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른여덟쯤 먹은 사무관이 국회에 찾아왔다. 쉰셋쯤 된 6급 공무원을 '달고' 왔다. 쉰셋쯤 된 6급 공무원은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서른여덟 사무관 뒤에서 두꺼운 가방에 뭔가를 잔뜩 짊어지고 왔다. 사무관은 실무를 몰랐고 6급 공무원이 나에게 굉장히 공손한 어투로 열심히 설명했다. 사무관은 "우리 주무관이 이거 열심히 해서 이번에 승진도 했어요."라고 나에게 설명하더니 6급 공무원을 보면서 "그렇지, 이 주무관?"이라며 반쯤 반말을 했다. 2 2015년 국정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 소속 … [Read more...] about 개·돼지 단상 : 공무원들의 어떤 사회
사회
신체이형장애: 답은 성형이 아니라 자존감 회복
SBS에서 방영한 동상이몽에 <내 딸은 성형중독 vs 세상은 외모지상주의!>라는 주제로 성형을 하고 싶어하는 고등학생 딸과 이를 말리는 어머니가 출연한 적이 있다. 이 방송에서 성형에 대한 욕구와 그 욕구를 대하는 다양한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우선 이 방송의 사례자로 등장한 고등학생 딸의 증상을 보면, 신체이형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체이형장애는 ‘스스로의 외모를 비하하고 못 생겼다고 생각하는’ 정신적 장애이다. 많은 사람이 외모에 대해 고민하는데, 그들은 모두 … [Read more...] about 신체이형장애: 답은 성형이 아니라 자존감 회복
군인의 동성애는 처벌받아야 하는가
정답 답부터 말하자면, 물론 “아니오”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의 성적 사생활이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는 아마 ‘왕좌의 게임’에나 나올 법한 지옥같은 중세시대에나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혹, 어젯밤의 자위행위를 죄삼아 신이 당신에게 불벼락을 내려도 엄격한 신의 심판이라며 감동하여 지옥행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거나. 오답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이유로 이런 당연한 답을 거부하곤 한다. 지난 30일 국민일보의 기사는 이런 반(反) … [Read more...] about 군인의 동성애는 처벌받아야 하는가
‘나는 창녀다’ 해시태그 논쟁 총정리
"나는_창녀다" 해시태그 논쟁 관련해서는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서로 상반되는 입장의) 글들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 이외에는 특별히 입장표명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어지는 여러 페이스북 지인의 상당히 날선 주고받음을 보고,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스스로의 입장을 설정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를 인식하게 되면서, 어떤 형태로든 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일단 <나는_창녀다#>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게시물 중 전체공개로 읽을 수 있는 모든 게시물, … [Read more...] about ‘나는 창녀다’ 해시태그 논쟁 총정리
제윤경 의원의 리쌍 사건 개입은 정당한가
어제 제윤경 의원의 개입에 대해 개인 대 개인의 재산권 분쟁에 현직 국회의원이 끼여드는 것 자체가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썼는데, 아주 장황하게 형식적 법치주의 극복의 맥락에서 반박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있어 씁니다. 사적 소유권의 탄생 1206년 동쪽에서 칭기스칸이라는 인물이 몽골 고원을 통일할 즈음에 지구 반대편에서는 존왕의 실정으로 귀족과 왕실 간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1215년 만들어진 것이 하나 있는데, '대헌장(마그나카르타)'이지요. 이 마그나카르타가 … [Read more...] about 제윤경 의원의 리쌍 사건 개입은 정당한가
남자들은 왜?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성차별을 해소하기 보다는 정당화하는 역할을 더 많이 했다. 본인이 여성에 대해 가장 많은 임상경험을 축적했으면서도 “대체 여자가 원하는 건 뭐냐?(what women wants?)”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긴 프로이트(S.Freud). 그는 “해부학은 운명이다“라고 말했다. 여자에게는 남근이 없어서 거세당할 불안이 없고, 그래서 도덕성을 습득할 이유도 없다는 거다. 유구한 성차별의 역사 이 정도로 황당하지는 … [Read more...] about 남자들은 왜?
분쟁의 ‘선악구도’에 대하여
몇 번 데인 적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너무 뜨거운 감자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 하지만 모 연예인 임대인과 임차업자의 분쟁 얘기가 어느 쪽의 갑질, 선악구도에 지나치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아서 생각을 써보고자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사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1. 임대인쪽은 법적인 책임은 다했다 나온 기사를 보자면 임대인쪽인 모 연예인 측은 최소한 법적인 책임은 다 했다. 임차인이 전 임대인과 맺은 최장 5년 갱신의 구두약속을 했다지만 증빙이 없는 … [Read more...] about 분쟁의 ‘선악구도’에 대하여
권리금 문제 단상: 건물주 리쌍의 강제집행에 즈음하여
초기 비용 서울 도봉구 방학동 6969-69번지 팝핀세상 빌딩 1층에 위치한 횟집 폭풍수산. 사장 리스완 씨는 이 횟집을 열기 위해 꽤나 큰 돈을 썼다. 같은 자리에 있던 횟집 우라까다시 사장은 긴 시간 이 자리를 횟집 자리로 다져놓은 댓가와 이런저런 간단한 노하우, 그리고 입지에 대한 댓가로 1억 원을 요구했다. 소위 말하는 권리금이다. 리스완 씨는 이어 이 단순한 횟집을 자신의 남성적인 외모에 어울리는 세련된 모더니즘 스타일로 꾸미기 위해 인테리어 비용 5천 만 원을 … [Read more...] about 권리금 문제 단상: 건물주 리쌍의 강제집행에 즈음하여
법에 대한 어떤 관점들
리쌍, 우장창창, 강제집행 오늘 아침, 리쌍이 건물주로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곱창집 '우장창창'에 강제집행이 들어왔다. 검은 옷을 갖춰입은 사설 경비업체의 직원들과, 하얀 헬멧을 쓴 '공무집행' 용역들과, 가게를 지키려는 시민들이 한 데 뒤엉킨 풍경은 거의 난장판에 가까웠다. 오랜만에 만난 용역들은 그다지도 한결같을 수가 없었다. 문신, 맞춰입은 옷, 금목걸이 금팔찌 금반지에 냉소적이거나 경멸하는 듯한 표정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 [Read more...] about 법에 대한 어떤 관점들
헐크 호건의 1630억 원짜리 동영상
헐크 호건은 오늘날 프로레슬링 ‘산업’이 존재하게 한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0년 가까이 프로레슬링의 상징적 존재로, 어린이들의 우상으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 왔습니다. 하지만 60이 넘은 지금 그의 말년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선수로서 예전만큼 활약할 수 없는 건 당연하겠습니다만, 사생활 스캔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을 허물고 있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특히 그의 동영상 유출 사건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라디오 DJ인 친구 토드 클렘(그는 후에 … [Read more...] about 헐크 호건의 1630억 원짜리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