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15일,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이 남북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그것은 남북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나 이틀간(6.13~15.)의 회담 끝에 이루어낸 값진 결실이었다. 반세기만의 만남, 평화와 통일의 논의 한민족이면서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데는 무려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러야 했던 남북의 정상이 만나게 된 것은 분단의 질곡을 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념’ 아닌 … [Read more...] about 2000년 6월, 남북 정상 처음으로 손을 맞잡다
역사
우정사업본부, ‘박정희 우표’ 기어코 발행하나
시민사회단체, 독재자 미화 우려해 발행 중지 요구 기어코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올 9월에 '박정희 100년 기념 우표'를 발행할 모양이다. 지난해 4월, '박정희 100년 사업'에 골몰해 온 구미시는 우정사업본부에 이 우표의 발행을 요청했고, 우정사업본부는 5월에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의 발행을 결정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30일까지 우표 디자인 도안을 마무리하고, 7월 10일 인쇄 발주를 거쳐 9월 15일 '박정희 100년 기념 우표' 총 60만 장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 [Read more...] about 우정사업본부, ‘박정희 우표’ 기어코 발행하나
태극기가 ‘국기’가 되기까지…
국기법으로 규정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기는 그 나라의 대외적 상징이다. 미국의 성조기나 일본의 일장기, 중국의 오성홍기, 프랑스의 삼색기 등은 그것 자체만으로 그 나라의 정체성과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1883년 3월 6일, 조선 정식 국기 선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배우게 되는 7·5조의 동요 ‘태극기’를 통하여 우리는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운동회 날에 온 교정을 가득 채운 만국기의 행렬 속에서 유독 … [Read more...] about 태극기가 ‘국기’가 되기까지…
2002년 오늘: 효순이 미선이 미군장갑차에 희생되다
2002년 6월 13일 10시 45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소재 지방도 제56호선에서 주한 미군 보병 2사단 대대 전투력 훈련을 위해 이동 중이던 부교 운반용 장갑차에 깔려 여자 중학생 두 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그날은 목요일로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 날이었다. 당시 조양중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던 열네 살 난 두 여학생 신효순, 심미선은 친구들의 생일파티에 가기 위해 인도의 구분이 없던 지방도로의 갓길을 걷던 중이었다. 두 여학생은 목적지를 300여 미터 앞두고 변을 당했는데 … [Read more...] about 2002년 오늘: 효순이 미선이 미군장갑차에 희생되다
1926년 청년 노동자 송학선, 총독 사이토를 찌르다
그는 안중근을 흠모한 청년 노동자였다 1926년 4월 28일, 11시께부터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서편의 금호문 부근을 한 청년이 서성이고 있었다. 창덕궁은 이틀 전 세상을 떠난 순종 황제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었고, 금호문이 빈소의 출입문으로 쓰이고 있었다. 일제는 순종의 붕어로 3․1운동 때와 같은 거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4월 27일부터 서울 시내의 경찰병력을 증강했다. 돈화문 앞에 임시 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경찰은 물론 기마 순사와 헌병까지 배치하여 삼엄한 경계를 펴고 … [Read more...] about 1926년 청년 노동자 송학선, 총독 사이토를 찌르다
끔찍한 반공 이데올로기 : 이북면과 북계리, 그리고 김무장 씨의 이야기
이북 새끼들과 북괴 놈들 이태 전인 2015년으로 기억된다. 창원동읍농협 김순재 전 조합장을 만난 적이 있다. 주남저수지 일대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적을 알아보는 과정에서였다. 무슨 말끝에 김순재 선수가 이런 말씀을 했다. “김해에 이북면이 있었어예. 와, 북한을 이북이라 한다 아입니꺼. 그래서 사람들이 ‘이북 새끼들 다 나쁜 놈들이야’ 하는 식으로 말하다 보이 느낌이 좋지 않다 캐서 이름을 바깠다 아입니꺼.”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북초등학교’를 본 기억이 났다. … [Read more...] about 끔찍한 반공 이데올로기 : 이북면과 북계리, 그리고 김무장 씨의 이야기
제주 4·3학살 주범 박진경 대령이 현충일 경남 대표라고?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경남에서도 추념식과 현충탑 참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한은정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니 박진경 대령의 위패가 현충탑 중앙에 단독으로 서 있고 '경남도 대표'라고 적혀 있다. 깜짝 놀랐다. 현충일 경상남도 추념식에서 대표 인물로 내세운 위패가 박진경 대령이라니. 왜 하필 박진경이 경남 대표인가? 그는 1948년 제주 4·3사건 진압 사령관이었다. 그의 전임 9연대장 김익렬 대령은 시위대와 평화협정을 해야 한다는 온건파였다. 그러나 후임으로 부임한 … [Read more...] about 제주 4·3학살 주범 박진경 대령이 현충일 경남 대표라고?
로자 파크스보다 먼저 인종차별에 맞선 소녀, 영웅이 되지 못한 이유는?
※ 이 글은 npr에 기재된 「Before Rosa Parks, A Teenager Defied Segregation On An Alabama Bus」를 번역한 글입니다. 1955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로자 파크스는 인종차별에 맞선 아이콘으로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9개월 앞서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유명해지지 않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당시 15세 여학생이었던 클로뎃 콜빈(Claudette … [Read more...] about 로자 파크스보다 먼저 인종차별에 맞선 소녀, 영웅이 되지 못한 이유는?
한창기, ‘뿌리깊은 나무’의 삶과 생각
얼마 전 쓴 글에서 밝혔듯 나는 요즘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직접 가보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방식으로 전시의 일부나마 더듬거리며 들여다보고 있다. 필요하면 아이에게 부탁하여 현장에서 판매하는 자료집이나 전단을 대신 구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남도전통문화연구소의 한창기 20주기 추모 전시회 《뿌리깊은 나무의 미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서울로 가는 대신 아이에게 그 전시회에 가 보라고 했고, 아이는 5월 초 … [Read more...] about 한창기, ‘뿌리깊은 나무’의 삶과 생각
왜 영국만 18세기에 실질임금이 상승했을까?
일전에 소개했던 글 ‘세계경제사 -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임금이 상승하고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는?’에서 동양에 비해 서유럽, 특히 영국 런던의 실질소득이 높았던 것이 산업혁명 발생의 이유였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 논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산업혁명 이전 시절,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본은 희소하고 대신 노동력은 풍부했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기계를 투입하느니 남아도는 인력을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서유럽, 특히 영국은 지속적인 실질임금의 … [Read more...] about 왜 영국만 18세기에 실질임금이 상승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