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정국 2018년, 곧 다가올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은 4년을 좌우할 전기가 될 것이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때를 같이하여 개헌이 추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선 당시 공약을 파기하고 동시 개헌에 반대하고 있지만, 여론은 대체로 동시 개헌에 우호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분권’이라고 이야기한다. 박근혜 탄핵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한을 분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자 한 사람에게 몰린 권력을 … [Read more...] about 정치사상사 : 개헌 정국을 여행하는 시민을 위한 안내서
역사
차가 5,000년 동안 사랑받는 음료가 된 까닭은?
유년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나는 장난감보다는 풀과 함께 자랐다. 그때는 땅에서 나는 초록색 식물은 뭐든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농사일을 마치고 온 엄마, 아빠에게 물 한 대접을 가져다주며 잎을 띄워 준 적이 있다. 나야 동화책의 한 장면을 구현했다지만 마셔야 하는 엄마, 아빠의 입장은 여간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물에 이파리가 들어간 것은 ‘차(茶)’ 또한 마찬가지 않은가? 하지만 나의 잎 띄운 물은 마시면 오늘내일할 수 있는 반면 차는 무려 5,000년이라는 역사를 기록했다. 지금도 매일 … [Read more...] about 차가 5,000년 동안 사랑받는 음료가 된 까닭은?
한 잔의 맥주가 전쟁에 미치는 영향
한 잔의 맥주는 싸움을 말릴 수 있다. 만약 맥주가 한 통이라면 전쟁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진 그해. 벨기에의 플랑드르 평원에서는 90m를 사이에 두고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했다. 몇 개월이면 끝날 것이라 여겨진 전쟁은 수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다. 계속되는 참호전. 사람들은 그곳을 죽음의 땅(No man land)이라고 불렀다. 화약 냄새와 피 냄새가 가득한 이곳에도 하얀 눈이 내렸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신호였다. 그 누구도 크리스마스를 … [Read more...] about 한 잔의 맥주가 전쟁에 미치는 영향
‘1987’ : 광장을 다루는 태도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계속해서 386세대의 감성, 부채의식, 폭력성 등을 영화에 담아왔다.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와 10년 만에 내놓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폐쇄된 공간을 통해 그의 중요한 테마들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장준환 감독은 이제 직접적으로 80년대의 한국을 담아낸다. <1987>은 영화의 제목 그대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의 죽음까지를 다룬 작품이다. 대공수사처장 박처원(김윤석), 그의 밑에서 일하던 … [Read more...] about ‘1987’ : 광장을 다루는 태도에 대해
1987, 그 직후의 실제 사진 몇 장
영화 '1987'의 배경이 되었던 1987년 당시 (어차피 교수님도 수업을 안 하기에) 학업을 전폐하고 매일 명동과 종로에서 뛰어다녔던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단한 것은 아니고 당시 대학생이면, 최소한의 문제의식이 있다면 누구나 돌을 던지거나 응원을 했습니다. 외대의 경우는 문제의식이 좀 과한 편이어서 84~87년 말까지 수업을 안 한 날이 더 많았군요. 4월 5월은 그냥 자율휴업 수준이었기 때문에 정말로 시위하러 등교를 한 셈입니다. '1987'은 보는 내내 눈물을 흘릴 … [Read more...] about 1987, 그 직후의 실제 사진 몇 장
로마사를 통해 보는, 정치 제도가 초래하는 혼란
공화정 로마 말기의 혼란은 일반적으로 기원전 109년 유구르타 전쟁으로 촉발된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등장으로 시작되어 기원전 30년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가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승리하여 제정으로 이행하면서 끝난 것으로 인식된다. 이 혼란은 공화정 로마 원로원에서 최고 권력자가 누가 될 것인가를 놓고 벌어진 내전이라기보다는 이미 지중해를 '우리 바다(마레 노스트룸, Mare Nostrum)'라고 말할 정도로 넓은 영토를 통치하게 된 공화정 로마가 앞으로 그 … [Read more...] about 로마사를 통해 보는, 정치 제도가 초래하는 혼란
빅토르 위고의 실수?: 6월에 먹는 굴 이야기
6월 5일 아침, 항상 같이 지내는 친구들인 레글과 졸리는 코렝트(Corinthe) 주점으로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졸리는 지독한 코감기가 걸려 코가 막힌 상태였는데, 레글에게 막 옮기 시작한 상태였다. 레글은 닳아 헤진 옷을 입고 있었지만 졸리는 잘 차려입고 있었다. 그들이 코렝트 주점의 문을 밀고 들어간 것은 대략 오전 9시 경이었다. 그들은 2층으로 올라갔다. 마틀로트와 지블로트가 그들을 맞이했다. "굴, 치즈와 햄 (Huîtres, fromage et … [Read more...] about 빅토르 위고의 실수?: 6월에 먹는 굴 이야기
위안부 합의를 파기해선 안 되는 이유 3가지
정부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이를 지렛대 삼아 일본과의 적극적 외교를 천명하면서 대일 외교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협상 파기, 재협상 요구가 피해자를 위한 길일까?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초강대국도 아니고 북한처럼 국제적 비난을 무시한 채 막가파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상대가 있는 중대 외교 현안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리면 뒷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나? 일본이 … [Read more...] about 위안부 합의를 파기해선 안 되는 이유 3가지
늑대를 닮은 견종들
※ 필자 주: 남자의 견종 시리즈를 대인배 도사견을 끝으로 마치고, 이 글에서는 늑대를 닮은(사실상 늑대의 피가 섞인) 견종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다음 네 종류입니다. 샤를로스 울프독(Saarloos Wolf Dog) 체코슬로바키안 울프독(Czechoslovakian Wolf Dog) 루포 이탈리아노(Lupo Italiano) 타마스칸 독(Tamaskan Dog) 한 번에 네 견종의 정보를 적는 거라 길게 쓰자면 어마어마하게 길어지므로, 읽기 쉬우시도록 … [Read more...] about 늑대를 닮은 견종들
역사 지식의 역설: 예상 가능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고 힘든 일이 뭔 줄 아세요? 정치경제학을 읽는 일이에요. 특히 당신이 쓴 정치경제학.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요. 저들(경찰)은 당신이 쓴 정치경제학을 읽지 않을 거예요." 위로의 말치곤 참 얄궂다. 막 탈고한 『자본론』을 경찰에 빼앗긴 뒤 아내 예니가 남편 마르크스에게 해준 말이다. 그런데 아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마르크스가 한마디 한다. "그런데 말이오. 정치경제학을 읽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뭔 줄 아시오? 그건 바로 정치경제학을 쓰는 … [Read more...] about 역사 지식의 역설: 예상 가능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