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오픈백과사전은 잉여력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잉여력 ( Extra Power ) [명] 잉여짓이나 뻘짓 같은 Extra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잉여력 발산(Extra Power Radiation)은 ‘넘치는 잉여력을 잉여활동(Extra Activity)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잉여력은 Y(잉여)로 표시된다. 잉여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일상 속에서 충전된다. 잉여력의 충전은 의식적으로는 할 수 없다. 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사이에서 무념무상한 상태에 있을 때 이루어진다. 잉여력은 충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면 충전이 되지 않고, 충전하고자 하는 의도조차 없을 때 충전된다. 그런 의미에서 도와 비슷하다.
道可道非常道: 도를 도라 말한다면 더 이상 도가 아니다. – 도덕경
잉여력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남이 만든 컨텐츠를 소비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보통 이를 두고 ‘시간을 때운다'(영어로는 time-killing)라고 표현한다. 컨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냐에 따라 잉여력이 충전되기고 하고, 아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웹툰을 정주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오늘 저녁 7시 20분부터 9시 20분까지 ‘열혈초등학교’를 정주행하면서 캐릭터를 분석해야지!”라고 한다면 그건 의식적으로 의도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잉여력의 충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흔히 잉여력을 충전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게 라면이다. 라면은 계획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다. 뭐먹지~아~그냥 라면이나 먹자~해서 먹는게 라면이다. 그래서 라면은 잉여력 충전에 도움이 된다. 만일 인터넷에 있는 레시피를 스크랩해놨다가 3일전부터 준비를 하고 나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면 그것은 잉여력 충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만 밥을 하거나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끓여먹는 라면은 3.5Yb의 잉여력을 충전할 수 있다.
잉여활동이란 사람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다. 필자에게 있어서는 SNS(페북,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잉여활동이다. 이런 뻘글을 쓰는 것도 잉여활동에 해당한다. 흔히 알려진 잉여활동으로는 짤방 합성, 병맛드립 등이 있다. 잉여활동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특징이지만, 사람에 따라 관심을 받거나 어그로를 끄는 것을 목적으로 여기기도 한다.
‘아! 이건 꼭 해야지’라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이미 잉여활동이 아니다. 그저 의도된 계획 하에 이루어진 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잉여활동을 통해 잉여력을 발산할 필요가 있다. 발산되지 않은 잉여력은 찔끔찔끔 새어나가면서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기 때문에, 적절한 잉여력의 발산은 학습 및 업무에 도움을 준다. 필자 역시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옆 친구와 빙고를 여러 판 하거나, 교과서 제목을 이용한 캘리그래피를 하고 나서 학습 능률이 올랐던 기억이 난다.
잉여활동이 잘 발전하면 예술로 승화하기도 한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예술의 기원을 잉여활동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잉여활동에서 발전한 예술활동으로는 동전쌓기와 지우개 도장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서브컬처들이 잉여활동에서 기원해서 발전하고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잉여력과 창의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잉여력이 충전됨에 따라 창의력도 비례하는 걸로 알려져 있으며, 잉여력이 많이 충전될수록 잉여활동에서 측정되는 창의력이 높다고 한다. 이 연구를 접한 네티즌들은 ‘잉여력이 높으면 창의력이 높구나, 허걱’, ‘충격 창의력 잉여력 비례한다구?’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지나치게 많이 충전된 잉여력은 때로는 흑화하며, 잉여활동을 통해 발암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악 잉여력이 흑화?’, ‘내 암이 잉여력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는 지구역사상 가장 잉여력이 많이 충전되고 있는 시기이다. 그만큼 잉여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잉여력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발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