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선 민주당 나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기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져 온 일당 독점체제가 경남에서 깨진 것이 무엇보다 신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우리 임채민 기자가 일찍이 투표일 한 달 전에 썼듯이 경남의 민주당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섰다. 자유한국당 또한 역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선 것은 마찬가지다. 선거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다. 가장 … [Read more...] about 경남에서 승리한 민주당,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기자들이 아무렇게나 익명 보도를 남발하는 이유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지난 17일 작업자가 사망한 사고가 난 양산 ㄱ 산업에 대해 안전진단 명령과 함께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창원시 신촌동 한 스테인리스 강판업체에서 … 몸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 ㄱ(26·진주시 도동천로) 씨가 압사했다.” 위에 인용한 글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전하는 기사 중 일부다. 사고가 발생한 회사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왜 회사 이름을 밝히지 못했을까. 사실관계 확인이 미흡해서? 그 회사가 명예훼손으로 걸 수 있어서? 아니면 로비를 받아서? 셋 … [Read more...] about 기자들이 아무렇게나 익명 보도를 남발하는 이유
지방소멸이 도시 사는 나와 무슨 상관이죠?
제 고향은 남해군입니다. 고향에 집이 있지만,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비어있습니다. 논도 있습니다만 이웃 어른이 부치고 있습니다. 산기슭에 있던 밭은 방치한 지 오래되어 사라졌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는 이제 아이나 젊은이가 아예 없습니다. 그나마 젊은 사람이 70대고 나머지는 모두 80대 이상입니다.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우리 집처럼 대부분 빈집이 될 겁니다. 이웃 마을도 대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자라던 시절 남해군 인구는 10만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4만 … [Read more...] about 지방소멸이 도시 사는 나와 무슨 상관이죠?
임금 격차 해소, 최저임금의 본질을 생각하자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2월 창원광장. 한 청년노동자가 연단에 올랐다. 노동자 4년 차인데 월 최저임금 120만 원을 받는다는 그는 이렇게 묻는다. "여러분들에게 정말 묻고 싶었다. 박근혜가 퇴진하면 나의 삶은 나아지는가? 이대로 계속 20~30년 살라면 나는 더 이상 살 자신이 없는데, 여러분들은 어떤가?" 당시 집회 사회자는 "여러분들의 마음도 이 노동자와 똑같을 것"이라고 마무리했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이도 있었다. 이 영상을 본 전 민병두 의원 … [Read more...] about 임금 격차 해소, 최저임금의 본질을 생각하자
독일 사람들이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방법
이 글과 사진은 최근 주독일대사로 부임한 정범구 선생이 베를린에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역사의 비극을 어떻게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글과 사진이어서 정범구 대사의 허락을 얻어 기록으로 남긴다. 과거를 잊지 않는 나라 주말을 맞아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 주변과 베를린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맞닥뜨리게 된 것은 독일의 어두운 과거 흔적들과의 만남이었다. 과거 나치가 저질렀던 만행의 흔적들이 덮이고 잊혀지지 않도록 … [Read more...] about 독일 사람들이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방법
이용마 기자 어록: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 영상을 보면서 이건 꼭 기록해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타이핑했다. MBC 이용마 기자가 정말 기적같이 벌떡 일어나 "MBC 뉴스 이용맙니다"라는 클로징을 듣고 싶다. 진정으로. 아래 글은 이용마 기자가 11일 복직 후 첫 출근에서 한 7분 발언이다. 정말 한국의 모든 기자들이 새겨야 할 주옥같은 말이다. 존경한다. 여기에 옮겨서 기록한다. 영상으로 보기 MBC의 선후배 그리고 동료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이제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라는 표현 대신에 선후배, … [Read more...] about 이용마 기자 어록: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대중과 싸우려는 언론 및 지식인, 좀 대범해집시다
저는 익명의 대중이 인터넷을 감정 배설의 창구로 삼아 올리는 악성 댓글은 그냥 쿨하게 보고 넘기는 편입니다. 2007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단련된 댓글 대응방식입니다. 물론 실명으로 진지하게 나름 논리를 갖춰 어떤 문제를 지적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댓글에는 적극 답변하고 토론도 합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중 중국 측 경호원에게 우리나라 기자가 폭행당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한 익명 누리꾼들의 댓글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언론과 일부 지식인들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 [Read more...] about 대중과 싸우려는 언론 및 지식인, 좀 대범해집시다
그 봉투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경남도민일보》에 쓴 칼럼 중 지면 제약으로 생략한 부분을 추가한 글입니다. 1993년 봄이었다.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이 대대적인 사정(司正)을 벌일 때였다. 검찰이 경남 진주에 있던 한 교구 제작 업체를 압수수색해 비밀장부를 압수했다. 그 업체는 국립경상대와 창원대, 각 중고등학교와 도서관, 교원연수원 등 30여 곳에 책걸상과 칠판 등 교구를 납품하면서 판매금액의 10~20%를 관계자에게 뇌물로 공여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로 인해 5명이 구속됐고 수십 명이 … [Read more...] about 그 봉투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신문사 편집국을 짓눌렀던 공포의 근원은?
우연히 컴퓨터 폴더에서 이 글을 발견했다. 문서정보를 보니 2012년 12월 7일 작성된 글이다. 제목은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을 보는 후배 기자의 생각'이었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그때 진주에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과 관련한 토론회가 있었고, 거기에 내가 토론자로 참석했었다. 기록 삼아 뒤늦게나마 올려본다.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을 보는 후배기자의 생각 1990년 기자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알게 된 이상한 사실이 있었다.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나 경찰의 보안수사대(대공분실)에서 … [Read more...] about 신문사 편집국을 짓눌렀던 공포의 근원은?
여양리 민간인 학살, 어떤 사건인가
※ 1999년 10월 26일 《경남도민일보》 보도 글입니다. 마산 여양리 뼈 무덤의 비밀 "비가 억수로 쏟아졌지. 그때가 아마 음력 6월 중순쯤 됐나 몰라. 그러고 나서 한 달도 채 못돼 여기서도 전투가 벌어졌으니까."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옥방마을의 박 모 씨(68)는 이렇게 49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진주가 인민군에게 함락되기 전이었으니까 적어도 음력 6월 17일(양력 7월 31일) 이전이다. 어쨌든 1950년 7월 하순쯤이었던 건 분명한 것 … [Read more...] about 여양리 민간인 학살, 어떤 사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