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가장 광범위하게 잘못 쓰인 말로 나는 ‘표현의 자유’를 꼽는다. 물론 그 이전부터 잘못 쓰여 왔던 맥락이 있지만, 2015년으로 한정하자면 오용의 첫 단추는 <샤를리 엡도> 만평을 둘러싼 말들 속에서 끼워졌다. 이 말은 잔혹 동시 논란에서도 잘못 쓰였고, 최근 아이유 '제제' 사건에서도 상당히 잘못 쓰였다. <뷰티풀 군바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방심위의 레진코믹스 차단 건이나 <제국의 위안부> 기소 건에 이르러서야 그 말이 최소한 적절한 맥락에서 … [Read more...] about 2015년 가장 많이 오용(염)된 말: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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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람이 미래다” : 멋진 슬로건, 실패한 캠페인
대한민국 정치가 십여 년간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만큼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정당이나 후보를 보고 투표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후보자의 공약을 보고 판단하는 유권자도 많아졌다. 또한, 선거 후에도 당선자가 공약을 이행했는지를 확인하고 감시한다. 어떤 정치인이 달콤한 공약을 내걸어서 당선되었다면, 공약을 이행해야 하는 부담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달콤한 공약일수록 당장은 매력적이지만 후에는 독이 묻은 화살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 그러기에 … [Read more...] about 두산, “사람이 미래다” : 멋진 슬로건, 실패한 캠페인
ㅍㅍㅅㅅ 2015년 총결산: BEST 기사 모음
1. 가장 많이 본 기사 비겁함의 정점: 당신이 정말 대통령인가? (2015년 4월 8일 by 임예인) 오늘의 대국민 메시지는 박근혜가 무능하고 비겁한, 역대 최악의 대통령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세월호 1주기를 맞던 지난 4월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린 대통령 최측근 비리 의혹이 제기된 시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메시지에는 "참여정부가 성완종을 사면했다."라는 이야기 말고는 그 어떤 구체적인 이야기도 … [Read more...] about ㅍㅍㅅㅅ 2015년 총결산: BEST 기사 모음
한국의 위안부 문제에서 사과는 정의가 아니다
※ 필자 주: <Bloomberg View>에 올라온 노아 펠드만의 칼럼 「Apology Isn't Justice for Korea's 'Comfort Women'」을 전문을 번역했다. 노아 펠드만은 하버드 대학교의 헌법과 국제법 교수다. ‘위안부’ 합의에 대한 김낙호님의 설명을 보면, 93년의 고노 담화에 있었던 교육 조항이 무시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합의의 한계에 대해서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는 글이다. 마침내 한국의 "위안부"들은 제2차 세계 … [Read more...] about 한국의 위안부 문제에서 사과는 정의가 아니다
유전 알고리즘에 대하여: 하스스톤 논문을 중심으로
유전 알고리즘과 하스스톤 올해 우리나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쓴 글(안해담, 자연선택의 원리를 이용한 전략 카드게임 인공지능 향상 가능성에 대한 연구; 이하 하스스톤 인공지능 향상 연구)로 블리자드 사의 인기 TCG 게임 하스스톤의 인공지능 플레이어에 유전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쓴 글이었다. ‘하스스톤’과 ‘유전 알고리즘’ 이두가지 키워드 모두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 하였다. 처음 하스스톤을 플레이 했을때에는 너무 재밌는 나머지 노트북을 침대에 … [Read more...] about 유전 알고리즘에 대하여: 하스스톤 논문을 중심으로
여혐러와 소라넷 유저들을 위한 FAQ
※ 편집자 주: 지난 12월 26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범죄조장 사이트 소라넷의 실태를 밝혔을 뿐 아니라,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와 이웃하고 있던 숨은 여혐러들과 소라충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이들을 위해 섹스와 관계의 원칙과 절차, 그리고 여성들의 행동 해석에 대한 FAQ(Frequently asked questions)를 준비해보았습니다. Q. 여자가 야한 옷을 입으면 남자들 보라고 입는 거 아니냐. 아닙니다. 거울 … [Read more...] about 여혐러와 소라넷 유저들을 위한 FAQ
어쨌든 ‘Hi Seoul’을 바꾼 건 매우 잘한 거다
하이 서울 Hi Seoul이 '안녕, 서울'이 아니라 ‘서울에 인사하시오’가 될 수 있다고 처음 이야기한 사람은 코리아 헤럴드의 최용식 기자로 그의 저서 <한국영어를 고발한다>를 보면 하이 서울의 문제가 뭔지 마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조목조목 정리하고 있다. 다만 나는 여기서 이미 과거의 브랜드가 된 하이 서울의 총체적 문제점보다는 하이 서울이 ‘서울에 인사하시오’가 되는 문맥적, 상황적 오류에 대해 최대한 자세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남이 할 수 … [Read more...] about 어쨌든 ‘Hi Seoul’을 바꾼 건 매우 잘한 거다
에버노트 ‘데드 유니콘’ 설의 진실
이제는 화가 난다. 자꾸만 에버노트가 위기라며, 다른 앱으로 한시라도 갈아타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국내 기사들에 이골이 날 지경이다. 제대로 취재하고 썼다면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몰고 오지도 않았을 텐데 정말 무책임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하다. 에버노트 한국 지사도 있고, 홍보를 전담하는 에이전시가 있는데도 취재를 하지 않고 ‘에버노트에 망조가 껴있다’라며 리드부터 날리는 기사들을 보면서 한숨을 퍽퍽 내쉬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거의 2개월간 에버노트에 관한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 [Read more...] about 에버노트 ‘데드 유니콘’ 설의 진실
지금, 여기 청년세대담론의 문제: 이제는 ‘헬’을 넘어서야 할 때
‘기성세대’의 일원(물론 이런 규정 자체도 문제 있는 것이지만)으로서 ‘청년/세대담론’을 말하는 것은 미묘하다. ‘세대 적대’의 매트릭스 속에, 또 ‘꼰대 언어’ 속에 빠져들 위험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정치평론가 이철희는 먼저 20-30대 세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뭐라도 말하기 전의 도리라고 말했지만, 당연하다. 특히 ‘문송문송해진’ 학부-대학원에서 계속 20대들을 만나온 사람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성찰을 가진 ‘86세대’라면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 [Read more...] about 지금, 여기 청년세대담론의 문제: 이제는 ‘헬’을 넘어서야 할 때
디자인 약탈자 전성시대 : 디자이너가 작품을 보호하는 법
얼마 전 JTBC 뉴스룸에 디자인 관련 뉴스가 떴다. 혹시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디자인계의 불공정한 면이 화제로 다루어졌다. 이때 문장 하나가 머리 속을 스쳤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 신문이든 지상파든 종합편성채널이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디자인 산업은 아직 미디어에서 다뤄주는 것에 감사한 업종인 걸까. 어쨌든 그 고마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랜드였다. 이랜드가 젊은 디자이너의 디자인 제품을 그대로 베껴 그룹에서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샵에 유통한다는 소식이었는데 그 수준이 정말 … [Read more...] about 디자인 약탈자 전성시대 : 디자이너가 작품을 보호하는 법