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설 때였다.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길거리 여기저기 내걸린 펼침막들이 명절 분위기를 자아냈다. 내가 사는 전북 군산에서는 일주일 전쯤부터 거리 곳곳이 펼침막 모드로 바뀌기 시작했다. 요새 설치되는 펼침막은 짤막한 문구임에도 세태와 시류의 풍향이 담겨 있는 듯하다. 명절 때 걸린 펼침막을 보고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어느 날의 퇴근길이었다. 교차로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던 중 인상적인 문구가 담긴 펼침막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에미야 어서 와라~ 올해 설거지는 … [Read more...] about “결혼과 동시에 부계사회의 노예가 되었구나”
생활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한 페이스북 유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사람의 피드를 가보았더니 무척 살기 좋아 보였다”고 말하며, 여행은 물론이고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 사진이나 식도락을 즐기는 사진 등이 많았다고. 그 사진들과 여자로서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매칭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괴리감이라. 그 괴리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한다는 사람들 오래전 교육 봉사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 [Read more...] about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 이 글은 Los Angeles Times의 「That Asian mom is not the nanny. Why do so many people assume she is?」를 번역한 글입니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비디오를 한 번쯤은 봤을 겁니다. 작년 이맘때쯤 굉장한 화제가 되었던 영상이니까요. 화상으로 BBC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관해 이야기하던 백인 교수 뒤로 두 아이가 나타나고, 뒤이어 들어온 아시아인 여성이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몸을 구부린 채 문을 닫고 … [Read more...] about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소비자를 기분 좋게 만드는 제품의 법칙 3가지
모든 회사는 최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고의 제품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그중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을 꼽자면 ‘세계 최상급의 방식으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문제점을 잘 해결해준다고 ‘기분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용하기 쉽고 설령 없어서는 절대 안 되는 제품일지라도 ‘기분 좋음’이 부재할 수 있다.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띠게 되는 ‘기분 좋음’은 종종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 리츠칼튼 호텔에 체크인할 때 지난 투숙 … [Read more...] about 소비자를 기분 좋게 만드는 제품의 법칙 3가지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 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먹지 않아도 아는 맛이 있다. 외롭고 쓸쓸한 맛이다. 모두가 떠난 곳에 남아본 적 있는 이는 알 것이다. 그해 설에는 유독 눈이 많이 왔다. 폭설이 발걸음 소리마저 삼켜버린 그 날도 나는 … [Read more...] about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어느 날 ㅍㅍㅅㅅ 이승환 수령과 채팅을 했다. 젊지는 않지만 나보다는 젊으니 이런저런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귀중한 사람이다. 나는 일본에 18년 전 건너와 말을 배우고 이런저런 정신병원 식당에서 환자 밥도 만들고, 한국 고깃집에서 불판도 닦아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접시도 숱하게 닦아봤다. 이후에는 유명하다는 대학원에서 학위도 따고, 만화출판사에서 일도 하고, 만화 스토리 작가도 하고, 책도 몇 권 일본에서 내보고, 온갖 일을 다 겪어봤다. 이제는 결혼해서 아들 2명을 키우며 … [Read more...] about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괴물의 탄생
오늘은 어느 직장이든 한 명 정도는 있다는 괴물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괴물은 실력에 비해 권위의식이 많고, 공정함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좇으며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닥달을 주업으로 하는 한량 또는 일 중독자입니다. 괴물은 보통 직장 내 요직에 자리하고 있으며, 위 사람과 아래 사람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위 사람에게는 보통 회사를 구할 차기 인재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아래 사람은 절대 더 높은 자리에 가면 안 될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이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만으로 주변 … [Read more...] about 괴물의 탄생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승차 거부했던 택시운전사의 택시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개인택시운전사는 총 세 번이나 승차 거부를 했다가 면허 취소에 과태료 60만 원까지 부과됐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승객이 탑승 전에 “시흥사거리요”라고 하자 “안 간다”며 1차 승차 거부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승객이 “후암동을 간다”고 하자 그냥 가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승객이 행선지를 말했지만 가는 방향과 다르다며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승차 거부가 적발된 택시운전사는 앞으로 1년 동안 택시 영업을 할 수 … [Read more...] about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문화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함께걷는아이들’ “보통의 아이들에겐 음악이 취미이거나 사치일지 몰라도 그들에겐 하나의 대안적인 삶입니다.” 유원선 ‘함께걷는아이들’ 사무국장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우영(가명, 18세) 군의 어릴 적 별명은 ‘아메바’였다. 그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무기력하게 늘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탓에 원시 생물인 아메바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4년 전 그의 손에 타악기가 쥐어지자 놀라운 일들이 … [Read more...] about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트래픽 파이터: 자신의 삶에 불평만 하는 사람들
로또라도 맞았으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한다. 하다못해 혹은 이재용이 내 삼촌이거나, 아니면 비트코인을 내다볼 선견지명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서럽다. 먹고 싶은 것과 사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반면, 돈이 있다면 사회가 허락한 범주 안에서는 얼마든지 전지전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부자가 될 방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 부자를 아무나 하겠어 그래서 『가장 빨리 부자 되는 … [Read more...] about 트래픽 파이터: 자신의 삶에 불평만 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