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8년째 선생 노릇을 하고 있다. 내 지나온 교직 삶을 돌아보건대, 어떤 때는 좋지 않은 교사였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아이들에게 폭력적인 행태를 보였던 적도 적지 않다. 특히 초임 시절엔 아이들을 많이 때렸다. 그때는 때려도 된다는 시절이었고, 또 때리면서 열심히 가르치는 게 좋은 선생의 표본인 줄로 착각했다. 어처구니없게도 그 착각이 사회적으로도 통했다. 이를테면 학부모도 그런 선생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무능하기에 폭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초임 교사 시절 폭력에 많이 … [Read more...] about 학교에서 교사의 폭력에 관하여
교육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2015년 웰즐리 여대 졸업식 축사
※ 필자주: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2015년 웰즐리 여대의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를 번역해보았다. 안녕하세요, 2015년 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 멋진 환영, 고맙습니다. 저를 멋지게 소개해준 보텀리 총장께도 감사합니다. 저는 웰즐리를, 이 학교의 사명과 역사와 성공을, 오래전부터 존경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를 초대해주신 것이 무척 고맙습니다. 이렇게 탁월한 성채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졸업하는 여러분은 어마어마하게 운이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 [Read more...] about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2015년 웰즐리 여대 졸업식 축사
잡스는 왜 애플에서 축출돼야 했나
"투자자들이 원하지 않는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잡스(Jobs)>는 스티브 잡스가 절친한 친구와 함께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고 '애플(Apple)'을 업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여기까지는 아주 흔한 '천조국 괴짜천재의 자수성가 스토리'다. 그런데 어느 날, 이사진의 결정으로 잡스는 자신이 만든 바로 그 회사에서 축출당하고 만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아가서 운다. 그가 쫓겨난 이유는 애플의 이사진이 그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Read more...] about 잡스는 왜 애플에서 축출돼야 했나
아파야 엄마일까: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타의’로 지어지는 의무
세상은 즐거움을 찾길 권하기보다 되려 고통을 권하기도 한다. 피로를 권할 뿐 아니라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아프라고 한다. 아둥바둥 살아야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 고통들은 어디에서 온 건지, 왜 견뎌야만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고 그냥 ‘원래’ 그렇게 사는 게 좋은 것이라고들 한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싫은 일은 딸려오기 마련이고 삶의 일정 부분은 고통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가급적 줄이고 함께 극복해야 할 것들이지 고통 자체를 미화하며 … [Read more...] about 아파야 엄마일까: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타의’로 지어지는 의무
어벤져스쿨 운영 1개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1. 유예된 파산 백야(이하 백): 안녕하세요, 사장님. 리승환(이하 리): 안녕하세요, 직원님. 백: 어벤져스쿨이 흥행해서 좋으시겠어요? 리: 망하는 기간이 잠시 유예된 것 같습니다. 어차피 VAT도 까먹어서 얼마 남지도 않지만, 가난한 픗픗에게는 박근혜 정부의 북풍 같은 존재였습니다. 사장님은 수강료에 VAT를 별도로 추가하는 것을 까먹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백: 덕택에 제가 퇴근을 못 하네요. 호호호호홓… 리: … [Read more...] about 어벤져스쿨 운영 1개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유머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글쓰기 조언
세상에서 가장 웃기면서 동시에 가장 시니컬한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는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작가들이 좋아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공학과 문학의 길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1943년 2차대전 막바지에 징집돼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 갇히는 경험을 했는데요. 연합군의 공습으로 13만명이 몰살당한 이 지옥에서 살아남은 뒤 결국 반전작가로 거듭납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외판원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글쓰기를 계속해 [자동 피아노], [고양이 … [Read more...] about 유머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글쓰기 조언
중등교육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학교개조론』 이기정 교사 인터뷰
혁신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교육개혁에 관한 목소리는 뜨겁지만, 비판에 그치지 않고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일 또한 그렇다. 교육정책 전문가도, 교육 관료도, 정치인도 아니지만, 현장의 고민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사람이 있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 이기정이다. 이기정 교사는 교육 현실과 각 당사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편견은 에너지”이기도 하다면서, 실행하기보다는 안 되는 … [Read more...] about 중등교육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학교개조론』 이기정 교사 인터뷰
한국 교육의 내신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 이 글은 글쓴이 이기정 선생님의 저서 『교육 대통령을 위한 직언직설』의 내용을 발췌·편집한 것입니다. 현 내신제도의 특징 우리나라의 학교 시험은 살벌합니다. 시험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교무실 출입문에는 경고문이 나붙기 시작합니다. '학생 출입금지, 시험문제 출제 중'. 대략 이런 경고문입니다. 교무회의 시간에는 교사가 시험감독을 할 때 지켜야 할 규정이 여러 번 반복해서 얘기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수많은 '작전지시'가 하달됩니다. 교사감독 유의사항이 … [Read more...] about 한국 교육의 내신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숙제 대행 서비스로 변질된 공유경제 히트 상품, 누가 책임져야 할까?
※ Doug Bierend의 Medium에 게재된 "Disrupting the Classroom: How the sharing economy is creating a marketplace for cheating."을 번역한 글입니다. 니콜은 지난 2년 동안 100살이 넘은 할머니의 수발을 들었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돈을 벌어볼 생각으로 니콜은 스터디풀(Studypool)이라는 웹사이트에 가입했습니다. “학생들의 질문이 해답을 줄 수 있는 나만의 과외 선생님과 만나는 곳”이라는 … [Read more...] about 숙제 대행 서비스로 변질된 공유경제 히트 상품, 누가 책임져야 할까?
동국대 한만수 교수 해임사태
무슨 일이 있었나 작년에 동국대에서는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학생들을 비롯해 여러 교수들이 총장 후보와 이사장의 ‘논문 표절’과 ‘탱화 절도’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래서 김건중 학생은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강의실에 있어야 할 학생이 대학 본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그의 단식이 한 달을 넘기자 제자를 홀로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며 한만수 교수가 단식에 동참했다. 그 역시 연구실에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 … [Read more...] about 동국대 한만수 교수 해임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