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든, 사상이든, 철학이든, 신념이든, 유행이든 한국 사람은 특정한 한 가지만 옳다고 여기며 그것만 숭앙하고 다른 것은 강하게 배척하는 근본주의적·원리주의적(Fundamentalism) 성향이 강한 듯하다. 왜 그럴까? 이 주장에 대해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우선 그건 한국 사람만의 성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인간은 항상 근본주의적 성향을 보여왔다. 그 시대, 그 지역에서 헤게모니를 잡은 종교, 사상, 철학, 신념 등이 항상 있었으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보이는 것도 … [Read more...] about 한국 사람은 왜 근본주의적 성향을 많이 띌까?
문화
무기수 김신혜 앞에서 멈춘 ‘정의’
살아가면서 누구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우리는 무심코 남의 물건을 동의 없이 가질 수 있고, 누군가를 속이고 위협하거나 때려서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런 행위의 결과가 곧 절도, 사기, 상해, 살인이라는 형사 범죄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시민은 일생 동안 그런 상황과 무관하게 살아간다. 감옥이나 법원은 말할 것도 없고 파출소에조차 한번 불려가는 일도 없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긴 하지만 누구나 무엇을 훔치고, 누군가를 … [Read more...] about 무기수 김신혜 앞에서 멈춘 ‘정의’
왕좌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임
왕좌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임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존 스노우, 너는 서자이지만 그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자랄 것이란다.” “헤헤 행복한 윈터펠에서의 삶! 절대 나이트워치 따윈 지원하지 말아야지!” “티리온, 너는 난쟁이로 태어났으니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받아야겠구나.” “서세이 누나, 난쟁이란 말 대신 단신이나 저신장 같은 말을 쓰는 게 어떨까?” “이런, 내가 무신경했구나! 혹 상처가 되었다면 … [Read more...] about 왕좌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임
어떤 여자들이 글을 쓰는가
처음 브런치를 알게 되었을 때 트위터(Twitter)의 공동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가 만든 미디엄(Medium)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런치에서 시도하는 '작가 육성'적인 면이나, 글을 쓰기에도 읽기에도 간편한 '디자인'마저 미디엄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140자 이상의 글을 남기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던 에반의 시도는 2012년을 시작으로 지금껏 많은 작가, 사업가, 블로거, 정치인 등을 미디엄으로 이끌어냈습니다. 어제 웹서핑을 하던 중에 ‘최고 … [Read more...] about 어떤 여자들이 글을 쓰는가
그것은 신의 섭리가 아니다: 『펭귄 블룸』
『펭귄 블룸』,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제목의 ‘펭귄 블룸’에서 ‘펭귄’은 진짜 동물 펭귄이 아니다. 이 새가 가진 검은색과 흰색 깃털의 유려한 조화에 이 집의 아들들이 헌정한 고유명사이다. 이름이 펭귄이지만 까치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다. 둘째, ‘블룸’은 피어난다는 뜻을 가진 영단어 Bloom이 아니다. 이 글을 쓴 작가의 이름 캐머런 블룸에서 따온 것이다. 즉 ‘펭귄 블룸’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인 까치의 풀네임이다. 다시 한번 … [Read more...] about 그것은 신의 섭리가 아니다: 『펭귄 블룸』
런웨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들이 신상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런웨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양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백인 모델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닙니다. 5, 60년대에도 가끔, 아주 이례적으로 백인이 아닌 모델이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 모델들이 미국의 하이패션을 세계 무대로 끌어올린 것은 1973년 프랑스에서의 일입니다. 오늘날 “베르사유의 전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쇼는 베르사유 궁전 보수 비용을 … [Read more...] about 런웨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남성도 구원한다는 유토피아에 대하여
‘여성혐오’ 사회는 오히려 ‘메갈’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우리가 최근 생경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이미 누군가가 비슷한 방식으로 겪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해준다. 가령 “페미니스트들은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남성들을 괴롭히며 한없이 편하게 살려고만 한다”는 이야기는 ‘한남충’만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서구 남성들도 비슷하게 내뱉어 왔다. 미디어가 수많은 페미니스트의 말 중 가장 과격한 것, 이를테면 “느그 아버지도 한남충 새끼다” 같은 말만 선별해 내보내거나 단순히 ‘남혐 … [Read more...] about 페미니즘이 남성도 구원한다는 유토피아에 대하여
“도깨비책방”, 영화 티켓을 버리면 안 되는 이유
‘도깨비책방’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함께 출판 산업 및 지역 서점 운영 활성화를 위해 '2017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이벤트다. 2월에 처음 진행되었는데, 4월에 또 이벤트가 시작된다. 2월 이벤트에서는 송인서적 부도로 인해 100만 원 이상 피해를 본 1인 출판사들의 책이 이벤트의 대상이었고, 4월 이벤트에는 송인서적 부도 피해 서적들을 포함하여 국내작가에 의해 최근 5년 이내 창작 또는 집필된 작품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도깨비책방에 … [Read more...] about “도깨비책방”, 영화 티켓을 버리면 안 되는 이유
나영석PD의 새 예능 ‘윤식당’, 지친 현대인에게 재충전을 선사하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길리 트라왕간 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슬로우 TV 최근 예능 프로그램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같은 프로그램을 위주로 보았다. 뉴스룸과 <말하는 대로>를 챙겨본 탓에 자연스럽게 시청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JTBC가 중심이 되어버렸다. 역시 사람의 기호 확장은 일상 속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에 우연히 tvN에서 하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어를 통해서 본 … [Read more...] about 나영석PD의 새 예능 ‘윤식당’, 지친 현대인에게 재충전을 선사하다
인터넷 문화의 뉴 스탠다드, 스냅챗
스냅챗(Snapchat)은 사진 및 영상에 특화된 소셜미디어로 2011년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이었던 에반 스피겔,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에 의해 개발되었다. 전송된 메시지가 확인된 후 10초 이내에 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당신의 메시지는 10초 후에 삭제됩니다 스냅챗이 내건 ‘10초의 마술’은 사람들을 흑역사의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우스꽝스러운 사진, 맨 얼굴, 은밀한 섹스 어필까지... ‘영구적 기록’이 가능했던 온라인 세상에서 스냅챗은 휘발성 메시지를 주 … [Read more...] about 인터넷 문화의 뉴 스탠다드, 스냅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