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1월 3일은 일요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날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의 국장일이었다. 일주일 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식적인 장례일이었고 이날 초중고 전 학교는 휴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의 눈으로 그날을 돌이켜 본다. 선생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국장이 있기 전날 담임 선생님은 또 한 번 우리의 다리를 아프게 했었다. 종례 때 반장이 일어서 차려 경례 한 후 보통은 짤막하게 얘기하고 앉히는게 … [Read more...] about 초등학생이 본, 대한민국 최초 국장의 날
역사
한국에서 ‘박정희 신화’가 가지는 의미
한때 <안좋은 추억>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개그맨 정준하는 왜 떡국을 기억 못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떡국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하고, 왜 개구리를 싫어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개구리에 얽힌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도 모두 좋건 안 좋건 자기만의 추억을 한두 개씩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 데이빗 엘킨드는 이런 자기만의 추억을 '개인적 우화'라고 불렀다. 내가 어떻게 연애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는지, 내가 어떻게 대학에 입학하거나 낙방했는지, 내가 어떻게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박정희 신화’가 가지는 의미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본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외딴 지역에 있는 집, 한 여성(제니퍼 로렌스)은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살고 있다. 여성은 화재로 타버렸던 집을 홀로 수리하고, 시인인 남편은 자신의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던 중 한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그 집이 민박인 줄 알고 찾아왔다는 그는 남편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임을 알아차린다. 하룻밤 사이에 남편과 남자는 친밀해지고, 여성은 자신의 집에 낯선 사람을 마음대로 받아들이는 남편이 … [Read more...] about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명성황후의 죽음에는 조선도 개입되어 있었다
가끔 영화를 보다 보면 도무지 몰입이 아니 되다 못해 실소를 머금으면서 팔목에 돋는 닭살을 다독여야 할 때가 있다. 〈신기전〉도 그랬다. 아니 조선 세종 때 조선에 온 중국 사신이 왜 청나라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냐. 그 이외에도 이런 류의 ‘닭살’들은 치킨집을 차려도 될 정도로 많지만, 최근 몇 년간 나에게 그런 달갑잖은 기회를 준 영화 가운데 단연 으뜸이라면 단연 〈한반도〉를 꼽는다. 영화 자체가 잃어버린 대한 제국의 옥새를 찾으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뀐다는 식의 대단히 억지스러운 설정을 … [Read more...] about 명성황후의 죽음에는 조선도 개입되어 있었다
임진왜란의 양국 전력에 대한 열 가지 진실
난 조선까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임진왜란 초기의 패전을 가지고 당시의 조선 장수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특히 임진왜란에 투입된 장수들이 1.5~2진급 장수들이었는데도 일방적으로 밀렸다고 지껄이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 임진왜란 당시 상황을 보면 국력, 병력에서 일본의 우위가 확실한 상황이었고, 일본은 그 힘을 총동원해서 조선을 쳐들어 왔으며, 그래도 결국은 조선이 막아낸 전쟁이었다. 실상 1. 임진왜란 당시 이미 일본의 국력은 조선을 앞서 있었다. 전쟁 직전 … [Read more...] about 임진왜란의 양국 전력에 대한 열 가지 진실
최초의 여성 의사, 투표로 의대에 들어가다
미국 최초의 여성 의사 엘리자베스 블랙웰. 그녀가 의과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녀의 입학을 결정하기 위해서 의과 학생들이 투표를 하고 나서야 가능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차별과 기회의 평등에 대한 역사로서, 또한 페미니즘적 관점으로서 이해하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최초의 여성 의사와 의대 투표 '엘리자베스 블랙웰'은 1849년 미국 최초의 여성 의사가 된 사람입니다. 블랙웰이 최초의 공식 전문의가 된 것은 여권신장 뿐 아니라,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던 … [Read more...] about 최초의 여성 의사, 투표로 의대에 들어가다
1979년 8월 11일, 한 여공의 죽음
평범했던 소녀 여공 김경숙 열사는 1957년 닭띠로 전라남도 광산군에서 태어났다. 8살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떡장수로 생활 전선에 나선 어머니 대신 동생 둘을 건사하는 일은 그녀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국민학교 졸업을 끝으로 그녀의 학창시절은 끝장이 났다. 사춘기도 채 넘기지 못한 나이로 그녀는 공장에 가야 했다. 그 시절의 여느 누이들처럼, 그녀는 자신이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동생들만큼은 번듯하게 자라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준곤이한테는 이 누나가 꼭 대학까지 공부를 … [Read more...] about 1979년 8월 11일, 한 여공의 죽음
백인의 탄생
※ aeon에 에드 시몬(Ed Simon)이 기고한 「How ‘white people’ were invented by a playwright in 1613」을 번역한 글입니다. 펜실베니아 리하이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시몬은 《마지날리아 서평(The Marginalia Review of Books)》의 편집인이며 여러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영국의 극작가 토마스 미들턴(Thomas Middleton)이 쓴 희곡 『진실의 승리(The Triumphs … [Read more...] about 백인의 탄생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 기부왕 억만장자 척 피니
사회 상류층이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뜻을 실천하는 억만장자들이 있습니다. 현대의 기부왕을 뽑자면 단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뽑힐 것입니다. 그런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이 따로 있었으니, 그 사람은 억만장자 척 피닉(찰스 피니)입니다. 하지만 척 피니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롤모델, 척 피니 빌 게이츠는 윈도우즈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CEO였으며, 40세의 나이에 … [Read more...] about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롤모델, 기부왕 억만장자 척 피니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그리고 태평양 돌핀스
5월 4일 문학구장. 홈팀 SK 와이번스 선수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였다. 다름 아닌 일종의 복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펼쳐진 ‘태평양 데이’ 이벤트를 실시한 것이다. 하지만 SK 선수들이 입은 과거 태평양 돌핀스 유니폼은 웬지 어색하고 생뚱맞은 느낌까지 들었다. 공교롭게도 원정팀은 태평양 돌핀스의 오리지널 원조라 할 수 있는 우리 히어로즈. 하지만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가 인천 연고지를 제 발로 박차고 나왔기에 오리지널 원조라는 명칭을 붙이기에도 다소 거북한 느낌이 드는 것은 … [Read more...] about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그리고 태평양 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