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공중파와 종편을 점령했던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한편의 잘 짜인 역할극이었음이 밝혀졌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기자회견 사전각본은 이날 12명의 기자가 던진 질문과 대통령의 답변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연기였음을 보여준다. 중간중간의 추임새와 추가질문까지도 사전에 기획된 대본을 따른 것이라고 하니 청와대의 꼼꼼한 기획력에 박수를 보내야겠다. by 뉴스타파 - 박근혜의 애완견과 '코드예산' (2014.1.10) 신년기자회견을 빙자한 이 기막힌 역할극에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고 있다. … [Read more...] about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연기대상 어워드
누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SNS 등을 통해 퍼져 나가는 잘못된 유언비어를 바로잡지 않으면 개혁의 근본 취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국민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이시다. 대통령의 말씀처럼 유언비어는 나쁘다. 그럼 올 한 해동안 한국에서 어떤 유언비어가 유행했는지 돌아보자. 올여름 무렵부터 전국의 노인정에는 정체 모를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달 20만원씩 줄 것이라는 달달한 소문이었다. 박근혜 … [Read more...] about 누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가
“당신 조국이 어디야” 그거 알아서 뭐하게?
"박근혜 사퇴하라" - 당신 조국이 어디야? "천안함은 좌초됐다" - 당신 조국이 어디야?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 당신 조국이 어디야? "한미 FTA 반대한다" - 당신 조국이 어디야? "반값등록금 실시하라" - 당신 조국이 어디야? '생각의 조국'을 묻는 것은 국가주의자들의 일관된 문법이다. 저들이 말하는 '조국'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아마 내 조국과는 다른 나라일 것이다. 적어도 나의 조국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국가라고 믿고 … [Read more...] about “당신 조국이 어디야” 그거 알아서 뭐하게?
국정원사건,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을까?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는가? 국정원사건이 터진 이후 줄곧 머릿속에 맴도는 의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수만 명의 성난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분노를 표하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의문스럽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정원과 국방부, 보훈처가 동원되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법무부장관과 경찰조직이 동원되었던, 이 초유의 사태를 대하는 대중의 분노는 충분한 것일까? 광장의 촛불이 뜨겁긴 하나 이 정도 블록버스터급 선거범죄에 대한 반응치고는 너무 소박하지 … [Read more...] about 국정원사건,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을까?
‘북한 총공격’소식에 놀라지 않는 국민들
1938년 화성침공 속보의 추억 1938년 10월 30일, 미국 CBS라디오에서는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겁에 질린 채 거리로 뛰쳐나왔고, 뉴저지 일대는 순식간에 교통이 마비되고 폭동이 일어나 대혼란에 빠졌다.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민들을 놀래켰던 외계인침공 소식은 사실 H. G.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을 바탕으로 만든 오손 웰스의 라디오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단체로 드라마에 낚인 시민들은 멋쩍은 표정으로 집으로 향해야 … [Read more...] about ‘북한 총공격’소식에 놀라지 않는 국민들
국군의 날 미스코리아, 그리고 꽃목걸이
어린 경극 도제들이 고수들의 공연을 보면서 감탄하던 중 한 아이가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다른 아이가 묻는다 "왜 울어? 그렇게 감동적이야?" 우는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 사람들은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매를 맞았을까?" 영화 '패왕별희'의 한 장면이다. 국군의 날 퍼레이드 훈련의 악몽 일사불란한 국군의 날 퍼레이드를 보면서 그것과 유사한 감정을 느꼈다. 군대를 다녀왔거나 지금 군대에 있는 병사들도 아마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국군의 날을 맞아 … [Read more...] about 국군의 날 미스코리아, 그리고 꽃목걸이
이석기와 원세훈, 분단이 낳은 일란성 쌍둥이
예전에 어떤 글에서 원세훈을 '상상속의 유령과 싸우는 돈키호테'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석기사태로 그 표현이 틀렸음이 증명됐다. 내가 순진했고 어리석었다. '상상속의 유령'이 현실로 나타났으니 허공에 칼을 휘두른 돈키호테를 칭찬해야 하는 걸까? 원세훈의 눈에는 이석기뿐 아니라 반정부는 모두 종북세력 이석기사태로 종북세력(or그것과 가까운)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사실이지만, 원세훈의 몽상이 사실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원세훈은 국정원장 재임시절 민주노총, 전교조 등의 … [Read more...] about 이석기와 원세훈, 분단이 낳은 일란성 쌍둥이
자본론을 ‘고발’한 한국 학생, 맨큐를 ‘거부’한 하버드 학생
경제학의 대가 맨큐의 수업을 거부한 하버드의 학생들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책이 있다. 97년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100만부 이상 판매된 이 책은 10여년 째 보수주의 경제학의 바이블로 읽혀지고 있다. 2011년 11월 2일, 이 책의 저자 그레고리 맨큐의 강의실에서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맨큐 교수의 '경제학 10'강의가 시작되자 갑자기 70여명의 학생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강의실에 남기고간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의 경제학 … [Read more...] about 자본론을 ‘고발’한 한국 학생, 맨큐를 ‘거부’한 하버드 학생
기초연금 공약 폐기, 누구의 책임인가?
대통령제가 다른 권력구조와 비교할 때 거의 유일하게 갖는 장점은 보다 직접적인 책임정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장점이 발휘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바꿔 말해 대통령이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대통령제는 사실상 왕정처럼 작동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의 대통령은 막강한 권한과 무한 면책권을 동시에 가진 자, 즉 '왕'이다. 도마뱀 같은 정권, 대통령은 어디있나? 진 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사우디에서 귀국하는 … [Read more...] about 기초연금 공약 폐기, 누구의 책임인가?
채동욱 총장의 가정사, ‘알 권리’ 대상 아닌 ‘명절 오지랖’이다
여성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남의 남편의 혼외자 의혹을 규탄한다. 이슬람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지난 주 한국에서 벌어졌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 류지영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총장이 혼외자식, 즉 축첩 의혹이 있다는 구설수에 휩싸인지 일주일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들은 "이번 사퇴는 공직자 윤리의 문제이며 검찰의 독립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법무부장관의 감찰지시를 … [Read more...] about 채동욱 총장의 가정사, ‘알 권리’ 대상 아닌 ‘명절 오지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