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요즘은 커뮤니티 중심으로 많이 오해가 풀린 점도 있지만, 정보가 확산되면서 오해가 더 많이 생기기도 하는 오타쿠라는 존재에 대해서. 오타쿠라는 용어 자체는 저널리스트인 나카모리 아키오가 만들어냈다. 당시부터 일본의 성적 개방 붐(난파 붐)이나 고도성장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미소녀나 만화나 애니 같은 특정 코드들로 세계관을 구축, 대화의 주된 재료로 삼는 사람들을 지칭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부터 절 대 로 호의적인 의미로 … [Read more...] about 오타쿠의 이미지에 관한 잡설
해적판 보는 사람들에게
여러분, 만화는 정말 어렵게 만들어집니다. 혹시 백지나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원고 화면 때문에 토할 거 같은 기분을 느껴보신 적 있습니까? 대부분 작가가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항상 새로운 거 만들어내기 위해서 매일같이 그렇게 노력합니다. 정말 어려운 과정입니다. 세상일에는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라’는 온갖 매뉴얼이 있지 않습니까. 개개인의 작품들과 현장에는 그런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매분 매초 그 백지를 메꾸는 온갖 생각과 고생을 해야 합니다. … [Read more...] about 해적판 보는 사람들에게
조너선 드미 감독 불세출의 걸작 영화, ‘양들의 침묵’
조너선 드미의 〈양들의 침묵〉은 나온 지 아주 오래된 영화이지만, 역시 불세출의 강력한 캐릭터인 한니발 렉터 박사 덕분에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하는 영화다. 원작자인 토머스 해리스가 작중에서는 조연에 지나지 않는 한니발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작품을 썼을 정도니까. 작품 자체는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고 인간 혐오를 정면에서 다뤄서 사람들이 자주 거론하기는 싫어하는 모양이지만. 미국의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으로 본격화한 #MeToo 운동 영향에 영화계도 많은 피해자가 이제 용기를 가지고 이전에는 … [Read more...] about 조너선 드미 감독 불세출의 걸작 영화, ‘양들의 침묵’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2
지난 글을 쓰고 난 다음에 골라둔 곳에는 못 가게 되었다. 직장에서 일도 있고, 아들 둘이나 있다 보니 애들 관련 일도 연일 있어 아침 시간대의 스케줄 조정이 뜻대로 안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원래 가려던 체인점이 아니라 신주쿠 교엔마에 역까지 가는 길에 가장 편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밥집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로 골라봤다. 1899년에 만들어진 요시노야는 일본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음식점 체인 중 하나로 지난번 간 스키야와 함께 일본 규동 3대 … [Read more...] about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2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어느 날 ㅍㅍㅅㅅ 이승환 수령과 채팅을 했다. 젊지는 않지만 나보다는 젊으니 이런저런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귀중한 사람이다. 나는 일본에 18년 전 건너와 말을 배우고 이런저런 정신병원 식당에서 환자 밥도 만들고, 한국 고깃집에서 불판도 닦아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접시도 숱하게 닦아봤다. 이후에는 유명하다는 대학원에서 학위도 따고, 만화출판사에서 일도 하고, 만화 스토리 작가도 하고, 책도 몇 권 일본에서 내보고, 온갖 일을 다 겪어봤다. 이제는 결혼해서 아들 2명을 키우며 … [Read more...] about 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1
한국 만화잡지는 어떻게 성공했고 어떻게 무너졌나
“앞서 한국 만화는 진정으로 위기인가?”를 통해 한국 만화 위기론은 일본식 잡지 만화체제에 국한된 이야기며, 웹툰 등의 디지털 만화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또 “왜 일본 만화는 훌륭한가?”에서는 일본에서 만화가 가지는 위상과 엄청나게 많은 인적자원 규모, 그리고 그것을 양성하는 편집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한국과 일본의 만화 시장의 차이 두 번째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일본식 잡지 만화 체제의 핵심은 인력풀의 대규모 운용과 인원의 대규모/축차 투입 구조라는 … [Read more...] about 한국 만화잡지는 어떻게 성공했고 어떻게 무너졌나
인생의 기준에 대한 짧은 단상
제가 삶을 살아오면서 가장 운이 좋았던 점은, 처음으로 사회를 알게 될 때에 훌륭한 프로, 선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삶이나 한마디 말들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데 기준점이 되어 주었고, 이것이 결국 오늘을 살아가게 해 주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죠. 제가 만화를 연재하던 당시 '영 매거진' 편집장이시던 세키 상도 삶의 기준을 마련해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2000년대 초 저는 '영 챔프'에 일본통신 칼럼을 연재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장분들 인터뷰를 하러 … [Read more...] about 인생의 기준에 대한 짧은 단상
내가 만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게는 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돼지는 학교가 참 싫었습니다. 학교에 가면 살이 쪘다고 괴롭히는 급우들이, 엄마가 왜 인사를 안오냐고 묻는 선생님이, 영문을 모를 이상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그걸 못하면 무작정 때리고 보는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렇게 좋아해주던 아버지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이상한 것들을 잘 못한다고 윽박지르고 화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돼지는 알고 싶은 것들을 가르쳐 주는 책들이, 이상한 수식과 꼬부랑 글씨 보다는 멋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 [Read more...] about 내가 만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일본 걸작 애니는 왜 사라졌는가? [아즈마 히로키 인터뷰]
편집자 주: 1편 오타쿠 1세대와 3세대의 차이와 원인과 2편 오타쿠 문화에 투영된 일본의 오늘날이 나온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까먹어서 이제 내놓습니다(...) 아즈마 히로키(東浩紀/あずま ひろき): ]1971년생. 도쿄대학 대학원 통합 연구과 수료. 전공은 철학, 표상 문화론. 저서로는 [존재론적/우편적], [동물화하는 포스트 모던](제21회 산토리 학예상 수상) , [우편적 불안들]등이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중인 대중문화 연구가이자 사회 평론가. 최근 … [Read more...] about 일본 걸작 애니는 왜 사라졌는가? [아즈마 히로키 인터뷰]
일본의 만화가 원고료와 계약에 대해
만화왕국 일본의 만화가 원고료와 계약 방식들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십니다. 항시 질문이 많은 부분이고, 이런저런 오해가 많은 부분이라서 조금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제가 주로 근무를 하는 스퀘어 에닉스의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 작가의 평균적인 원고료는 얼마인가? 일본에서 완전 신인 작가분의 고료는, 그 잡지사가 중급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꾸준히 5만부 이상의 정기간행물을 내는 잡지사인 경우라도, 보통 굉장히 … [Read more...] about 일본의 만화가 원고료와 계약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