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 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먹지 않아도 아는 맛이 있다. 외롭고 쓸쓸한 맛이다. 모두가 떠난 곳에 남아본 적 있는 이는 알 것이다. 그해 설에는 유독 눈이 많이 왔다. 폭설이 발걸음 소리마저 삼켜버린 그 날도 나는 … [Read more...] about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생활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어느 날 ㅍㅍㅅㅅ 이승환 수령과 채팅을 했다. 젊지는 않지만 나보다는 젊으니 이런저런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귀중한 사람이다. 나는 일본에 18년 전 건너와 말을 배우고 이런저런 정신병원 식당에서 환자 밥도 만들고, 한국 고깃집에서 불판도 닦아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접시도 숱하게 닦아봤다. 이후에는 유명하다는 대학원에서 학위도 따고, 만화출판사에서 일도 하고, 만화 스토리 작가도 하고, 책도 몇 권 일본에서 내보고, 온갖 일을 다 겪어봤다. 이제는 결혼해서 아들 2명을 키우며 … [Read more...] about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괴물의 탄생
오늘은 어느 직장이든 한 명 정도는 있다는 괴물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괴물은 실력에 비해 권위의식이 많고, 공정함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좇으며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닥달을 주업으로 하는 한량 또는 일 중독자입니다. 괴물은 보통 직장 내 요직에 자리하고 있으며, 위 사람과 아래 사람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위 사람에게는 보통 회사를 구할 차기 인재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아래 사람은 절대 더 높은 자리에 가면 안 될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이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만으로 주변 … [Read more...] about 괴물의 탄생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승차 거부했던 택시운전사의 택시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개인택시운전사는 총 세 번이나 승차 거부를 했다가 면허 취소에 과태료 60만 원까지 부과됐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승객이 탑승 전에 “시흥사거리요”라고 하자 “안 간다”며 1차 승차 거부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승객이 “후암동을 간다”고 하자 그냥 가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승객이 행선지를 말했지만 가는 방향과 다르다며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승차 거부가 적발된 택시운전사는 앞으로 1년 동안 택시 영업을 할 수 … [Read more...] about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문화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함께걷는아이들’ “보통의 아이들에겐 음악이 취미이거나 사치일지 몰라도 그들에겐 하나의 대안적인 삶입니다.” 유원선 ‘함께걷는아이들’ 사무국장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우영(가명, 18세) 군의 어릴 적 별명은 ‘아메바’였다. 그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무기력하게 늘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탓에 원시 생물인 아메바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4년 전 그의 손에 타악기가 쥐어지자 놀라운 일들이 … [Read more...] about 취미나 사치가 아닌 대안적 삶, 악기로 꿈을 연주하는 ‘올키즈스트라’
트래픽 파이터: 자신의 삶에 불평만 하는 사람들
로또라도 맞았으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한다. 하다못해 혹은 이재용이 내 삼촌이거나, 아니면 비트코인을 내다볼 선견지명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서럽다. 먹고 싶은 것과 사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반면, 돈이 있다면 사회가 허락한 범주 안에서는 얼마든지 전지전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부자가 될 방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 부자를 아무나 하겠어 그래서 『가장 빨리 부자 되는 … [Read more...] about 트래픽 파이터: 자신의 삶에 불평만 하는 사람들
비즈니스 네이밍에 영감을 줄 10가지 잘 지은 이름
이름을 정하는 일은 항상 어렵죠.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영감이 될 만한 잘 지은 이름 10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평소에 메모해둔 것들입니다. 1. B612: 마음으로 찍는 셀카 가장 잘 지은 앱 이름을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B612’를 꼽고 싶습니다. ‘B612’는 생텍쥐페리의 명작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가 사는 소행성의 이름이죠.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아야 볼 수 있어"라는 명대사를 인용해 '마음으로 찍는 셀카'라는 … [Read more...] about 비즈니스 네이밍에 영감을 줄 10가지 잘 지은 이름
그 남자의 공구: 31세 자동차 범퍼 개발자
산업인들에게 공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보급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만의 공구를 구입해 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어떤 제품을 골라 어떻게 쓰고 있을까? 아이디비가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는 산업인들을 만나 그들의 공구함을 열어봤다. 첫 타자는 자동차 외장부품을 개발하는 김범퍼 씨. Q1. 무슨 일을 하시나요? “자동차 외장부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금형 제작-사출-후가공(도장)-조립-납품에 관여하면서 제품을 육성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Q2. 일할 때 … [Read more...] about 그 남자의 공구: 31세 자동차 범퍼 개발자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 역자 주: 언어는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어떤 단어로, 어떤 문장으로 생각하는지는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의 원작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The Story of Your Life)」에서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은 언어의 이런 영향력에 본인의 상상력을 더해서, 주인공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인간의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인지력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짝사랑이었네
“넌 짝사랑을 도대체 몇 번 해본 거야?”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쓰다 보니 자주 듣는 질문이다. 보통 그럼 5,000번쯤 했다고 말하고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남몰래 항변하자면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짝사랑을 한 경험이 있지 않던가. 만약 없다면, 당신은 짝사랑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왜 사람들은 짝사랑을 인정하지 않을까? 어쩐지 짝사랑은 대단히 지질하고, 짠 내 나게 애절하며,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 답답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은 짝사랑이라는 틀 안에 … [Read more...] about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짝사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