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당하고 시신까지 소각당한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 월북 시도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당사자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떠한 적법한 절차도 없이 피살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피살당하는 그 순간까지, 피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법적인 절차도 없이 피살당하고 시신마저 소각당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가해국의 입장을 바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항의도 … [Read more...] about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본질
민주시민은 책을 읽는다
민주주의는 단지 국민 다수의 통치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많이 쓰이는 말이 또 있을까? 좌우보혁을 떠나 저마다 민주주의를 말하며, 심지어 북한조차 자신을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지칭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막연하게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정치', 혹은 '다수에 의한 정치' 정도로 말할 뿐이다. 물론 다수의 지배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조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역사를 … [Read more...] about 민주시민은 책을 읽는다
전교조를 망친 사람들은 강경 투쟁파가 아니다
고전을 인용하면서 주장하는 글 쓰는 걸 싫어하지만 이 말 만큼은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맹자의 진심 하편 37장의 내용이다. 만장이 맹자에게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집 문 앞을 지나가면서 내 집안에 들어오지 아니할지라도, 내가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그 오직 향원(鄕原)뿐이다. 이 향원은 덕(德)을 해친다'고 하셨는데, 어떤 사람을 향원이라고 이를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 말이 행동을 돌보지 않고 행동이 말을 돌보지 않으면서도 '옛사람이여, … [Read more...] about 전교조를 망친 사람들은 강경 투쟁파가 아니다
학종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학종 다음의 셀프학종
나는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런데도 나에게는 학종에 대해 우려가 있다. 여기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대학 입학을 위한 학종이 아니다. 학종은 대학 입학 이후에도 계속된다. 이미 우리 사회가 특정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대단한 프리미엄이 생기지 않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대학 졸업한 다음 취업을 하려 할 때 , 공무원 시험을 제외하면 결국 대부분 괜찮은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방식은 학종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업이 먼저 하고, 이게 … [Read more...] about 학종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학종 다음의 셀프학종
국정 교과서의 ‘본질’ : 교육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육부가 역사과 국정 교과서에 강한 미련을 남기고 있다. 국정 교과서를 폐기하는 대신 연구 학교를 지정해서 몇몇 학교에서라도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당연히 국정 교과서 연구 학교에 예산과 승진 가산점 등의 특혜를 부여하고, 일부 보수 교육감 지역에서는 여기에 낚이는 학교들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국정 교과서의 명맥을 남겨 두었다가 대통령 선거 등 상황을 봐서 언제든지 다시 밀어붙이려고 숨을 고르는 꼼수가 눈에 훤히 보인다. 70~80년대의 국정교과서를 … [Read more...] about 국정 교과서의 ‘본질’ : 교육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육 문제에 비전문가는 제발 빠져라, 특히 정치 세력은
우리나라는 전문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뭔 일만 생기면 너도나도 달려들어 다들 한마디씩 한다. 이러다 보면 전문성이 높은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목소리 큰 사람, 즉 깽판 치고 행패 부리는 사람의 주장이 진실로 둔갑한다. 의료, 경제, 그리고 교육이 그렇다. 작금의 국정교과서 논란도 바로 이런 비전문가들의 깽판의 하이라이트다. 우선 '교과서'라는 말부터 틀렸다. 정식 명칭은 교과용 도서다. 다만 오랫동안 교과서라는 말을 써왔으니 그냥 그렇게 쓰도록 하자.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 [Read more...] about 교육 문제에 비전문가는 제발 빠져라, 특히 정치 세력은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을 위한 변명
요즘 온통 탄핵 이야기가 가득하다. 교육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국정교과서 등 박근혜표 교육정책도 탄핵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분분하다. 여기서 그런 이야기를 더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 여느 때 같았으면 한창 이슈가 되었을텐데 탄핵 때문에 가려져 있는 주제를 꺼내어 본다. 다름 아닌 대학 입시다. 대통령 탄핵 표결을 바로 앞둔 12월 7일은 대입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었다. 또 지금 서울대학교를 필두로 수시 합격자 발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아직까지 원하는 … [Read more...] about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을 위한 변명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무엇이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들까? 조국은 자랑스럽다는 내용으로 가득 찬 교과서일까?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 어릴때는 통할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자부심은 대가리에 피가 마르는 순간 배신감으로 바뀐다. 더구나 요즘은 외신이 차단되고 외국여행도 금지되었던 유신 시대가 아니다. 이미 국제사회 기준을 알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다. 그 반응과 정보를 통해 젊은이들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것이다. 2002년에 거리를 붉게 … [Read more...] about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정부가 국정교과서에 목숨을 거는 이유
정부는 왜 국정교과서에 이렇게 집착할까? 정말 이념 때문일까? 그래서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일까? 그럴 리가 없다. 절대로 멋대로 그럴 리가 없다. 오히려 두려워서 그런다. 그들은 실제로 무서워하고 있다. 뭘? 우리나라의 정치 성향이 연령대를 기준으로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현재 여당이 얼마나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이 국정교과서 밀어붙이기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여당은 국정교과서에 사활을 건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다. 실제 그들의 사활이 … [Read more...] about 정부가 국정교과서에 목숨을 거는 이유
지난 30년간의 민주화는 과연 실패했는가?
홍기빈의 '민주화는 실패했다'라는 글이 무척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얼핏 보면 훌륭한 글이다. 하지만 디테일을 보면 상당히 문제가 많은 글이라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더구나 학교에서 정치, 경제를 가르치는 사회교사로서 이런 식의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글은 반드시 눌러 놓아야 한다. '형식적 민주주의'라는 단어의 실체 이글의 얼개는 그 동안 1987년의 성과를 냉소하는 민주화 냉소글의 표준적인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남아 있는 한 민주주의는 … [Read more...] about 지난 30년간의 민주화는 과연 실패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