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박종철, 남영동에서 고문으로 지다 1987년 1월 14일 오전 11시 20분께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서울대 인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22)이 심문을 받던 중 고문으로 숨졌다. 1월 13일 자정께 하숙집에서 수사관 6명에게 연행된 채 12시간이 되지 않은 때였다. 경찰은 ‘대학문화연구회’ 선배이자 ‘민추위’ 지도위원으로 수배 중이었던 선배 박종운(26, 사회학과 4년 제적)을 붙잡기 위해 박종철을 연행하였으나 박종철은 박종운의 소재에 … [Read more...] about 1987년 스물둘 박종철, 남영동에서 지다
역사
담배와의 전쟁, 그 기나긴 역사
가족들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파트 방송이 들렸습니다. 그 내용은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니 베란다, 화장실, 세탁실, 복도, 화단, 주차장 등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굉장히 구체적인 장소들을 언급한 '경고 방송'이었습니다. 아마도 이웃집의 담배 냄새가 창문을 타고 들어와 화가 난 어느 주민의 신고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방송을 듣고는 흡연자이신 아버지는 밖에서도 제대로 못 피는데 내 집에서도 내 맘대로 못 피면 '도대체 어디서 피라는 이야기'냐며 우울해 하셨습니다. … [Read more...] about 담배와의 전쟁, 그 기나긴 역사
시대를 앞섰거나 황당했거나: 2차대전의 희한한 무기들
모 커뮤니티에 영국의 정신 나간 무기라며 톨보이에 대해 심한 과장을 해놓은 글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더군요. 매우 두터운 콘크리트로 보호받는 유보트 기지 등을 파괴할 목적으로 5톤의 초대형 폭탄을 만들어 사용한 것인데, 지극히 정상적인 무기였죠. 톨보이에 대한 글을 본 김에 2차대전에서 사용했거나 하려고 했던 황당무계한 무기를 몇 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물론 지상 순양함이나 플라이 윙과 같은 것도 많지만 그건 이미 설명했으니까 넘어가도록 하죠. 서류로만 남은 무기 중에는 요즘에 봐도 … [Read more...] about 시대를 앞섰거나 황당했거나: 2차대전의 희한한 무기들
언어는 힘이 세다
1. 때로 우리는 제정신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다. 2. 2001년, 미국에서 9·11 사태가 일어났다. 2년 뒤 미국 정부는 9·11 사태의 대응책으로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표면적으로 대량 살상 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을 제거한다는 명분이 뒤따랐다. 이 전쟁에는 ‘이라크의 자유(Freedom of Iraq)’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부여되었다. 이라크에 자유와 평화를 선사한다는 도덕적인 목표에서였다. 적국에 대한 공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 [Read more...] about 언어는 힘이 세다
1963년, 박정희의 제3공화국 출범하다
군정 19개월 후 박정희, 권력의 정점에 오르다 1963년 12월 17일, 제5대 대통령 선거(1963.10.15.)에서 당선된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한국의 세 번째 공화 헌정 체제인 제삼공화국이 출범했다. 1962년 12월 17일 국민 투표로 확정된 개정 헌법에 의해 대통령 선거와 제6대 국회의원 선거(1963.11.26.)를 거친 뒤였다. 이로써 박정희는 합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정변 주도세력이 만든, 입법·사법·행정 … [Read more...] about 1963년, 박정희의 제3공화국 출범하다
제주 이주 7년차, 아직도 말할 수 없는 금기어
제주로 이주한 지 7년이 넘었다. 지금은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아 사라졌지만, 아직도 제주 도민 중에는 ‘외지인’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사는 송당은 제주 내에서도 산골 마을이라 종종 외지인이라는 말을 듣는다. ‘아이를 낳고 마을에 사는데도 왜 외지인이라 부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물음은 제주 4.3사건을 알고 난 뒤에야 풀렸다. ‘마지막 빨치산이 체포된 마을’ 2011년 마당 텃밭을 정리하다가 탄피를 발견했다. 마을 근처에 … [Read more...] about 제주 이주 7년차, 아직도 말할 수 없는 금기어
노력에 관한 명언 10개 : 노오력이 아니다
이 글은 Richard Branson의 "My Top 10 quotes on striving'을 번역한 글입니다. 40년 이상 동안,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하는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놀라운 상품과 서비스를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사람들의 삶이 더 좋아지도록 바꾸기 위해 노력했죠. 우리가 만약 노력을 멈추었다면, 우리는 절대로 오늘날의 우리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노력없이 위대함이란 존재할 수 없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력에 관한 명언 … [Read more...] about 노력에 관한 명언 10개 : 노오력이 아니다
“차이나는 클라스”의 ‘광개토왕비문 변조설’ 방송을 비판한다
2018년 1월 3일 JTBC의 교양 프로그램인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광개토왕비문 변조설을 다루었다. 강연자는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이자 서예가인 김병기였다. 김병기는 시종일관 광개토왕비가 일본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본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강연을 진행하였고, 그가 하는 주장들은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의 과장된 리액션을 통해 놀라운 탁견, 셜록 홈즈가 하는 기가 막힌 추리인양 연출되었다. 인터넷 반응을 보니 방송 내용을 좋게 보는 시청자들도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방송을 … [Read more...] about “차이나는 클라스”의 ‘광개토왕비문 변조설’ 방송을 비판한다
1982년 1월,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1982년 1월 5일,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1982년 1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전년도 12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통금해제안’에 따라 36년 4개월 동안 시행되었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었다. 미 군정청이 공포한 ‘미 군정 포고 1호’에 따라 1945년 9월 8일부터 시행되었던 이 제도는 36년 4개월 만에 그 명운을 다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36년 동안 존속되었던 제도가 폐지된 것은 1981년 바덴바덴에서 결정된 ‘88서울올림픽 개최’가 … [Read more...] about 1982년 1월, 36년간의 야간통행금지 마침내 폐지되다
역사에 남은 동물들 이야기
야밤에 할 일이 없으니까 동물 이야기나 좀 해보죠. 1. 왕실의 고양이 이야기 사실 조선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나라였어요. 뭐 싫어한다기 보다는 '사람한테 도움되는 것도 없는 그거 키워서 뭐해?' 하는 입장이었는데, 사실 동물의 노동력까지 필요로 하지는 않는 왕실에서는 가끔 냥덕이 출몰하고는 했습니다. 실록에는 희대의 막장세자 양녕대군이 금빛 고양이를 열심히 구하려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이 때 양녕대군은 무려 재상의 집에 있는 고양이를 내놓으라고 떼를 … [Read more...] about 역사에 남은 동물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