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글을 필자가 조금 수정해서 재게재한 글입니다.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문영심 씨가 쓴 김재규 평전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는 편의상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파트는 유신헌법 체제하의 대한민국 제4공화국에서 김재규가 10월 26일 박정희를 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두 번째 파트는 김재규가 연행된 이후에 3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형되기까지의 공판 과정과 시대상을 다룬다. 마지막 파트는 김재규 사망 이후, 현대를 배경으로 당시 김재규를 변호하던 … [Read more...] about 김재규는 과연 민주화운동 유공자인가
역사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아쉬웠던 시즌, 92년도의 빙그레 이글스
대전 및 충청지역을 연고로 하여 198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한 빙그레 이글스 (현, 한화 이글스). 당시로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주황색상에 줄무늬 유니폼을 채택하여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쉽사리 특성이 살아나지 않았던 쌍방울 레이더스에 비하면 이글스의 유니폼은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었다. 1986시즌에 프로에 데뷔한 지 불과 세 번째 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해태-삼성의 양강구도를 뒤흔들어 놓은 팀. 과연 이 팀의 The most impressive … [Read more...] about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아쉬웠던 시즌, 92년도의 빙그레 이글스
독재 정당화를 위한 나폴레옹의 노력
나폴레옹은 1815년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된 뒤 그의 열정과 분노, 아쉬움 등을 삭일 겸 회고록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직접 구술한 회고록이니 소중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지만, 사실 그 회고록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당대는 물론 현대에도 그닥 높은 점수가 주어지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소싯적부터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거짓말을 아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인생 노년기에 그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쓴 회고록의 모든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그의 회고록 일부에는 … [Read more...] about 독재 정당화를 위한 나폴레옹의 노력
안데르센의 동화가 슬픈 이유
1875년 8월 북해변의 작은 나라 덴마크에서 성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국왕과 왕비, 황태자 모두가 참석한 국장이었다. 유족은 없었다. 관 속에 든 사람은 평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독신이었으니 유족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동화의 아버지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이 필독서 목록이나 문고판 세계명작에 안데르센 동화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거의 전 세계 어린이가 인어공주에 … [Read more...] about 안데르센의 동화가 슬픈 이유
초등학생이 본, 대한민국 최초 국장의 날
1979년 11월 3일은 일요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날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의 국장일이었다. 일주일 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식적인 장례일이었고 이날 초중고 전 학교는 휴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의 눈으로 그날을 돌이켜 본다. 선생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국장이 있기 전날 담임 선생님은 또 한 번 우리의 다리를 아프게 했었다. 종례 때 반장이 일어서 차려 경례 한 후 보통은 짤막하게 얘기하고 앉히는게 … [Read more...] about 초등학생이 본, 대한민국 최초 국장의 날
한국에서 ‘박정희 신화’가 가지는 의미
한때 <안좋은 추억>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개그맨 정준하는 왜 떡국을 기억 못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떡국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하고, 왜 개구리를 싫어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개구리에 얽힌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도 모두 좋건 안 좋건 자기만의 추억을 한두 개씩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 데이빗 엘킨드는 이런 자기만의 추억을 '개인적 우화'라고 불렀다. 내가 어떻게 연애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는지, 내가 어떻게 대학에 입학하거나 낙방했는지, 내가 어떻게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박정희 신화’가 가지는 의미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본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외딴 지역에 있는 집, 한 여성(제니퍼 로렌스)은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살고 있다. 여성은 화재로 타버렸던 집을 홀로 수리하고, 시인인 남편은 자신의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던 중 한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그 집이 민박인 줄 알고 찾아왔다는 그는 남편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임을 알아차린다. 하룻밤 사이에 남편과 남자는 친밀해지고, 여성은 자신의 집에 낯선 사람을 마음대로 받아들이는 남편이 … [Read more...] about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명성황후의 죽음에는 조선도 개입되어 있었다
가끔 영화를 보다 보면 도무지 몰입이 아니 되다 못해 실소를 머금으면서 팔목에 돋는 닭살을 다독여야 할 때가 있다. 〈신기전〉도 그랬다. 아니 조선 세종 때 조선에 온 중국 사신이 왜 청나라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냐. 그 이외에도 이런 류의 ‘닭살’들은 치킨집을 차려도 될 정도로 많지만, 최근 몇 년간 나에게 그런 달갑잖은 기회를 준 영화 가운데 단연 으뜸이라면 단연 〈한반도〉를 꼽는다. 영화 자체가 잃어버린 대한 제국의 옥새를 찾으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뀐다는 식의 대단히 억지스러운 설정을 … [Read more...] about 명성황후의 죽음에는 조선도 개입되어 있었다
임진왜란의 양국 전력에 대한 열 가지 진실
난 조선까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임진왜란 초기의 패전을 가지고 당시의 조선 장수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특히 임진왜란에 투입된 장수들이 1.5~2진급 장수들이었는데도 일방적으로 밀렸다고 지껄이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 임진왜란 당시 상황을 보면 국력, 병력에서 일본의 우위가 확실한 상황이었고, 일본은 그 힘을 총동원해서 조선을 쳐들어 왔으며, 그래도 결국은 조선이 막아낸 전쟁이었다. 실상 1. 임진왜란 당시 이미 일본의 국력은 조선을 앞서 있었다. 전쟁 직전 … [Read more...] about 임진왜란의 양국 전력에 대한 열 가지 진실
최초의 여성 의사, 투표로 의대에 들어가다
미국 최초의 여성 의사 엘리자베스 블랙웰. 그녀가 의과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녀의 입학을 결정하기 위해서 의과 학생들이 투표를 하고 나서야 가능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차별과 기회의 평등에 대한 역사로서, 또한 페미니즘적 관점으로서 이해하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최초의 여성 의사와 의대 투표 '엘리자베스 블랙웰'은 1849년 미국 최초의 여성 의사가 된 사람입니다. 블랙웰이 최초의 공식 전문의가 된 것은 여권신장 뿐 아니라,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던 … [Read more...] about 최초의 여성 의사, 투표로 의대에 들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