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는 라이벌이 존재하는가? 일할 때 누구와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절대다수의 막연하고 추상적인 장삼이사들인가, 아니면 예전부터 눈여겨봐 왔던 '누군가'인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보다 잘나 보이는 역할 모델(role model)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보다 못나 보이는, 반면교사로 삼을 대상도 아니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으며, 목적의식이 유사하고, 실력은 비등비등한 사람. 만화에서나 보던 그런 사람이 과연 나에게도 있었던가? 라이벌을 갖는다는 것은 왜 … [Read more...] about 라이벌은 나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문화
트랜스젠더 성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 전쟁
※ The Economist의 「Making sense of the culture war over transgender identity」를 번역한 글입니다. 높은 광대뼈를 가진 아름다운 남성이 긴 속눈썹을 자랑하며 클럽으로 들어섭니다. 머리에는 은색 반짝이를 뿌리고, 웨딩드레스와 너저분한 운동복을 함께 코디했죠. 런던 클럽에서 이런 식의 성 역할 파괴(gender-bending)는 새로울 것 없는 현상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에만도 크로스드레서가 잔뜩 등장하고, 남장 … [Read more...] about 트랜스젠더 성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 전쟁
동지중해 문명이 몰락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고대 유럽의 청동기 문명은 그리스, 아나톨리아, 레반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일대에서 찬란하게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스에서는 미케네 문명이 꽃을 피워 에게해 전역의 해안지역과 섬들에 작지만 강하고 부유한 왕국들을 건설했으며, 북동부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아나톨리아의 히타이트는 제국을 건설해 레반트 지역의 패권을 두고 다투었다. 그러나 기원전 1200년경, 지중해의 동지중해 문명은 한순간에 붕괴한다. ‘‘바다의 민족(Sea People)’이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약탈자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 [Read more...] about 동지중해 문명이 몰락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점심 특선메뉴, 정말 실속있는 걸까?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말 그대로 점심(點心), 마음에 잠시 쉼표를 찍는 시간이다. 정오만 되면 수많은 직장인이 밖으로 쏟아져 나와 하이에나처럼 식당을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그들 속에 우리가 있다. 고깃집 앞을 스칠 때 문득 점심 특선으로 김치찌개를 판매한다는 간판을 본다. '실속있게 즐겨 보세요.' 오늘 점심은 간단하게 정했다. 왠지 모르게 가격도 싸 보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쩌면 점심 특선메뉴는 당신이 지갑을 손쉽게 열게 하기 위한 식당의 넛지 전략일 수도 있다. 흔히 접하는 점심 … [Read more...] about 점심 특선메뉴, 정말 실속있는 걸까?
우리의 눈은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옷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달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눈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정확하다는 옛 어른들의 믿음이 반영된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눈은 과연 믿을만한 것일까?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을 보면 조금 다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쇼윈도에 한 남자가 서 있다. 흔한 체크무늬 셔츠와 평범한 청바지를 입었다. 이 남자의 인상을 묻자 사람들은 “공장에 다닌다”거나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등 일반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뒤, 쇼윈도에 … [Read more...] about 우리의 눈은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일어나도 미국이 총기를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
※본 글은 워싱턴포스트의 'What political science can tell us about mass shootings'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갈수록 많은 총기 난사 사건이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폭력조직 사이의 영역 다툼에서 비롯된 총격전이나 가정 폭력에 총기를 사용해 참극으로 끝나는 사례는 줄었고, 우리가 어느덧 익숙해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그 자리를 메웠습니다. 컬럼바인, 오로라, 버지니아텍, 뉴타운, … [Read more...] about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일어나도 미국이 총기를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
전자레인지 돌려 깨우는 3분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
※ 이 글에는 영화 〈저스티스 리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 20~30년 전쯤 과거로 돌아가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나오는 영화가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이 나오는 영화보다 훨씬 성공했다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 모 트친분이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남긴 말이다. 1966년 처음으로 배트맨이, 1979년 슈퍼맨이 영화화될 때만 해도, 아니 팀 버튼과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각의 배트맨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만 해도 〈저스티스 리그〉라는 빅 이벤트가 이렇게 처참한 기록을 남길 … [Read more...] about 전자레인지 돌려 깨우는 3분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
서양 동화의 마녀들은 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닐까?
※ 편집자 주 : 이 글의 1~3은 The Atlantic의 「Why do witches ride brooms」를 번역한 글이며, 4는 역자가 이해를 위해 보충한 부분입니다. 서양 동화에 나오는 마녀들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그런데 마녀들이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마녀의 빗자루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빵 얘기부터 해야 한다. 1. 빵과 맥각 중세 유럽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빵은 주로 호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 [Read more...] about 서양 동화의 마녀들은 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닐까?
내셔널 지오그래픽: 올해의 자연사진 후보작 11
1. Ice Flowers 오스트리아의 Thiersee 호수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이미지. Stefan Thaler/National Geographic Nature Photographer of the Year 2. Infinite Road to Transylvania #6 루마니아 바바루에서 트란실바니아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 Calin Stan/National Geographic Nature Photographer of the … [Read more...] about 내셔널 지오그래픽: 올해의 자연사진 후보작 11
당신이 몰스킨에 대해 알아야 할 것
“내 책상 뒤의 가로 8인치, 세로 5인치인 오렌지와 크림색의 색인 카드 상자(이베이에서 산 벨로스 85 제품) 곁에는 작은 검은색 공책 세 권이 쌓여 있다. 이 공책에는 아이디어나 글귀 같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끼적여두었다. 아마 다시 읽을 일은 절대로 없을 텐데도 보관하고 있다(다시 읽는다고 해도 무슨 말을 썼는지 알아보지도 못하겠지만). 그 공책은 물론 몰스킨Moleskine이다. 그렇게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공책은 몰스킨 외에 거의 없다. 작고 검은 몰스킨은 거의 종교적인 … [Read more...] about 당신이 몰스킨에 대해 알아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