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은전 한 닢’에서 한 거지가 묘사된다. 그는 '그저 은전 한 닢이 갖고 싶어' 여섯 달 동안 구걸을 해가며 동전을 모으고, 동전을 각전으로 바꾸고, 각전으로 은전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지나가는 행인에게 검사받고 싶어 한다. 의심하는 행인에게 거지는 말한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연봉 2000만원이 적은가요?" 20대에 1억 모은 짠돌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위 소설이 다시 떠올랐다. 이 청년을 거지라 보는 건 아니다. 14년 이상 봉사활동도 했을 정도로 훌륭한 … [Read more...] about 11년 희생해 1억 원 모은 청춘을 예찬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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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 위기를 막은 미국 공무원, 23명의 죽음을 막지 못한 한국 공무원
1만 명의 기형아를 낳을 뻔한 미국, 한 명의 여성이 구하다 프랜시스 켈시라는 미국의 여성 공무원이 있었다. 소속은 FDA, 즉 미국식품의약국이었는데 신약 심사 후 판매여부를 결정하는 일을 맡았다. FDA에서 처음 맡은 일은 임산부의 입덧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독일 신약의 미국 내 판매 여부에 대한 심사였다. 약의 이름은 탈리도마이드. 입덧뿐 아니라 두통, 불면증, 식욕저하 등 거의 모든 임신증후군에 잘 듣는다는 소문에 유럽 각국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보였고, 세계 최대 시장인 … [Read more...] about 기형아 위기를 막은 미국 공무원, 23명의 죽음을 막지 못한 한국 공무원
“또 하나의 약속” 배우 정영기 인터뷰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특정 대기업을 고발하는 것이 본질인 작품이 아니다. 이윤을 내기 위한 조직과 조직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조리가 어찌 대기업만의 문제일 수 있을까?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조직에서 '크기'만 다를 뿐, 비슷한 사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벌어지고 있다. 다만,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진성 반도체]가 자본 권력의 어떠한 상징이 될 수는 있기에, <또 하나의 약속>이 전하는 메시지는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유효할 것이다. 영화 <또 … [Read more...] about “또 하나의 약속” 배우 정영기 인터뷰
글에 자신만의 개성을 입히는 법
좀 뜬금없겠지만 신생아 얘기부터 시작하겠다. 아내가 첫째를 임신하고 한창 육아 관련 서적을 탐독하던 시절이다. 하루는 아내가 책을 읽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나에게 질문했다. “오빠, 신생아들은 똥을 싸면 부모가 치워주잖아. 그런데 신생아는 부모가 치우는 것을 빤히 보고 느끼면서도 자기가 치웠다고 생각한다네? 왜 그렇지?” 애기 똥 치우는 입장에서는 참 배신감 느낄 얘기다. 책에는 신생아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나오지 않았다. 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 번 생각해보시라. 왜 그럴까? … [Read more...] about 글에 자신만의 개성을 입히는 법
디스패치를 더 신뢰해야 하는 한국 언론의 현주소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비극에 애도를 표한다. 부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세월호 사건으로 평소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는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눈에 띈 위근우(@guevara_99)님의 트윗이다.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비약적으로 많아졌는데, 왜 진실에 대한 접근은 더 어려워지는 기분일까. 이번 참사와 관련해서 내가 느끼는 것도 같다. 뉴스가 정말 많지만, 어떤 것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평소라면 쉽게 믿을 수 있었던 뉴스들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고, … [Read more...] about 디스패치를 더 신뢰해야 하는 한국 언론의 현주소
더 큰 선장에게 물어야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접했을 때 말을 아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살려내기 위해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더 큰 잘못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말해야 겠습니다. 침몰한 세월호에서 시신이 한 구 두 구 수습되면서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기원했던 국민의 소망이 비통한 울음소리에 묻혀버리는 지금, 말해야 겠습니다. * * * 선장은 누구입니까? 승객을 버리고 저 혼자 살겠다고 가장 먼저 … [Read more...] about 더 큰 선장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
여전히 슬프다. 학생들은 추운 바다에서 떨고 있고, 또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하지만, 인간의 힘이 미약하고 온전하지 못해 아이들을 배 밖으로, 뭍으로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방법이 동원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가고, 해는 야속하게 뜨고 지기를 반복하며, 만조와 간조는 어제와 다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선장만이 아니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선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 [Read more...] about 우리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
세월호의 교훈: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기업의 도덕성을 희생하지 말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정치가 중단됐다. 진보건 보수건 언론과 정치가 이렇게 불신 받던 때가 있었던가? 아이들이 주된 희생자가 되었지만, 언론은 다른 이들의 고통을 스펙타클로 만들어 윤리성을 의심받았고, 정부는 과연 시민의 생명을 지킬 능력이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정치는 접근도 하지 못하고 배척당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일으킨 원인, 우리 주변에도 즐비하다 하지만 결국 정치가 일을 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대응에 실패한 기관장을 경질하는 … [Read more...] about 세월호의 교훈: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기업의 도덕성을 희생하지 말라
정몽준 아들에게 “표현의 권리 존중” 외친 변희재의 고소 열전
변희재가 정몽준 아들의 발언에 대해 "학생 때는 이 주장 저 주장 다 하면서 성장하는 건데 정몽준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웹에 온갖 잡글을 쓰며 공개 검증 받으며 성장했다. 그런데 정몽준 아들이란 이유로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의 권리를 박탈 당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두둔했다. 맞는 말이다. 변희재에게 배우는 삶의 7가지 지혜에서 읽을 수 있듯, 그는 어릴 때부터 글을 썼다. 하지만 정몽준의 아들처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아 비판에서 비교적 … [Read more...] about 정몽준 아들에게 “표현의 권리 존중” 외친 변희재의 고소 열전
3인칭 전지적 시점의 대통령
오늘 화제가 된 캡처샷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도 모르고 공무원 탓, 시스템 탓, 선장 탓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자아비판이다. 헌법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 66조 4항 :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제 78조 :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임면한다. 현재 대통령이 질타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재난시스템을 지휘하고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가 바로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다. "국민들이 … [Read more...] about 3인칭 전지적 시점의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