따위에 낭자한 풍자는 그것 자체로 일가를 이루고 있다. 걸출한 풍자작가, 채만식의 친일 행적 채만식 역시 만만찮은 친일 전력 때문에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 [Read more...] about “조선사람은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는 채만식의 친일행적
1948년 9월: 북한, 사회주의 정권 수립하다
남한 정부 수립 25일만에 북한도 정권 수립 1948년 9월 9일, 북위 38도선 이북의 한반도 반쪽, 평양에서 김일성을 수반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공)이 수립되었다. 38도선 이남의 남쪽 절반, 서울에서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하는 단독정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8. 15.)된 지 25일 만이었다. 같은 해 4월, 남한만의 단독 총선거를 반대하고 김규식·조소앙 등과 함께 남북협상을 통해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입각한 통일을 모색하고자 한 김구의 평양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 [Read more...] about 1948년 9월: 북한, 사회주의 정권 수립하다
신문사 편집국을 짓눌렀던 공포의 근원은?
우연히 컴퓨터 폴더에서 이 글을 발견했다. 문서정보를 보니 2012년 12월 7일 작성된 글이다. 제목은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을 보는 후배 기자의 생각'이었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그때 진주에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과 관련한 토론회가 있었고, 거기에 내가 토론자로 참석했었다. 기록 삼아 뒤늦게나마 올려본다.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을 보는 후배기자의 생각 1990년 기자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알게 된 이상한 사실이 있었다.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나 경찰의 보안수사대(대공분실)에서 … [Read more...] about 신문사 편집국을 짓눌렀던 공포의 근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