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자신이 도전하는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운영할 때 늘 글 잘 쓰는 법을 알고 싶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함께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말 잘하는 법을 알고 싶어졌다.
매일 같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찍어서 올려도 결과는 시원찮았다. 내가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늘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걸까?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고민을 한아름 안고 지내다 보니 새치까지 생겼다.
그러다 예전에 책으로 읽은, 대학에서 직접 강의로 듣기도 한 강원국 작가의 새로운 책을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보게 되었다. 새로운 책 제목은 마치 나를 겨냥한 듯 『나는 말하듯이 쓴다』라는 제목이었고, 거기에 부제로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야말로 내가 책을 구매해서 읽어볼 수밖에 없게 하는 제목과 부제목이었다. 나는 곧바로 책을 구매해서 매일 아침 저녁마다 조금씩 읽었다. 강원국의 말 잘 하고 글 잘 쓰는 법을 조금이나마 터득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읽은 분량 중 중요한 건 딱 세 가지다.
질문, 관찰, 공감.
이 책에서 강원국 작가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글을 쓰고 말하면 독자(청중)과 호응하며 소통이 되는 글쓰기 혹은 말하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 우리에게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글쓰기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일기를 쓰려고 해도 ‘오늘 내가 뭘 했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 내용이 뭐였지?’라며 물어야 쓰려고 하는 글의 주제를 분명하게 정할 수 있다.
- 질문 다음에는 관찰이다. 관찰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거나 다르게 생각하면서, 우리는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관점에 따른 자문자답을 정리하는 것으로 우리는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독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이 남아있다. 글쓰기와 말하기 두 가지 모두 우리가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한 과정이다. 내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진 일을 관찰하고, 그러다 발견한 게 있어도 공감할 수 없으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
강원국 작가는 책을 통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공감 능력은 또한 소통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역지사지의 능력은 소통의 필수 요건이다. (중략)
그런데 글쓰기야말로 독자와의 소통이다. 글을 썼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독자의 반응이 글의 완성이다. 공감 능력이 있는 작가는 독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느낀다.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할까?’. ‘무엇을 궁금해할까?’, ‘이렇게 쓰면 독자가 알아들을까?’, ‘재미있어할까?’, ‘지루해하진 않을까?’ 등을 생각하며 쓴다.
이는 반응이 좋은 사람을 앞에 두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한 작가는 벽에 대고, 또는 무표정한 사람을 앞에 두고 말하는 것처럼 쓴다. 그렇게 하면 글감도 생각나지 않을뿐더러 좋은 글을 쓰기도 어렵다.
- 강원국, 『나는 말하듯이 쓴다』, p38
결국 우리가 본 것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시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독자의 시점에서 어떻게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재미있어할지 생각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콘텐츠가 독자의 공감을 얻어 곧잘 소비되는 인기 있는 화제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가 전하고 싶은 궁극적인 주제는, 바로 질문하고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쓰고 말하는 일이다. 책의 중후반 부분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더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게 된다. 흥미가 있다면 꼭 책을 읽어보자.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우리가 블로그와 유튜브 같은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할 때 사람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글쓰기와 말하기 두 가지 모두 콘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명확하니까.
내 경험이 최고의 이야기다
자신의 경험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세 가지만 지키면 된다. 감추지 말자. 세상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째, 나도 알고 남도 아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다 아는 얘기니까 남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 둘째, 나는 모르지만 남이 아는 이야기다. 이것은 내가 모르니 쓸 수 없다. 셋째, 나는 알고 남은 모르는 이야기다. 이것이 내가 써야 할 이야기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가 자서전 ‘고백록’에 쓴 도둑질한 얘기, 친척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운 얘기 같은 것 말이다. 이것을 감추면 할 말이 없다. 그래서 글을 쓰려면 개방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쓸 말도 많아지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도 얻을 수 있다.
- 강원국, 『나는 말하듯이 쓴다』p188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