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책방’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함께 출판 산업 및 지역 서점 운영 활성화를 위해 ‘2017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이벤트다. 2월에 처음 진행되었는데, 4월에 또 이벤트가 시작된다. 2월 이벤트에서는 송인서적 부도로 인해 100만 원 이상 피해를 본 1인 출판사들의 책이 이벤트의 대상이었고, 4월 이벤트에는 송인서적 부도 피해 서적들을 포함하여 국내작가에 의해 최근 5년 이내 창작 또는 집필된 작품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도깨비책방에 수집된 책들은 3~4월에 관람한 공연, 전시, 영화 유료관람권이나 지역 서점이 발행한 영수증이 있으면 무료로 교환할 수 있다. 단 총 사용금액은 1만 원 이상이어야 하고,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 발행한 영수증으로는 교환이 불가하다.
도깨비책방- 교환처
교환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 무료 배송이다.
오프라인에는 서울, 수원, 울산, 청주, 목포, 제주 등에 교환처가 있다. 서울에는 교환처가 세 군데(마로니에공원, 신도림예술공간 고리, 강동아트센터) 인데, 도깨비책방이 좀 더 활성화되면 교환처도 같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만져보고 사는 것을 좋아하는 마니아 계층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서울 외에 수원은 경기도 문화의전당에 교환처가 있고, 울산은 중구 젊음의거리에, 청주는 철당간에, 목포는 영산로 메가박스에 교환처가 있다.
1+1 혜택도 있다. ‘문화가 있는 날’ 참여 공연이나 전시 시설에서 3만 원 이상 결제했을 경우(관람권+기념품+오디오가이드 등 총 지출액)나 ‘문화가 있는 날’과 무관하게 문화예술시설에서 5만 원 이상 지출했을 경우, 혹은 문화융성카드 결제자의 경우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깨비책방 자세히 알기
도깨비책방은 작은 서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작은 서점들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는 대형 서점이 등장한 시점부터 계속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형 자본으로 무장한 대형 서점들은 할인해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작은 서점들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 서점들의 말 그대로 ‘살인적인’ 할인은 줄어든 상태다. 그런데도 대형 서점들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대형 온라인 서점 대부분은 10% 할인과 적립이 가능하다. 게다가 클릭 몇 번만 하면 집으로 책을 무료 배송해주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 할인과 각종 화려한 굿즈들을 제공해주는 온라인 대형 서점 대신 지역의 작은 서점들을 이용할만한 동기는 딱히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작은 서점들은 대형 서점 대신 자신들의 서점으로 들어와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에 실패하면 작은 서점들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도깨비책방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작은 서점을 이용할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령, 당신이 1만 원을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된 가격에 책을 샀다면 당신이 수중에 넣을 수 있는 책은 그 한 권으로 끝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지역 서점에서 1만 원을 쓴다면? 그 영수증으로 도깨비책방에서 책을 한 권 더 구할 수 있다!
같은 금액을 쓰고도 더 많은 책을 수중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 서점을 이용할 충분히 섹시한 이유가 된다. 더 적은 돈을 주고 더 많은 책을 얻을 수 있으니까.
도깨비책방, 더욱 활성화되어야
도깨비책방은 이미 2월에 시행되었다. 4월에 진행되는 것도 일종의 ‘이벤트’다. 다시 말해 상시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다.
즉, 독서가들은 도깨비책방을 상시 이용할 수 없다. 정해진 기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의 기본인 연속성을 해친다. 영수증을 정해진 기간까지 보관해야 하는 것은 꽤 귀찮은 일이고, 도깨비책방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성을 떨어뜨리니까.
이번에 열리는 도깨비책방은 4월 26일(수)부터 4월 29일(토)까지 4일간 진행된다. 이 이벤트가 한국의 작가들과 지역 서점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너무 짧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노하우를 충분히 쌓은 뒤 상시 개장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단 지역 서점뿐만 아니라 한국 작가, 한국인들의 문화 향유에도 도움을 주는 일거양득의 사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