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우리의 현실은 충격적이다. 201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는 62.4%로, 전 국민의 ⅓ 이상은 1년간 전혀 책을 읽지 않고 있다. 게다가 책을 읽는 이들조차도 연평균 독서 권수가 11.2권에 지나지 않아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 [Read more...] about 전자책 도서관 활용
책
‘신경숙의 남편’과 ‘비평가’사이
한국 남편의 숙명 어떤 시비를 본 적이 있다. 공원에 끌고 나온 개가 똥을 싼 게 발단이었다. 남편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이 똥을 방치하고 그냥 가려던 여인을 불잡고 똥을 가리켰다. "당신이 웬 참견이야"로 언성이 높아졌다. 곁에 선 남편은 쩔쩔 매며 "그냥 가자 여보"만을 연발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던 참이었다. 화장실에라도 다녀오던 길인지, 여자의 남편이 나타나 다짜고짜 "뭐야 어떤 년놈들이 우리 마누라를 건들어. 응?"하며 웃통을 벗어제낄 기세로 덤벼드는 … [Read more...] about ‘신경숙의 남편’과 ‘비평가’사이
내가 동녘출판사를 지지하는 이유
제제가 어린아이인 것만은 아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이후에 제제가 사춘기를 겪고 어른이 되어 가는 후속 소설까지 다 읽은 독자라면, 어린 소년이 수염이 거뭇거뭇 나는 청년이 되어가는 이미지를 다 가지고 있을 테니까. 게다가 어린 소년이든 소녀이든 그들 안의 성적 욕망에 대한 어떤 것들을 굳이 모른 척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적어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의 존재는 좀 다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제제가 지친 … [Read more...] about 내가 동녘출판사를 지지하는 이유
‘제제유감’에 관하여
1960년대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를 무대로 한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많다고 한다. 전 세계 21개국에 번역된 명작이니,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제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다고 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의 독자들은 제제가 당하는 폭력 묘사를 보며 ‘아동학대’라고 눈살을 찌푸리거나 불만을 제기했다면, 한국의 많은 독자들은 “이것은 내 얘기”라며 펑펑 울었다. 급작스럽게 형성된 대도시 빈민가의 분위기와, 부모가 자식을 죽도록 두들겨 패는, 그러고도 … [Read more...] about ‘제제유감’에 관하여
아이구 아이유야 이게 뭔일이래니
그러니까 세간에 떠들썩한 아이유 사건을 정리해보자면, 어느 날 아이유가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인터뷰 중에 도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가 있는데 성적이 나빠서 속상하다는 발언을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가 “내 평생토록 이해가 안가는 것이 왜 Morning Glory 앨범만 사고 Definitely Maybe 앨범은 안 샀을까 하는 거다” 라며 한탄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으나 상황은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아이유가 만든 곡에 소설 … [Read more...] about 아이구 아이유야 이게 뭔일이래니
사물인터넷과 인간의 사랑
※ 이 글은 필자의 저서, 『구글의 달로 가는 길』 원고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사물끼리 소통이 가능하다? 모바일 다음의 기술로 회자되는 사물인터넷을 정의하자면, 사물들끼리 의사소통을 주고받으면서 ‘인간의 개입 없이’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자동화와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이 기계화된 시점부터 사물인터넷이 세상에 출현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제어실에서 작업장에 발생하는 위치, 온도, 압력 등의 데이터를 … [Read more...] about 사물인터넷과 인간의 사랑
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달러의 붕괴, 달러제국의 몰락...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 전부터 전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달러는 그 지위를 다른 누군가에게 넘겨주고 몰락의 길을 걷을 것이라는 묵시론적인 예언을 심심찮게 듣곤 한다. 이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은 지난 70여년 간 국제통화체제와 금융질서를 수립해 오면서, 전세계 무역, 통화, 금융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해 왔는데, 이런 미국이 기축통화 자리를 다른 국가에게 물려준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쉽게 상상이 가진 않는다. 중국의 위안화가 과연 달러를 … [Read more...] about 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늙은 공산주의자의 회고가 그렇게 두렵나?
박건웅의 2010년도 만화 『나는 공산주의자다』(보리)가 초중고 도서관에서 퇴출되게 되었다. (참조: "청소년 도서 부적절 논란 '나는 공산주의자다'") 『나는 공산주의자다』는 허영철의 에세이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2006)를 만화로 옮긴 책으로, 2010년 2권으로 출간되었다. 도대체 왜 『나는 공산주의자다』가 초중고 도서관에서 퇴출되게 되었을까? 사정은 이렇다. 먼저,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우파 성향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가 5월 19일 정부와 … [Read more...] about 늙은 공산주의자의 회고가 그렇게 두렵나?
우리들의 집은 얼마나 당연한 것일까?
어떤 집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가 가족을 바꾼다. 칸막이가 없는 거대한 스튜디오 식 아파트에 가족이 모두 같이 살 때와 칸칸이 나누어져 프라이버시가 좀 더 강조되는 집에 살 때의 가족의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따라 집을 만들어 왔고 반대로 집에 맞춰서 생활해 오기도 했다. 그런데 그 생활양식이란 게 그렇게 빨리 변하진 않는다. 집을 짓는 양식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생각과 집의 구조와의 차이가 발생하기 쉽다. 관례에 따라 이건 원래 그렇다고 하는 것이 알고 보면 큰 … [Read more...] about 우리들의 집은 얼마나 당연한 것일까?
미술은 애도에서 시작되었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당돌한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죽음을 초월했다는 걸까, 그 의미를 깨달았다는 걸까. 기원후 1세기경의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가 한 말이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영향을 받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는 "인류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죽음을 극복하고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도 덧없는 것임을 인정하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며 "덧없는 인생에서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일탈 (Swerve, 라틴어 Clinamen)'이 … [Read more...] about 미술은 애도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