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료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요즘 어떤 일을 하는지, 그 문서는 어떻게 작성했는지’와 같이 업무적인 것부터 ‘지난 주말에 뭘 했는지, 오늘 기분은 어떤지’와 같은 사적인 것까지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질문하고, 관찰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렇게 관심을 두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동료에 대해 알아야만 그/그녀와의 진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동료에 대한 무엇을 먼저 알아보면 좋을까요? 저는 오랜 시간 슬로워커들을 관찰하며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관찰자인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한 것입니다.
성별 가림
우리는 성별에 관계없이 서로 긴밀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료들을 지켜본 결과, 성별 가림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성 가림
- 동성 가림
특정 성별에 다가가기를 주저하는 이 행동은 젠더 규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젠더 규범은 같은 규범을 따르는 동성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규범을 따르지 않는 동성과 다른 규범을 따르는 이성을 배척합니다. 각 성별에게 다른 규범이 강요되기 때문에 이성 간 공감대 형성을 통한 진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어렵습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저서 『린 인(LEAN IN)』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는 동료(이성과 동성 모두)를 배척하는 이 행동을 멈춰야 하며 동료가 겪는 피해를 인정해야 합니다. 특정 성별이 기득권을 가진 조직이라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전략적 판단을 하기에 앞서 ‘젠더 규범에 따른 특정 성별’에게 편리한 것이 아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합니다.
낯가림
누구나 낯을 가리거나 아무에게도 낯을 안 가립니다.
동료들을 대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그룹으로 구분할 수도 있었습니다(개인의 경험에 바탕하여 좀 더 다양한 유형과 특성을 다루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 낯(낯 가림)
- 안 낯(낯 안 가림)
낯은 상대를 많이 의식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데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한 말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라고 고민하기 때문에 질문하기를 주저합니다. 안 낯은 호기심이 많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답보다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공통적인 특징을 요약하자면 그룹에서 질문을 통해 대화를 주도하는 것은 ‘안 낯’, 대답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낯’, 그룹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안 낯’, 동료 개개인의 발언이나 기분 변화를 발견하는 것은 ‘낯’의 특성에 가깝습니다. 이런 이유로 낯과 안 낯은 같은 유형끼리 있을 때보다 다른 유형이 적절히 섞여 있을 때 힘을 발휘합니다.
발언하는 환경
함께 회의할 동료의 발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야 합니다.
얼마 전 슬로워크 주간 리더 회의인 ‘제로 회의’의 요일과 시간을 정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각 구성원이 ‘발언하기 좋은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합니다. 개인의 요구를 모두 반영할 수는 없지만 동료의 발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둔다면 방해 요소를 미연에 제거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발언하기 좋은 환경은 어디인지,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고 동료와 이야기해봅시다.
슬로워크의 각 구성원이 생각하는 ‘진짜 커뮤니케이션’은 저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각 구성원이 개성을 장점으로 인정받고 견해의 차이를 오류가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원문: 슬로워크 / 필자: 강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