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빨간 안경 아저씨가 각종 매체를 배회하고 있다. 드럽게 재미없는 빨간 안경 아저씨가. 이동진은 영화평론가로서 유례없는 장악력과 브랜드파워를 공인받은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이동진의 스타일과 호흡법을 흉내 내고 있으며 이 현상은 90년대 정성일의 그것보다 훨씬 더 범대중적이다. 문제는 그 프레임이 지나칠 정도로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저널리즘 출신인 이동진의 중립적이고 때로는 나이브해 보이는 태도를 흉내 내고 그의 취향을 따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리 건강한 흐름이 아닌 … [Read more...] about 평론가 리뷰. 이동진 편
인문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찾는 건 신문도 TV도 아닌 휴대폰이다. 통화를 위해서가 아니다. 언제 시작된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이즈음 휴대폰 화면에 눈과 코를 박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둘러 열어보는 건 ‘페이스북’이다. 간밤에 누가 무슨 글을 올렸는지, 어젯밤에 올렸던 글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 ‘좋아요’는 몇 개나 붙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나를 보는 것인지 남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인지 남에게 비친 나를 보려는 것인지 … [Read more...] about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한국인이 잘 틀리는 높임말 과잉 문제
1.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날에 개관한다 모레가 한글날이다. 세종 임금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1446년(세종 28년)을 기준으로 568돌이다. 이번 한글날은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고 나서 두 번째로 맞는 날이다.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다시 국가 지정 공휴일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한글날을 기리는 일은 예전 같지 않다. 몇 해 전만 해도 인터넷에 독립된 ‘한글날 사이트’를 마련하여 한글날을 기리고 각종 행사 등을 소개하더니만 요즘은 … [Read more...] about 한국인이 잘 틀리는 높임말 과잉 문제
[에세이] 잉여력 예찬
네이버 오픈백과사전은 잉여력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잉여력 ( Extra Power ) [명] 잉여짓이나 뻘짓 같은 Extra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잉여력 발산(Extra Power Radiation)은 '넘치는 잉여력을 잉여활동(Extra Activity)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잉여력은 Y(잉여)로 표시된다. 잉여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일상 속에서 충전된다. 잉여력의 충전은 의식적으로는 할 수 없다. 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사이에서 … [Read more...] about [에세이] 잉여력 예찬
김훈이 이준석 선장과 단원고 교감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
모 언론단체 행사에 참가한 작가 김훈이 모처럼 긴 얘기를 쏟아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당대의 문장가에 대한 현장의 반응이 꽤 뜨거웠던 모양이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질문 중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것도 있었다. 세월호를 소재로 작품을 쓴다면 어떤 작품을 쓰겠느냐는,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작가는 마치 예상했다는 듯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세월호 사건은 참 말하기 어렵다. 나는 이준석 선장과 참사 다음날 자살한 단원고 교감, 두 인물에 대해 관심이 있다. 선장은 우리 시대의 … [Read more...] about 김훈이 이준석 선장과 단원고 교감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
글쓰기의 핵심: 사색과 천천히 읽기
바야흐로 글로 소통하는 시대다.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매체가 일상생활의 중심권역으로 들어온 뒤 글쓰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문자와 카톡, 메신지를 비롯한 개인 간의 소통수단은 물론이거니와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역시 글쓰기를 소통의 수단으로 삼는다. 디지털의 역설이라 할 만하다. 디지털문화가 발전할수록 아날로그적 글쓰기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글쓰기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 [Read more...] about 글쓰기의 핵심: 사색과 천천히 읽기
한비자가 말하는 인간의 본성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열가지 방법 ● 인용 1. 상대방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여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망설일 경우, 대의명분을 내세워 실행을 권고한다. 또한 비열한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 행동을 하고 싶어 안달을 부리는 상대방에게는 그의 마음에 들도록 명목(명분)을 내세워 실행을 권고한다. 2. 뜻은 좋지만 그것을 달성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고 생각하는 상대방에게는 ‘뜻을 이루는 데에는 항상 실수나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려 주어 너무 완벽함에 얽메이지 … [Read more...] about 한비자가 말하는 인간의 본성
지식의 숲으로 안내하는 ‘책에 대한 책’ 모음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제대로 소화해 의식의 자양분으로 삼는 사람은 드물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모르되, 책을 통해 진정한 교양을 쌓기 위해서라면 다독만이 능사는 아니다. 많이 읽는 것보다 깊게 읽고, 사색을 통해 책에서 얻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독을 경계하고 사색을 늘리라”라는 쇼펜하우어의 일침은 그런 의미다.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책에 대한 책’ 한두 권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에 … [Read more...] about 지식의 숲으로 안내하는 ‘책에 대한 책’ 모음
김훈의 글로 살펴본 “보고서 쓸 때 지켜야 할 문장의 원칙”
쥐꼬리만큼도 안 되는 지식이라도 나눔의 차원에서 공유합니다. 밑에 언급한 원칙들은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지만, 이런 원칙을 비틀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대가라거나 원칙을 깨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지키는 편이 명확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쓸모가 있습니다. 이보다 더 자세한 여러 원칙들이 있겠지만, 제가 일하면서 깨달은 몇 가지 핵심만 적어 봅니다. 경고: 극악의 장문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좋은 내용들이 어제부터 타임라인에 올라오고 있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건 아니지만, 먹고 사는 … [Read more...] about 김훈의 글로 살펴본 “보고서 쓸 때 지켜야 할 문장의 원칙”
한글은 100퍼센트 국산품이다
"한글은 옛 글자를 모방해 만들었다." 세종실록은 훈민정음 창제를 다루면서 '자방고전(字倣古篆)'이라고 썼습니다. 이 표현을 가지고 '한글은 수입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오늘날에도 적지 않습니다. 한글은 다른 곳에서 쓰던 문자 또는 예전에 쓰던 문자를 새롭게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목화씨=문익점, 한글=혜초? 대표적인 게 '구자라트 문자' 유입설. 구자라트 문자는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인도 구자라트 주(州)에서 쓰는 문자입니다. 글자 생김새만 보면 얼핏 … [Read more...] about 한글은 100퍼센트 국산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