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턱걸이 서울시민이다. 서울과 하남의 경계에 있는 강동구에 산다. 5호선 상일동역 근처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되어 있다. 아파트 숲 사이로 낮은 산이나 숲이 자리 잡고 있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다. 예를 들면 A단지 아파트에서 근린공원 숲을 통해 B단지 아파트로 갈 수 있다. 덕분에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살기 좋은 동네다. 자동차의 소음 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기 때문이다.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 [Read more...] about 보행 약자라고 상상하며 걸어 보았다
생활
술, 그 이상의 의미
Q. 죽기 전 마지막 만찬으로 어떤 음식이 좋을까? A. 슴슴하게 끓인 돼지고기 짜글이에 얼기 직전으로 시원해진 소주 한 잔. 천국이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서늘해질 무렵 소주 한 잔 탁 털어 넣고 여운이 가시기 전에 뜨끈한 짜글이 국물에 쌀밥 슥삭 비벼 한 숟갈 물고, 큼직한 계란말이 가득 욱여넣어 오물오물 씹으면 "여기 소주 한 병 추가요" 소리가 절로 난다. 크으, 소울 푸드 뭐 거창할 거 있나. 바로 이 맛이다. 술을 썩 잘하지는 못한다. 뭐, 잘하는 것만 좋아하라는 법은 … [Read more...] about 술, 그 이상의 의미
플라스틱 쓰레기를 입으세요
우리 주변에는 플라스틱이 참 많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플라스틱을 버리죠. 이렇게 수많은 플라스틱 폐기물, 얌전히 소각장이나 매립지에서 처리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강과 바다로 많은 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연간 800만 톤에 달한다고 하네요. 심지어 2030년엔 5300만 톤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쓰레기들은 온 바다를 떠돌면서 물고기를 병들게 하거나 바다새의 창자를 찢고, 거북이의 목구멍을 막습니다. 쓰레기들은 이리저리 … [Read more...] about 플라스틱 쓰레기를 입으세요
지금, 당신 등의 ‘성분표’에는 뭐가 적혀 있나요?
엄마에겐 참기름에 대한 철칙이 하나 있다. 참기름은 무조건 전통시장 기름집에서 갓 짜낸 것만 산다는 것이다. 노란색 혹은 빨간색 플라스틱 모자를 쓴, 소주병에 담긴 그 참기름 말이다. 엄마가 기름집의 참기름만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맛과 향 때문이다. 마트에서 파는 난다 긴다 하는 대기업들의 제품은 따라올 수 없는 진한 맛과 향이 있다는 것이다. 기름집 참기름 맹신자(?)의 딸로 몇십 년을 살았으니 이젠 눈 감고도 공장 출신과 기름집 출신을 구별할 수 있다. 이 차이는 단순히 … [Read more...] about 지금, 당신 등의 ‘성분표’에는 뭐가 적혀 있나요?
새해 목표와 함께 다이어리에 써보면 좋은 3가지 질문
새로운 다이어리를 꺼내고, 흰 종이에 자신을 다시 기록해나가는 시기입니다. 새해가 다가오는 만큼 목표를 새롭게 적기 좋은데요. 저 역시 이 시기가 되면 한 해를 뒤돌아보고, 내년 계획을 세우며 이것저것 합니다. 목표 세우기, 습관 점검 등 여러 가지를 적지만 이와 더불어 추천하고 싶은 3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새해 목표를 쓸 계획이시라면 함께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1. 지난해의 가장 내 삶의 큰 이슈는 무엇이었나요? 2020년 5대 뉴스 만들기 자신의 … [Read more...] about 새해 목표와 함께 다이어리에 써보면 좋은 3가지 질문
소음과 정보, 그리고 지식 사이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모바일에서, 컴퓨터, TV, 혹은 책을 통해서 하루 종일 읽습니다. 유튜브, 네이버,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정보는 무엇이든 얻을 수 있죠. 요즘에는 찾지 않아도 알고리즘에 의해서 좋아할 만한 정보가 스스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원할 것들을 학습해서 보여주는 알고리즘이 점점 정확해지고 있죠. 그래서 생각보다 일상생활에서 '읽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누군가가 올린 영상과 글을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도 하죠. 지식의 … [Read more...] about 소음과 정보, 그리고 지식 사이에서
자취할 때 늘 배가 고팠던 이유
장보고 요리하고 차려 먹고 치우기 혼자 살면서 새롭게 존경하게 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혼자서도 밥을 정성스레 예쁘게 정갈하게 잘 차려 먹는 사람들. 자취할 때 잘 살기 위한 요소 3번째는 '밥해 먹기'로 정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혜원이 한 대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배고파서 돌아왔어." 치열하게 살던 서울살이를 내버려 두고 불편한 시골로 온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배가 고팠다고 했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 [Read more...] about 자취할 때 늘 배가 고팠던 이유
찌질함에 대하여
스무 살 여름방학 이후부터 스물한 살 겨울까지 치킨이 주메뉴인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최저시급은 3,770원이지만 암흑세계에서 형성된 다크 시급 2,800원만 줘도 별문제 되지 않던 시절이다. 주 4일. 월수금토. 오후 5시부터 새벽 4시까지. 마감하고 나면 해 뜨는 걸 보며 귀가한다. 서른다섯 테이블을 혼자 뛰어다니며 열두 시간을 밤새 일해도 하루 일당이 3만 5,000원을 밑돈다.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이 모자라지도 않았다. 내 욕심이었나. 생각해 보니 공부를 열심히 … [Read more...] about 찌질함에 대하여
웅크린 고양이가 아니라, 접시입니다
고양이가 동그랗게 웅크리고 잠을 잡니다.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그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접시입니다. 러시아 도예가 Tatiana의 고양이 접시 작품들입니다. 그녀는 고양이를 무척 사랑합니다. 그 마음을 도자기에 담으며 접시는 물론 고양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 접시가 매력적입니다. 단순히 고양이를 접시에 그린 것이 아니라 접시 전체가 고양이의 모습으로 보이도록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웅크린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 [Read more...] about 웅크린 고양이가 아니라, 접시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삶을 보며: 프로페셔널이 된다는 것
1.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 프로선수들의 삶을 보면, 인생이라는 게 얼마나 알 수 없고 다채로울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된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막을 내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그 열풍이 시들면서, 당시 어느 스포츠선수 못지않게 큰 인기를 누리던 프로선수들은 각자의 삶을 선택해야 했다. 보통 다른 스포츠는 종목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선수 생활이 끝나면 코치, 감독, 강사, 교수, 협회위원, 해설위원 등 어느 정도 정해진 길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e스포츠였던 … [Read more...] about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삶을 보며: 프로페셔널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