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언제나 취해 있기를 원했다. 반대로 이슬람은 항상 깨어 있길 바랐다. 취한다는 것, 깨어 있다는 것. 어느 쪽이든 신과 가까워질 방법이었다. 때문에 유럽은 와인을, 이슬람은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이슬람 문화권만이 추구하는 음료였다. …… 고 말하면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그렇다. 요즘 사람들은 커피를 이야기할 때 이슬람 국가보다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떠올리지. 그래서 항상 궁금했다. 커피라는 음료는 어떻게 유럽에 넘어가게 되었을까? 똑똑, 문 열어주세요 … [Read more...] about 유럽은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까?
역사
셰프는 왜 그 요상한 모자를 쓰는 걸까?
밥을 먹다 문득 주방을 둘러보면 셰프들은 오늘도 바쁘다. 조리대 앞에 선 그 기세등등한 풍채가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하다 보면 한참이다. 우뚝 선 흰 모자들이 오르락내리락. 신나는 구경이다. 갑자기 냉장실로 향하던 한 셰프가 움푹 몸을 숙인다. 주방과 냉장실 사이 낮은 천장에 그 긴 모자가 걸리지 않도록 살금살금 지나간다. 셰프들은 왜 저런 모자를 쓰는 걸까? 출발은 거기에서. 셰프의 그 요상한 모자에 관한 이야기다. '셰프 모자'의 기원 셰프의 모자, 일명 … [Read more...] about 셰프는 왜 그 요상한 모자를 쓰는 걸까?
차(茶) vs. 티(Tea)? 두 갈래로 나뉘는 이름
※ Quartz의 「Tea if by sea, cha if by land: Why the world only has two words for tea」를 번역한 글입니다. 우려 마시는 차, 한자로 ‘茶’라고 쓰고 발음도 ‘차’에 가까운 이 단어는 영어로 다들 아시다시피 ‘티(tea)’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세상에 모든 언어가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차를 ‘차’에 가깝게 발음하는 부류와 ‘티’에 가깝게 발음하는 부류로 나뉜다는 겁니다. 먼저 중국어로 ‘차’, 힌디어로는 … [Read more...] about 차(茶) vs. 티(Tea)? 두 갈래로 나뉘는 이름
무료 공개글꼴과 아래아 한글, 그리고 탁상출판
대대 행정서기병으로 현역 복무 중이었던 나는 1970년대 후반의 마지막 2년여를 중고 레밍턴 타자기를 쓰며 보냈다. 그러나 복사기가 보급되기 이전이어서 늘 먹지를 썼고 주번명령 문서를 흔히 ‘가리방’이라 불리던 등사기로 밀어야 했다. 철필로 써서 만든 등사원지를 등사기 판에 붙이고 잉크를 골고루 묻힌 롤러를 밀어서 한 장 한 장 수동으로 인쇄를 하던 시절도 이미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되었다. 타자기가 나오면서 손이 해방되었고, 곧 복사기와 컴퓨터가 나오면서 이른바 ‘인쇄 혁명’이라 부를 만한 … [Read more...] about 무료 공개글꼴과 아래아 한글, 그리고 탁상출판
어떤 패잔병의 귀환 “내 신념은 덴노(天皇)입니다.”
일본의 로빈슨 크루소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가 24일 이곳(괌)에서 발견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 고기를 잡던 미국인 어부 두 명은 24일 약 28년 전 미군이 공격할 때 정글 속으로 숨어버렸던 자칭 일본 육군 상사(실제로는 중사)라고 하는 요코이 쇼이치(橫井庄一·57)를 붙잡았는데 그는 헌 삼베 부대로 옷을 걸치고 있었으며 건강은 아주 양호한 편이었다." 1972년 1월 25일 자 동아일보는 일본군 패잔병 요코이 중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습니다. … [Read more...] about 어떤 패잔병의 귀환 “내 신념은 덴노(天皇)입니다.”
18세기 산업 혁명의 원동력이 증기기관뿐이었을까요?
※ 본 글은 Quartz에 실린 「The speed of Europe’s 18th-century sailing ships is revamping history’s view of the Industrial Revolu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오랜 기간 경제학자들은 산업 혁명의 원동력을 석탄 화력과 불타는 용광로였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은 영국 경제 전반에 걸쳐 일어난 광범위한 변화와 이를 통해 마련된 근대의 토대를 무시한 … [Read more...] about 18세기 산업 혁명의 원동력이 증기기관뿐이었을까요?
50억 달러를 날리는 가장 좋은 방법
코모도어는 재산을 가족들에게 나누게 되면 결국 다 날려버릴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재산 대부분(9,500만 달러)를 아들 윌리엄 H. 밴더빌트(William H. Vanderbilt)에게 남겼습니다. 유증 당시 9,500만 달러는 미국 재무부 보유한 것보다 많은 돈이었습니다. 자기 제국을 분할하지 않기로 한 코모도어의 결정은 옳았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코모도어 사후 9년 동안, 윌리엄은 철도 사업의 잘 운영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약 2억 달러로 두 배 늘렸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 [Read more...] about 50억 달러를 날리는 가장 좋은 방법
최초의 007은 차 스파이였다
그 날 공동묘지에는 시체 한 구가 더 묻힐 예정이었다. 중국인들은 두 손에 돌과 벽돌을 쥐고 한 남자를 쫓는다. 남자는 출구를 향해 달렸지만 날아온 벽돌에 등을 맞고 쓰러졌다. 장정들은 그의 팔과 다리를 잡고 소년들은 남자의 주머니를 뒤진다. 발버둥 치는 남자에게는 주먹과 발길질이 쏟아졌다. 젠장, 임무는 이렇게 끝나는 건가. 양귀비와 동백, 그리고 전쟁 1840년, 영국과 중국은 두 꽃을 두고 전례 없는 전쟁을 벌였다. 양귀비와 동백이다. 양귀비는 아편이 되어 중국에 … [Read more...] about 최초의 007은 차 스파이였다
코카콜라는 왜 NEW가 아닌 ORIGINAL을 강조할까?
“코카콜라 Original Taste는 무슨 맛이야?” 동생이 묻는다. “바보 그냥 코카콜라 맛이지.” 나는 오랜만에 승리감에 빠진다. 하지만 동생은 그럴 거면 왜 이 문구를 쓰냐며 카운터를 날린다. 그… 글쎄? 나는 먼 산을 바라본다. 산 아래에는 원조 할매 순대국밥 집이 보인다. 저거랑 비슷한 게 아닐까?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에게 가장 무서운 재난은 ‘새로움’이다. 130여 년 동안 음료의 왕으로 군림한 코카콜라도 그렇다. 환경은 변하고 후발주자는 강력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 [Read more...] about 코카콜라는 왜 NEW가 아닌 ORIGINAL을 강조할까?
한강의 문학을 번역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 이 글은 THE NEW YORKER에 Jiayang Fan이 기고한 「Han Kang and the Complexity of Transla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또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상세한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면 글을 닫아 주세요. 문학을 번역할 때 원문에 얼마나 충실해야 할까요? 세 가지 언어에 능통했고, 그 가운데 두 언어로는 작품을 쓸 만큼 글솜씨가 뛰어났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유려하게 다시 쓴 문장보다 어딘가 … [Read more...] about 한강의 문학을 번역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