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비가 막 갰다. 꿉꿉한 공기를 가르니 별안간 스무 살 무렵에 어른 흉내를 낸다며 즐겨 먹던 고등어구이와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난다. 이십 대 초반의 J와 나는 종종 그 골목을 쏘다녔다. ‘삼치 골목’이라고 잘 알려진 동인천의 거리로, 딱히 단골집이 있는 건 아니었고 줄지어 있는 가게 중에 발길이 닿는 곳을 찾는 정도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주인보다 먼저 생선 굽는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운이 나쁘면 빈자리가 없어서 발걸음을 옮겨야 할 정도로 거의 모든 가게가 사람들로 붐볐다. … [Read more...] about “고등어구이를 좋아하세요?”: 부슬비 오는 날, 고등어구이와 막걸리 한 잔을
책
넷플릭스보다 재밌는 홈캉스 추천 도서 4권
올해 여름 휴가는 마음껏 즐기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코로나가 두렵고 장마가 무섭다. 그래서 올해 휴가는 스트레스받으며 여행을 가느니 마음 편하게 집에서 즐기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 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3박 4일 동안 하고 싶은 것들을 준비하다 뭔가 헛헛한 마음이 들었다. 편하게 쉬는 건 좋은데 남는 것 없이 마냥 즐기자니 뭔가가 공허했다. 그래서 알찬 휴가를 위해 넷플릭스보다 재밌고 유익하며, 머릿속에 남는 것도 있는 책 4권을 골라 봤다. 집에서 … [Read more...] about 넷플릭스보다 재밌는 홈캉스 추천 도서 4권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자신이 도전하는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운영할 때 늘 글 잘 쓰는 법을 알고 싶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함께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말 잘하는 법을 알고 싶어졌다. 매일 같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찍어서 올려도 결과는 시원찮았다. 내가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늘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걸까?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고민을 한아름 안고 지내다 … [Read more...] about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수많은 팬레터를 받은 전설적인 광고 캠페인의 주인공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 그가 그의 소설 작품을 통해 은근하게 ‘샤라웃’을 보낸 독일 출신의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그가 그린 〈더 애로우 칼라 맨(The Arrow Collar Man)〉 사이에 얽힌 묘한 연결고리를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저의 억측도 몇 숟가락 겁 없이 섞어서 말이죠. 스콧 피츠제럴드와 레이엔데커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의 초반부, 주인공 '닉 캐러웨이'로 분한 토비 맥과이어가 1922년의 여름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뉴욕의 … [Read more...] about 수많은 팬레터를 받은 전설적인 광고 캠페인의 주인공
성공적인 나이 듦과 실패한 나이 듦
우리 모두가 꼭 겪기에 알아야 하지만, 거의 알지 못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노화’ 즉, 늙는 것에 관한 것이지요. 당신은 나이 듦에 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저 역시 책 『석세스 에이징』을 읽기 전에는 노화에 관해서 거의 아는 게 없었습니다. 기대수명이 점차 100세를 향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젊은 축에 속해 있어 나이 드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드는 것에 좋은 게 있을까? 여러분과 비슷하게 제가 노화에 관해서 … [Read more...] about 성공적인 나이 듦과 실패한 나이 듦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과 제도 바깥의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코로나 장발장'의 양형 이유 얼마 전 매우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한 40대 남성이 배가 고픈 나머지 구운 달걀 18개를 훔쳤다가 붙잡혀 징역 18개월을 구형당했다는 것이 요지였는데, 당연히 인터넷에서는 난리가 났다. '현대판 장발장'이라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역시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옛말이 하나 틀린 것 없다는 비판까지. 사람들은 몹시 분노했다. 그런데 처음에 난리가 나기 시작했던 무렵 분노에 앞서 조금 찜찜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여러모로 이상한 지점이 … [Read more...] about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과 제도 바깥의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우리 몸을 재미있게 배우는 최고의 책
‘교양 만화’라는 장르가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먼나라 이웃나라』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만화가 교양 만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교양 만화 시리즈가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있고 유익하게 발매되고 있다. 오늘 만난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또한 교양 만화 장르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우리 몸에 대해서 정말 재미있게 만화로 설명하는 책이었다. 평소 우리 몸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패러디와 재미있는 설명이 곁들여진 이 만화는 큰 … [Read more...] about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우리 몸을 재미있게 배우는 최고의 책
세상에서 제일 글쓰기에 관해 솔직한 책
하나. 일단 ‘문장력 향상 72단계’ 같은 책은 읽지 마라. 어떤 테크닉을 배워서 습득하면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대체로 쓸모없다. 다이어트 테크닉이 담긴 책을 백날 읽어봐야 살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둘. 가급적이면 ‘글쓰기를 위한 100가지 법칙’ 같은 책도 읽지 마라. 그 많은 법칙을 외울 기억력이 있다면 사법시험을 쳐서 변호사가 되는 편이 훨씬 낫지. 셋.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듯 써라, 라고 알려주는 책도 있던데, 꽤 그럴 듯해 보이지만 … [Read more...] about 세상에서 제일 글쓰기에 관해 솔직한 책
그 작가 지망생은 왜 필사를 했을까
글씨 쓰는 법을 바꾼 이유 잠깐 다른 말로 시작해 보자. '테일러 스위프트 필기법'이라는 게 있다. 내 글씨 쓰기는 이 필기법을 알고 난 이후로 달라졌다. 딱히 '테일러 스위프트 필기법'이라는 명칭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장 유명한 사람이 테일러 스위프트니 그 이름을 붙여보았다. 펜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엄지 끝으로 밀면서 쓰는 필기법이다. 한번 써 보면 의외로 잘 써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글씨가 좀 못나게 써진다. 실제 테일러 스위프트는 글씨 못 … [Read more...] about 그 작가 지망생은 왜 필사를 했을까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살아가면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뜨겁게 화제를 이끌며 끝맺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다룬 불륜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불륜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행위라는 걸 알고 있어도, 몇몇 사람은 손쉽게 해버리게 된다. 하지만 우스운 일은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도 절대 ‘쉽게’ 불륜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속으로는 극심한 책임감과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특히 … [Read more...] about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