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당하고 시신까지 소각당한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 월북 시도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당사자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떠한 적법한 절차도 없이 피살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피살당하는 그 순간까지, 피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법적인 절차도 없이 피살당하고 시신마저 소각당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가해국의 입장을 바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항의도 … [Read more...] about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본질
시사
흠뻑쇼, 워터밤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며
이젠 조금 진정된 것 같아서 한 마디를 조금 더 보태자면(…) 흠뻑쇼/워터밤을 둘러싼 논란에서 가장 위험한 의견은 사실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최 측이) 정당한 대가(=돈)를 지불하고 (물을) 사용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아니냐. 현대 자본주의는 너무나 발전한 나머지, 돈은 자원을 배분하는 절대적으로 올바른 기준이며, 돈을 내면 자원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원은 유한합니다. 그리고 가격이라는 것도 사실 온전한 수요 공급 … [Read more...] about 흠뻑쇼, 워터밤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며
2022 대선, 노동을 묻다: 전혜원 인터뷰 2/2
「2022 대선, 노동을 묻다: 전혜원 인터뷰 1/2」에서 이어집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의 임금체계 개편이 어려웠던 이유 임예인: 연공서열제가 오히려 노동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는 셈이네요. 전혜원: 사실 연공서열제는 한 기업 내에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충돌합니다. 같은 일을 해도 연차가 높은 사람한테 높은 임금을 주니까요. 비정규직을 쓰는 유인을 줄이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상층부를 개혁하는 일도 적절하게 함께 추진했어야 … [Read more...] about 2022 대선, 노동을 묻다: 전혜원 인터뷰 2/2
2022 대선, 노동을 묻다: 전혜원 인터뷰 1/2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최저임금 만원,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굵직한 노동 현안에서 나름 중요한 전진을 이뤄냈지만, 결국 최저임금은 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근로시간 단축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 안정 등의 과제도 완성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에서는 역풍도 불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공정’ 담론과 부딪쳤고,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자율적 성장을 방해한다는 얘기도 … [Read more...] about 2022 대선, 노동을 묻다: 전혜원 인터뷰 1/2
“장애”는 사회적인 것이다
장애와 관련된 약간의 공부, 약간의 생각만 해도 이미 알고 있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장애는 사회적인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불편한 것을 우리는 ‘장애’라 하고, 이를 가진 이를 ‘장애인’이라 한다. 예컨대 안경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혹은 안경 맞추는 데 1억 원쯤 든다면, 나를 비롯하여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 중 상당수는 시각장애인의 영역에 들어갈 것이다. 지금 심하지 않은 평발을 장애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짚신과 미투리의 시대라면, 교통수단이 없어 도보 이동이 필수인 … [Read more...] about “장애”는 사회적인 것이다
주5일제 도입의 역사 그리고…
2003년 7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주도한 금속산별 노사합의로 ‘임금 삭감 없는 주5일제’ 도입의 물꼬가 터졌다. 현대차 노조가 앞장서서 싸운 것이 큰 힘이 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현대차 노조의 단체협약은 미래의 노동법’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최대치를 높이는 역할은 여전히 잘하고 있지만 그다음 역할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이겠다. 금속산별 노사 합의가 있고 나서 3주 뒤인 2003년 8월 현대차 노사가 주5일제 도입에 합의했다. 산별 노조와 기업별 노조의 교섭과 … [Read more...] about 주5일제 도입의 역사 그리고…
‘멸공’이라는 단어로 드러난 혐오에 대하여
1.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멸공'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삭제되자 인스타그램에 '표현의 자유'를 주장해 복원시켰다는 뉴스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반공'은 가능하다. 공산주의에 대해 반대하는 건 얼마든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며 그 말을 썼다고 해서 수구꼴통이라 낙인 찍을 수 없다. 그러나 멸공은 다르다. 공산당이든 공산주의자든 '멸하자' 즉 없애버리자는 의도가 담긴 말이다. 즉 전시 상황에서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사는 처지의 군인들은 쓸 수 있을지 모르나 … [Read more...] about ‘멸공’이라는 단어로 드러난 혐오에 대하여
청년들이 두산중공업에 페인트를 쏟은 이유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를 찾아서]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 올해 2월 두산중공업에 건물 앞 로고 조형물에 녹색 페인트 뿌려 4월 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는 기호 0번 김공룡 후보 출마 이벤트도 “당장 나 혼자 잘사는 방법보다 모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나도 지킬 수 있을 것”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상황이 계속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몫이 된다. 청년들도 기후위기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김민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표는 “기후변화로 재난이 일어났을 때 … [Read more...] about 청년들이 두산중공업에 페인트를 쏟은 이유
김건희 학력 논란과 미국 경영대학원 시스템에 대하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학력 논란 즈음해, 경영대학원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드립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은 Ph.D, MBA, 임원 교육(Executive Education) 이렇게 세 축으로 돌아갑니다. 석사가 없는 미국에서 Ph.D는 한국의 석·박사 통합 과정 개념입니다. 연구 중심 대학원 문화가 있는 미국에서는 이 Ph.D가 핵심이자 중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연구를 위한 학위(Academic degree)와 별개로, … [Read more...] about 김건희 학력 논란과 미국 경영대학원 시스템에 대하여
혼자서도 잘살기: 1인 가구의 증가, 왜 대세인가?
우리 딸, 만나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할래? 자식들 잘 자리 잡고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엄마 최고의 바람이야. 불쑥불쑥 부모님은 결혼 이야기를 꺼내신다. 아직 부모님 세대에게 우리는 결혼하지 않은 자녀는 부모에게 숙제이자 불효라는 이야기들을 듣는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사회적 혹은 생물학적) 결혼 적령기를 조금 지나는 나이가 되어서야, 나는 지금껏 부모님과 함께 지내온 삶으로부터 홀로서기를 하기 위한 독립을 선포했다. 아빠엄마, 저 이제 독립할게요. 사실 나는 누구보다 … [Read more...] about 혼자서도 잘살기: 1인 가구의 증가, 왜 대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