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난파 작곡의 <봉선화>는 일제 시대의 대표적인 금지곡이었다. 왜 금지곡이었을까.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어언 간에 여름 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의 2절이나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의 3절에 이르면 이 노래를 듣는 조선 사람들은 죄다 노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손을 얼굴에 묻고 엉엉 울기 바쁠 … [Read more...] about 1987년 8월 18일, 금지곡들의 광복절
음악
‘가짜 역주행’ 말고 ‘진짜 역주행’을 만드는 명곡의 원칙
멋진 대중음악을 만드는 방법: ‘Pop It Up’
대학교에서 대중음악사(史) 및 음악산업에 대한 강의들을 매 학기 해왔지만 수업에서 교재로 쓰거나 더 깊은 이해를 위한 참고 서적으로 추천할만한 책을 찾으려고 하면 막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음악산업의 특징이나 음악사 등에 대해 잘 설명하는 책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책들은 지나치게 ‘비즈니스’적인 관점에 치중해 음악 자체에 대한 설명을 결여하거나, 명색이 대중음악 관련 서적임에도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둘 만한 음악인 및 노래를 제대로 … [Read more...] about 멋진 대중음악을 만드는 방법: ‘Pop It Up’
그 남자의 공구: 38세 현악기 제작자 김주표
170억 원(1590만 달러).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이올린 가격이다. 이른바 ‘스트라디바리우스’라 불리는 바이올린으로, 이탈리아 현악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작품이다. 그가 나고 자란 이탈리아 크레모나에는 바이올린 제조를 배우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모여든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크레모나 출신의 유학파들이 바이올린 제조 시장의 주류를 형성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현악공방을 운영 중인 김주표 제작자는 순수 국내파다. 바이올린 목재 수입부터 자르기, 다듬기, 붙이기, 칠하기, 마무리까지 … [Read more...] about 그 남자의 공구: 38세 현악기 제작자 김주표
뜨거운 감자 “중력의 여자 : 불편함 속에서 편안함 찾기”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다. 뜨거운 감자는 2012년 발표한 5집 『Who Doesn't Like Sweet Things』 이후 6년 만에 새로운 곡을 발표했다. 누군가는 연가라 생각할 수 있는 신곡 <중력의 여자>는 사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뜨거운 감자의 음악에서 듣기 어려운 형식의 곡이기도 하다. 팀의 프론트맨인 김C를 만나 <중력의 여자>와 그동안의 음악, 그리고 삶에 관해 물었다. 질문이 던져지면 한참 동안 답이 이어졌다. 달변이었고, 밑줄을 긋고 싶을 … [Read more...] about 뜨거운 감자 “중력의 여자 : 불편함 속에서 편안함 찾기”
강남에 숨은 보석, 마음을 치유하는 LP바 5곳
필름카메라, 롤러 스케이트장, 흑백 사진관 같은 복고 트렌드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빠르게, 더 빠르게!'를 외치며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추구하는 유행이나 가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 하다.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유지되었던 ‘LP바’도 그 중 하나. 뾰족한 바늘이 선을 따라 미끄러지며 내는, 약간의 잡음이 섞인 따뜻한 소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남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LP와 현대 감성을 충족시키는 매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 [Read more...] about 강남에 숨은 보석, 마음을 치유하는 LP바 5곳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문화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함께걷는아이들’ “보통의 아이들에겐 음악이 취미이거나 사치일지 몰라도 그들에겐 하나의 대안적인 삶입니다.” 유원선 ‘함께걷는아이들’ 사무국장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우영(가명, 18세) 군의 어릴 적 별명은 ‘아메바’였다. 그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무기력하게 늘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탓에 원시 생물인 아메바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4년 전 그의 손에 타악기가 쥐어지자 놀라운 일들이 … [Read more...] about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케이팝과 한국어 가사
케이팝을 다른 글로벌 팝음악과 차별화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한국어로 된 가사'라고 생각. 특히 해외 수용자들에게 있어서 이 '한국어 가사'가 갖는 상징성은 굉장히 크다. 한국어로 된 가사가 영어로 된 가사에 비해서 뭔가 대단히 시적이거나 훌륭한 의미를 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해외 수용자 대부분은 가사가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일반적인 케이팝 음악에서 가사가 갖는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 힙합이나 어쿠스틱 포크 음악처럼 가사가 담은 내용이나 … [Read more...] about 케이팝과 한국어 가사
그래미라는 백인 아재 디너쇼
브루노 마스의 수상 논란 힙합은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물며 켄드릭 라마 같은 스타일은 더더욱 말입니다. 그런 제가 그래미 수상 결과를 보고 화가 났다는 건 그래미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거겠죠. 올해 그래미는 ‘대상’ 격인 3개의 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을 모두 한 명에게 몰아주었습니다.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이 결과는 결국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보탤 말도 뺄 말도 없이 그래미는 음악 시상식입니다. 한국의 … [Read more...] about 그래미라는 백인 아재 디너쇼
브랜드의 창의력은 ‘혼자’가 아닌 ‘같이’에서 온다
지난 10월 17일, 포시즌스 서울에서 열린 비즈한국의 브랜드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TBWA 박웅현 님이 '브랜드와 창의성'을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공감도 가고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브랜드에게 창의력=발상이 아닌 이유 박웅현 님은 30년간 광고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창의력=발상'이란 말에 동의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브랜드의 창의성과 시인의 창의성은 다르다. 시인의 경우 발상이 시 한 편이 되고 창의성이 될 수 있지만, 브랜드의 경우는 다르다. … [Read more...] about 브랜드의 창의력은 ‘혼자’가 아닌 ‘같이’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