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여러분, 당신들은 해냈습니다. 그리고… 엿 됐습니다.” 로버트 드니로가 올해 초 뉴욕대 예술대학 티쉬스쿨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의 한 구절이다. 타임지가 올해 최고의 졸업식 연설로 꼽기도 했던 이 연설에서 드니로는 “이제 여러분 앞엔 ‘거절 당하는 인생’이라는 현실의 문이 있을 것이니 좌절하지 말고 '다음!'을 외치며 힘을 내라”고 말해 졸업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드니로는 그의 말을 연기로 보여주었다. 영화 <인턴>에서 그는 30세 여성 CEO가 이끄는 패션테크 … [Read more...] about ‘인턴’의 로버트 드니로가 까칠한 CEO를 사로잡은 비결
영화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며칠 후에 2차대전 동부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할 생각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볼만한 영화 클립을 모아보겠습니다. 먼저 핀란드 영화인 <겨울전쟁>(1989)입니다. 핀란드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 끊임없는 전투씬이 나오며 무장, 전차와 전투기 고증도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 직전인 1939년~1940년 겨울이 벌어진 전쟁으로, 절대적 약자였던 핀란드가 고군분투 끝에 많은 영토를 잃고서 2차대전에서 추축군에 참전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영화에는 … [Read more...] about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홍상수의 RPG와 게임적 리얼리즘
“홍상수는 게임을 무심하게 쳐다보지만, 김기덕은 번번이 자기가 그 게임 안에 들어가 앉아 있는 사람이다. (중략) 홍상수는 술래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김기덕은 자기가 술래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조해진다.” - 정성일, <필사의 탐독> 中 “포스트모던화는 큰 이야기의 쇠퇴를 의미한다. 큰 이야기의 쇠퇴는 사람들의 현실인식이 다양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아즈마 히로키,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中 일본의 사상가 아즈마 히로키가 미연시게임, … [Read more...] about 홍상수의 RPG와 게임적 리얼리즘
‘제국주의의 치어리더’, 박경원의 삶
어느 소설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소설 속 어머니의 이름이 ‘쌍년’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왜 쌍년이었는가 하면 손자를 기대하던 할아버지에게 손녀 소식이 전해지고 쭈뼛쭈뼛 이름을 뭐라 지을꼬 여쭈자 이 할아버지 담뱃대를 집어 던지며 “쌍년이라고 불러라 쌍년이!”라고 일갈해 버려 그예 이름이 “雙年”이 돼 버린 것이었다. 남아선호의 오래된 역사 속에서 딸들은 그 이름에서부터 서글프고도 한스러운, 동시에 난폭하면서 잔인한 인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끝순이니 딸그만이니 막녀니 하는 이름이 … [Read more...] about ‘제국주의의 치어리더’, 박경원의 삶
액션 블록버스터 속 여성들이 강해졌다
<암살>의 전지현,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레베카 퍼거슨,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에밀리아 클라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샤를리즈 테론...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속 여성들이 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액션 블록버스터는 근육질 남자 주인공들의 독무대로 여성은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여성 ‘원톱’이 아닌 영화에서도 남자들을 압도한다. <암살>의 전지현 우선, 멀티캐스팅 영화 … [Read more...] about 액션 블록버스터 속 여성들이 강해졌다
다자연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지난 2월 <한겨레21>은 '다자연애'를 특집기사(“두 사람을 동시에 사귈 생각 없니?” 그날부터 ‘열린 연애’가 시작됐다)로 다뤘다. 다자연애란 독점적 연애와 대비되는 말로, 세 명 이상의 사람이 합의 하에 동시에 연인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기사에 힘 입어, 다자연애에 관한 미디어의 관심이 높아졌던 상반기였다. 다자연애에 대한 높아진 관심 그 역사는 오래이나 한국에서는 활발히 논해진 적 없는 다자연애가 새삼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때는 대중문화 영역에서 논쟁적인 … [Read more...] about 다자연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영화 ‘암살’ 최동훈 감독의 두 가지 승부수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다. 그가 이전에 만든 네 편 중 세 편은 성공적이었고 한 편은 그저그랬다. 성공작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최동훈 감독의 장기는 캐릭터와 리듬이다. 성공한 영화들과 성공하지 못한 영화들의 차이점으로 <암살>을 분석해보자. 살아 있는 캐릭터와 경쾌한 리듬의 편집이 강점 우선,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은 모두 멀티 캐스팅으로 캐릭터의 강점을 극대화한 영화들이다. 반면 … [Read more...] about 영화 ‘암살’ 최동훈 감독의 두 가지 승부수
『은교』의 이적요 시인과 노욕의 덧없음
이적요(박해일 분)는 '적요(寂寥)'라는 필명처럼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고 있는 시인이다. 그는 유명하지만 돈을 좇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집에서 시를 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동경을 받고 있다. 그런 그의 곁에는 제자 서지우(김무열 분)가 있다. 그는 문학과는 거리가 먼 이공계생이었지만, 문학에 불꽃이 타올라 이적요에게 자신을 수발로 써달라고 애원해 그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늙음과 후회되는 행동들 늙는다는 것.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어나 … [Read more...] about 『은교』의 이적요 시인과 노욕의 덧없음
할리우드 고전 프랜차이즈가 부활한다
지난 5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끌었다.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악의 연대기>는 초반에 1위를 달리다가 뒤처졌는데, 이로 인해 입소문이 영화 흥행에 중요한 변수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매드맥스>는 개봉 전부터 시사회로 미리 영화를 본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아날로그 액션 영화라는 평가와 근육질 남성이 등장하는 여느 액션영화와 달리 강인한 여성이 실질적인 주인공이라는 점도 … [Read more...] about 할리우드 고전 프랜차이즈가 부활한다
캡틴 아메리카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마블의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커다란 별이 새겨진 비브라늄 방패를 든 채 종횡무진 활약하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분). 어벤저스의 팀 리더이자 지휘관의 역할로, 작품 전반에 걸쳐 영웅으로서 강한 존재감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그가 가끔 나침반을 열어 안에 부착된 빛 바랜 한 여인의 사진을 쓸쓸한 표정으로 회상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여인의 이름은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 분)로 캡틴 아메리카의 첫사랑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왜 페기 카터를 잊지 … [Read more...] about 캡틴 아메리카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