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었던 지난 9월 19일, 번잡한 청량리역에서 십 분 정도 걸어 도착한 서울 제기동의 쪽방촌 골목은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오래 방치된 집들의 담벼락은 새까만 곰팡이가 뒤덮었고 골목길 마다 고철과 유리파편, 담배꽁초 따위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순식(68)씨가 사는 곳은 그 골목 한 구석에 자리한, 창문도 없는 한 평 반(4.95㎡)짜리 쪽방이었다. 한 평 남짓 공간에서 ‘생존비’로 버틴다 “오늘 같은 명절이 오고 전 부치는 냄새가 나면 그저 … [Read more...] about 독거노인과 고독사 “아무도 모르게 죽는 신세는 면했으면”
사회
[육아 완전 분석] 어머니의 마음, 최연혜 사장의 육아일기
어머니는 일찍부터 시류에 밝으셨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지난해 총선 대전 서구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박근혜 정부 전에는 노무현 정부 대통령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이기도 했다. (참조 링크) 그런 어머니께서 코레일 사장이 되셨다. 어머니는 칼럼을 통해 “국가 기간 교통망인 고속철도에 민간 참여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정부를 강력히 비난”한 바 있으며, “민간을 … [Read more...] about [육아 완전 분석] 어머니의 마음, 최연혜 사장의 육아일기
철도에 독립적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민노총 첫 공권력 진입 후 종일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속상함이나 씁쓸함 같은 감정이 퍼지면서 이 사건의 여파는 당분간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노동자를 대표하고 권리를 구현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태도 때문인데요, 이건 결국 노동에 대한 태도이고 우리 대부분이 노동자이기에 더욱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래는 『철도의 눈물』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접어 두었던, ‘노동조합’에 관한 글입니다. 지난 2011년 5월 8일, 부산발 서울행 KTX … [Read more...] about 철도에 독립적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IT인 여러분은 안녕들하십니까?
날이 춥습니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한기가 세상에 가득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이미 일련의 사건들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친구가 그러더군요. 인터넷에서 각종 IT 이슈를 접하면서도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죄책감마저 든다구요. 어찌 그 친구만의 심정이겠습니까. 저 역시도 그런 심정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밤샘에 휴일 근무까지 하며 몇 달간 월급도 밀려가며 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랬는데도 허무하게 회사가 … [Read more...] about IT인 여러분은 안녕들하십니까?
철도 민영화 파워블로거 포스팅 청탁의 추억
영국에 살면서 느낀 대한민국 대중교통의 편리함 영국에 1년 반 정도 살면서 옥스퍼드에서 런던 사이, 또 주변의 여러 도시들로 기차를 많이 타고 다녔다. 영국은 기차가 처음 발명된 나라니 만큼 기차 시설이 잘 돼있을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다. 비싸고 기차 내부도 지저분하다. 무엇보다도 표 한 장 사는 것부터가 일이다. 같은 노선이라도 기차를 운영하는 회사가 여러 곳이고, 시간대마다, 요일마다, 패키지에 따라, 왕복여부에 따라, 얼마나 일찍 사느냐에 따라, 또 환불 조건에 따라 가격이 … [Read more...] about 철도 민영화 파워블로거 포스팅 청탁의 추억
행복한 나를: 행복들하십니까?
몇 번인가 해고를 경험하고서 널 만났지. 그래서 더 취업이 두려웠는지 몰라. 하지만 직장을 갖게 되고 출근하게 되는 건 내가 정규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 너처럼 바쁜 활동 중에도 하루 월차휴가 받으면 성과 있는 것처럼 너도 느껴지는지 매일 밤 집으로 돌아갈 때 야근수당이 있다면 힘든 하루 지친 내 마음이 통장을 안고 쉴 텐데 지금처럼만 날 고용해줘 난 너만 변하지 않는다면 내 노동을 가질 사람은 너뿐이야 난 흔들리지 않아 넌 … [Read more...] about 행복한 나를: 행복들하십니까?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답하는 “안녕들하십니까?”
"안녕들하십니까?"에 답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인사는 서로의 편안을 물어주는 "안녕하십니까?"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힘없는 이들끼리의 인사는 서로의 안부가 아니라 생존을 물어야 했습니다. 제 경우에도 비정규직 시간강사인 동료들 끼리의 인사는 "요즘 뭘 관심있게 공부해?"가 아니라 "다음 학기는?"이었고 수강생들과 나누는 인사도 역시 "취업은?"이었지요. 강의실 안에서도 우리는 서로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상대평가라는 굴레 속에서 서로가 경쟁자가 되어 누가 … [Read more...] about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답하는 “안녕들하십니까?”
진주의료원에서 뵀던 분들, 안녕들 하십니까…
지난 9월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에 홀로 살던 70대 노인이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이 노인은 자살을 택한 바로 그날 간암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분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유가 자식들이 떠안을 의료비 부담 때문이란 걸 보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라. 내가 수술하면 결국 너희들에게 부담이다"라는 유서를 남길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는 비록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 [Read more...] about 진주의료원에서 뵀던 분들, 안녕들 하십니까…
의료민영화? 우리에겐 민영화할 공공병원이 거의 없다
지난 주말 주요 포털 사이트마다 '의료민영화'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느닷없는 일이었다.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열렸던 전국의사궐기대회의 영향 때문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의 의사들이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여의도 공원에 모였다. 그날 여의도 공원 주변에는 의사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활동 의사 수는 8만여명이다. 전체 활동 의사 가운데 약 1/4이 여의도 공원에 모인 셈이다. 놀라운 일이다. 여의도 의사집회 현장에는 … [Read more...] about 의료민영화? 우리에겐 민영화할 공공병원이 거의 없다
코레일 파업 완전분석 – 파업과 민영화와 한국철도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총파업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여론은 비교적 호의적이지만, 파업이 계속 이어진다면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국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아마도 이번 파업은 역대 최장 파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름에 이미 한국철도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 몇 가지를 기술한 바 있다. 여기서는 철도와 파업과 연결된 쟁점 가운데 핵심 쟁점 몇 가지를 골라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파업 자체: 관전 포인트 철도파업은 다른 파업과 다르다. … [Read more...] about 코레일 파업 완전분석 – 파업과 민영화와 한국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