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수준을 넘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수준의 오타쿠는 항상 바보 같은 상상을 할 때가 있다.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다거나 그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거나, 아주 유치하면서도 사실은 꽤 진지하다. 사실 이런 상상은 평범한 사람도 종종 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무심코 '저런 세계를 한번 체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실 드물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보는 작품이 재미있고, 매력적인 세계와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이다. 상상을 통해서 적극적인 독자로 … [Read more...] about 원피스의 1류 셰프 요리책 내다! ‘상디의 해적 레시피’
문화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
※ The Atlantic에 Jean M. Twenge가 기고한 「Have Smartphones Destroyed a Genera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여름 어느 날 휴스턴에 사는 13살 아테나(가명)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12시가 다 돼 해가 중천이었는데, 아테나는 이제 막 잠에서 깬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11살 때부터 아이폰을 쓴 아테나와 좋아하는 노래와 TV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죠. 그리고 아테나에게 친구들과 무얼 하는 걸 좋아하냐고 … [Read more...] about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
볼빨간사춘기는 진짜 7,000만 원만 벌었을까?
대힛-트 음원들의 초라한 성적표 2012년, 대힛-트를 치며 싸이를 미국으로 강제진출시킨 강남스타일의 국내 음원수익이 3,600만 원에 불과하단 기사가 쏟아졌다. 당시 싸이가 강남스타일 한곡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100억 원으로 추정되었는데 국내 음원수익은 그중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아주 일부만) 분노했고 그 여파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수익구조를 개선시키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개선은 되었다. 문체부는 한 곡 듣는데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돈을 3.6원은 맞추겠다고 … [Read more...] about 볼빨간사춘기는 진짜 7,000만 원만 벌었을까?
아침이슬, 미인, 고래사냥… ‘어이없는 금지곡’의 광복절
홍난파 작곡의 '봉선화'는 일제 시대의 대표적인 금지곡이었다. 왜 금지곡이었을까.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어언 간에 여름 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의 2절이나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의 3절에 이르면 이 노래를 듣는 조선 사람들은 죄다 노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손을 얼굴에 묻고 엉엉 울기 바쁠 수 밖에 없었다. 이 … [Read more...] about 아침이슬, 미인, 고래사냥… ‘어이없는 금지곡’의 광복절
스티브 잡스가 가르쳐준 아들,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삶
※ 뉴욕타임스의 Nick Bilton의 칼럼, "What Steve Jobs Taught Me About Being a Son and a Father"을 전문 번역한 글입니다. 두 달 전, 내 첫아들이 태어나자마자, 나는 내가 늦게 배운 삶의 교훈들 중에서 내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 봤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교훈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내가 내 어머니의 마지막 식사를 대접하는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었다. 이야기에서 잡스에 대한 … [Read more...] about 스티브 잡스가 가르쳐준 아들,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삶
우리 다시 만날래?
예전에는 몰라서 무섭지 않았지 그러다가 아니까 무서워졌던 거 같아 이제는 알아도 무섭지 않아 이만큼 커서 이제 괜찮아 그러니 우리 이제 다시 만날래? 늘 기억하고 있었어 원문: 서늘한 여름밤의 심리학 썰 … [Read more...] about 우리 다시 만날래?
우리 어디에서 만날까?
시간의 흐름 속, 약속장소 “노을이 나무에 걸쳐질 쯤, 네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만나자.” 인도의 라다크족이 ‘약속 시각과 약속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흥미로운 문장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약속을 만들어 내는 대화 방식은 그들에게 아주 익숙하다. 이에 비해 현대인의 약속을 위한 대화는 편리함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대방을 어떤 목적으로 만나 무엇을 할 것인지에 따라 이전보다 다양한 여건 및 선택지를 고려해야 하고, 그로 인해 … [Read more...] about 우리 어디에서 만날까?
익선동에서 보낸 오후
악기로 유명한 낙원 상가의 뒤편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익선동’을 만날 수 있다. 종묘, 종로, 인사동, 북촌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1930년대 서민을 위한 한옥마을로 개발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다. 외적으로 전통적 한옥의 모양을 갖추지는 않았으나 오히려 근현대 서울의 일상적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은 곳이 아닐까 싶다. 급격한 시간의 흐름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숨죽여 옛 모습을 간직한 동네였던 만큼 노후화된 흔적이 다수 보이지만 근래 카페와 갤러리, 레스토랑 … [Read more...] about 익선동에서 보낸 오후
그럼에도 그 하객은 노란 옷을 입었다
※ 스테파니 스투더라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한국에서의 첫 결혼식에 참석하고 나서 쓴 글이다. 원 제목인 'AND THE GUEST WORE YELLOW'는 타이타닉이 침몰하던 순간에도 밴드가 연주를 했던 것처럼 앞으로 끔찍한 상황이 올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혼란을 모면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 정도의 오마쥬 같은 문장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결혼식이라는 게 얼마나 형식적이고 경직되어 있으며 축하 또는 기념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고 본다. … [Read more...] about 그럼에도 그 하객은 노란 옷을 입었다
엄마는 희생의 아이콘이 아니다
※ The New York Times의 「Motherhood Isn’t Sacrifice, It’s Selfishness」를 번역한 글입니다. 저는 몇 주 정도 휴가를 내고 가족과 뉴저지 해변에 있는 우리 집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가족은 저와 남편, 그리고 당시 9살, 7살이던 두 아들이었죠. 저희 엄마가 전화로 제 휴가 계획을 물었을 때 저는 해변에서 놀고 근처 놀이공원도 가고 맛있는 거 해 먹고 마당에서 가족과 함께 놀 생각이라고 말했죠. 아이고, 우리 딸 진짜 … [Read more...] about 엄마는 희생의 아이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